백두대간. 9정맥/낙동정맥(완)

진달래 피고지는 영남알프스 낙동정맥20구간(배내고개-영축산-지경고개)

산사랑방 2010. 5. 12. 06:53

 

낙동정맥20구간(배내고개-신불산-영축산-지경고개)  



2010.  5.  9. (일) 봄날씨


산사랑방 


일출 05:27 / 일몰 19:21 / 음력 3.26 

 

 

   
▲신불산을 오르며 뒤돌아본 간월산

 

 

 

 

▲간월재의 노랑제비꽃  




▣ 구간별 산행기록


 

06:55 배내고개    -산행시작-

 

07:28 배내봉

08:45 간월산

09:05 간월재

09:50 신불산

11:00 영축산

11:24 방기리 갈림길

12:55 지경고개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  14.0km / 6시간 (휴식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14.0 km  / 누적거리 338.2km

                              배내고개→1.2←배내봉→2.8←간월산→2.2←신불산→3.0←영축산→4.8←지경고개 = 총14.0km

       

▣ 총 누적거리 :  362.2km

▣ 교통 : 자가운전 ㅡ 북대구I.C-서울산I.C-언양터미털 (약 1시간30분)

▣ 차량회수(대중교통) : 언양버스터미널 앞 (06:20) 대우여객807번 시내버스-배내고개 (소요시간 : 35분)

                                        통도사 4거리 버스정류장-언양 버스터미널 (언양행 12번 시내버스) 10분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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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피고지는 영남알프스

 

 

오늘은 원래 수도-가야산 종주를 하기로 산행계획을 세웠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몸 컨디션이 좋지않아 자신이 없고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마음이

변해 정맥길로 발걸음을 돌린다. 산과의 약속을 어기긴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분은 매년 지리산 종주를 해야지 한 해를 시작하는 것 같다고

했지만 나는 수도가야 종주를 해야지 산꾼으로 한 해를 맞이하는 느낌이다.

그런데 오늘은 포기하고 말았다. 나이 탓일까? 아니면 산은 그자리에 있기 때문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안고 언양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 50분이다.

 

6시20분 첫차 시간까지는 30여분이 남았다. 먼저 낙동을 끝내신

이송면님이 시키는 대로 자동차는 언양 남천2교아래 천변주차장에 세워두고

시외버스터미널 앞 정류소에서 배내골행 버스를 기다린다. 15분쯤 되었을까 대우여객 807번

버스가 도착한다. 손님은 배내골에 가신다는 아저씨 한 분과 나, 단 둘 뿐이다.

 

 

 

 

배내고개에 내리니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배내봉을 향해 오르다가 너무 힘들어 잠시 멈춘다.

고도는 약 800m, 땀을 훔치며 뒤돌아보는 풍경이 참 정겹다. 

나무들은 저마다의 고운 빛깔로 새싹을 틔우는데

느릿느릿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산이 초록빛에 묻힐 것이다.

 

 

 

 

역시 올해의 봄은 조금은 더딘가 보다.

연초록의 봄 물결이 이제 7부능선까지 올라왔다. 이정도라면 능선에는

진달래가 한창 피었을 것이다. 갑자기 진달래가 보고싶다.

 

 

 

배내봉(966m)에 올라서면 벌써 반 틈은 왔다는 느낌이 든다. 배내고개에서 올라오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예상대로 능선에는 진달래가 피었다. 잎이 나고

꽃은 끝물이긴 하지만 봄기운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배내봉에서 간월봉 가는 길은

탁트인 조망덕분에 주변의 경치와 어울려 진달래가 더욱 빛을 발한다.

 

 

 

이 길은 걷기도 편안하고 산행내내 등억온천지구가 시야에 들어와 눈도 즐겁다.

억새가 피는 9월도 좋지만 진달래 피는 오늘 같은 날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길이다.

 

 

 

멸종위기 2급식물인 <노랑무늬붓꽃>도 몇 송이 보인다.

'노랑무늬붓꽃'은 꽃잎 전체가 황금색인 '금붓꽃'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으로 보호가 시급한 식물이다.

 

 

 

계곡을 타고 오르는 봄의 함성..

 

 

 

산벚꽃은 온몸으로 꽃을 피웠다. 봄 맞이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간월산 가는 길은 아기자기한 능선으로 부드럽고 아름답다.

하지만 좋아하긴 이르다. 오늘 구간은 거리는 짧아도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무려 산을 세 개나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보면 고헌산이 영남알프스의 울타리를 이루며 떡 버티고 섰다.

 

 

 

동서남북 막힘이 없는 간월산(1083m)

 

 

 

간월산에서 바라본 재약산 사자봉(천황산)과 수미봉.. 진달래덕분에 더욱 돋보인다.

 

 

 

헉~~! 발을 디디다가 깜짝 놀랐다.

 

5월초순인데 벌써 뱀이 모습을 드러내다니...

 

살모사가 바위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다가 인기척에 경계태세를 취하며

꼬리를 심하게 흔든다. 아프리카의 방울뱀처럼 꼬리를 흔들어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한 번 물리면 일곱 걸음을 옮기기 전에 죽는다고 하여 칠보사(七步蛇)라고도 부른다.

또는 몸에 얼룩점이 있어서 칠점사(七点蛇)라 부르기도 한다.

