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18구간(태종고개-삼강봉-백운산-고헌산-와항재)
2010. 4. 4. (일)
산거북이와 산사랑방
일출 06:06 / 일몰 18:46 / 음력 2.20
▲형산강, 태화강, 밀양강의 분수령이자 호미지맥 분기점인 '삼강봉'
▲영남알프스 '고헌서봉'
▣ 구간별 산행기록
06:40 태종전원주택단지 -산행시작-
07:10 소호고개(태종고개)
08:57 삼강봉
09:32 백운산
10:45 소호령
12:00 고헌산
12:18
고헌산 서봉13:15 와항재(외항재)
13:45 와항마을
-산행종료-총 산행거리 : 11.5 km / 7시간 5분 ( 휴식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10 km / 누적거리 310.2 km
태종마을→1.5←소호고개→3.0←백운산→2.0←소호령→2.0←고헌산→3.0←와항재= 총11.5km
▣ 총 누적거리 : 334.2km (태종마을에서 접근거리 : 1.5km)
▣ 주의구간 : 없음
▣ 교 통 : 북대구I.C-건천I.C-땅고개-외항마을 (약 96km / 1시간30분)
▣ 차량회수 : 산거북이님의 도움을 받음
대중교통이용시는 언양발(06:15, 08:30)-외항재-태종마을행 시내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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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와항재에서 만나요"
영남알프스에 내려오면 낙동 한 자락 함께 걸어보고 싶다던
산거북이님을 만나는 날이다. 원래 지난주에 산행하기로 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한 주를 미루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다. 첫 버스 도착시간인
6시30분에 와항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대구에서 2시간을
예상하고 4시30분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6시 정각이다.
외항재(와항재)에는 주차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와항마을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조금 기다리니 그가 도착한다.
만난지 꽤 되었는데도 어제 만났던 벗처럼 조금도 서먹하지 않지만
만남에 대한 반가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가 차에 내리자마자 깊은 포옹으로 반가움을 대신한다.
그는 나를 깍듯이 형님이라고 부른다.
겨우 두세 살 차이인데 그 '형님'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럽지만
그가 형님이라 부르고 싶어하니 내버려둔다. 그대신 나도
그를 깍듯이 '아우님'이라 부른다.
6년전인가 가조 의상봉에서 우린 처음 만났다.
그때 맺은 인연으로 가끔 만나서 일상의 얘기들도 나누고 산행도
함께한다. 그는 꽃처럼 가만히 있어도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라
나는 그의 옆에만 있어도 마음이 편하다.
태종마을 들머리까지 태워주신 제수씨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계곡따라 30여분 올라서니 지난번에 하산했던 태종고개다. 낯 익은 선답자들의
리본이 어서오라며 반긴다. '한국의 산하' 정상철님의 리본은 처음이다.
늘 소리없이 다가오는 분이라 지금쯤은 몰운대에 서 계실지도 모르겠다.
가야할 삼강봉을 향해 억새숲을 지난다.
어디에도 봄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 벌써 4월 초순인데
땅위에는 서릿발이 돋아있다. 봄은 어디에 숨었을까..
울주군 내와리 뒷 산에는 봄이 왔을까..
생강나무는 봄이 왔음을 아는지 노란 꽃망울을 터뜨렸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려도 진달래는 커녕 흔한 제비꽃 한 송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산길에서 노루귀라도 만날 수 있다면 행운일 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희미하지만 방주교회 건물도 시야에 들어오고
멀리 단석산에서 부터 지나온 능선들이 융단처럼 부드럽게 보인다.
꽃은 없어도 산능선은 보면 볼 수록 아름답다.
동쪽으로는 토함산이 토해내는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신다.
<문복산>
드디어 '영남알프스'에 가까이 왔다.
삼강봉에서 이어지는 호미지맥 능선들.. 참! 산도 많다.
가야할 고헌산
드디어 영남알프스의 전주곡이 울린다.
고헌산(1,035m)은 울진 통고산(1,067m)이후 1,000m이하로 떨어졌던 낙동정맥
봉우리중에서 1,000m를 회복하는 신호탄이다. 이제 가지산에서 영축산에 이르는
고봉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울산 태화강과 형산강, 밀양강의 분수령인 <삼강봉>
삼강봉(845m)은 3대강의 분수령이자 호미지맥 분기점이기도 하다.
호미지맥은 형산강과 태화강의 울타리를 이루며 천마산(621m)-치술령-토함산(767m)-
감포고개를 거쳐 호미곶에서 맥을 다하는 약 102km의 산줄기다.
예전에는 백운산의 작은 암봉에 불과했던 봉우리였다.
아마 산꾼들에 의해 최근에 '三江峰'이란 이름이 붙여지고
정상석이 세워진 것 같다.
시골풍경은 언제 보아도 아늑하고 정겹다.
산자락에 옹기종기 터를 잡은 집들.. 그 주위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논과 밭, 그들을 이어주는 길과 길이 거미줄처럼 엮여있다.
자연의 한 단면이지만 우리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자연이 상처를 입으면 우리 마음도 아픈가 보다.
포즈를 부탁했더니 V자도 그려보인다. 늘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얼굴도 동안이고 마음도 이렇듯 천진하다. 역시 멋쟁이 산꾼이다.
<백운산>에서 뒤돌아본 삼강봉과 멀리 단석산
이 암괴위에 정상석을 하나만 올려놓았으면
백운이란 이름에 어울리기도하고 더욱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정상석은 전혀 예상치못한 곳에 3개나 올려져 있었다.
보현산 방향
<백운산>
'백운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도 많지만 정상석을 많이도 세워놓았다.
백운이란 이름이 좋긴 좋은가 보다. 유유자적 산자락에 걸터앉아 쉬었다 가는 흰구름..
하긴 이 세상에 그보다 더한 운치가 있을까 싶다.
고헌산 가는길은 방화선 길인데다
울퉁불퉁한 돌자갈의 연속이다. 산길(?)이 사라진 이러한