 

독만 없다면 참 귀여운 놈인데..

  

경사를 오르기위해 바위를 손으로 잡을 때나 야생화 사진을 찍기위해

낮게 카메라를 들이댈 때는 자신도 모르게 뱀에 물릴 수가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살모사는 먼저 공격하지는 않지만 사람이 건드리면 날아오르며 공격하기도 한다.

예전에 황석산 산행 때는 0.5m정도 높이의 억새위에 앉아 있는 놈도 있었다.

 

 

 

억새밭 아래로 간월재가 보인다. 가을에는 억새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이다.

 

 

 

 

 

오늘은 간월재가 한가롭다. 몇 몇의 등산객들이 비박하고 있을 뿐...

 

 

 

 

 

 

 

노랑제비꽃이 군락을 이루어 꽃길을 열어준다.

 

 

 

 

 

뒤돌아본 간월재

 

 

 

 

 

신불산 옛 정상석.. 이곳이 가장 멋진 위치다.

 

 

 

신불공룡능선

 

 

 

또 하나의 신불산 (1209m) 정상석.. 좌측 멀리 뾰족한 시살등과 우측 향로산을 겨우 한폭에 담았다.

 

 

 

'영남알프스'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억새능선이 장관이다. 겨울에 눈이 내렸을 때의 하얀설원이나 억새가 초록으로

물든 여름에 여기를 바라보면 누구든지 유럽의 알프스 초원이 떠오를 것이다.

 

 

 

 

<2004.10, 3. 해병대부부와 함께했던 억새가 은빛으로 물들었던 영축산 방향>

 

 

 

 <2004.10. 3.>

 

  

 

신불산 삼봉능선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울산시 삼남면의 풍경은

고향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오늘은 스멀스멀 올라오는

봄 물결이 능선의 진달래군락지에 이르러 절정에 달한 것 같다.

 

 

 

영남알프스에서 처음 맞이한 '처녀치마'

 

치마를 드리운 듯 다소곳한 꽃의 모양도 아름답지만 '처녀치마'라는

이름도 정답다. 법정스님은 이러한 우리글에 대한 애착때문에 이나라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하셨다. 그분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영축산에서 뒤돌아본 신불산

 

  

 

옛날에는 처녀들이 분홍색이나 자주색의 여섯 폭

치마를 주로 입었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이 피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마치 처녀가 여섯 폭의 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게 생겼다.

 

함경도지방에서는 '성성이치마'라고 부르며, 보통 1,000m 정도의

고산지대에 주로 발견되는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겨울내내 풀잎이 죽지않고

땅바닥에 붙어있다가 겨울의 모진 추위와 눈보라를 견뎌내고

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진달래꽃.. 그렇지!  봄은 너희들이 주인공이다.

 

 

 

 

영축산(영취산)아래에 다다르니 바위 사면에는 진달래가 꽃으로 수를 놓았다.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같다. 통도사 극락암에 머무시던 경봉스님께서

다음과 같이 영축산을 노래하셨는데 그때의 영축산 하늘도 오늘과 같았을까.

 

구름이 영취산(영축산)에 개니 천 길이나 푸르고

물이 낙동강으로 흘러가니 만 리나 맑구나.

 

     雲收靈鷲千尋碧  水倒洛東萬里淸   

 

- 경봉선사 -

 

 

 

 

시살등과 오룡산 방향..

 

저 능선도 걸으면 영남알프스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운 아름다운 길이다.

걷고 싶지만 낙동정맥은 이곳에서 여운을 남긴 채 반대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아쉬워 눈요기만 하고 돌아서는데 자꾸만 마음이 끌린다. 

 

 

 

 

 

멀리 재약산 사자봉(천황산)과 수미봉과도 눈맞춤 하고..

 

 

 

시살등도 한 번 더 바라보고.. 

 

 

 

하산을 서두른다. 정맥은 저아래 골프장 우측 능선따라 이어진다.

 

 

 

이곳에서 정맥은 능선따라 직진하지말고 우측 지내마을로 내려서야 한다.

 

 

 

하산길은 봄빛이 타들어가는 연록의 산길이다.

중턱에 있는 간이 대피소에서 시원한 쮸쮸바를 빨며 땀을 식히고

나무의자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본다. 

 

 

 

대피소에서 바라보니 마루금이 낮아서 길을 분간하기가 쉽지않다.

 

 

 

 

임도를 지나면서 샛길이 많아서 마루금을 놓쳐버렸다. 겨우 길을

찾긴 했으나 능선이 밭으로 변해 어디가 마루금인지 제대로 구분할 수가 없다.

묘지를 지나고 숲과 밭둑길을 지나니 뒤로 영축산의 긴그림자가 드리운다.

 

이제 다 내려왔나 싶다. 정맥은 여기서 잠시

고도를 낮췄다가 정족산-천성산-금정산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그 다음은 낙동강이 바다로 몸을 섞는 부산 다대포 몰운대에서

낙동정맥도 그 맥을 다할 것이다.

..........................

 

 

 

오늘의 산행종점 <35번 국도가 지나는 지경고개>

 

 

 

낙동정맥 (배내고개-지경고개) 산행지도  /  출처 : 사람과 산 

 

 

ㅡ 끝 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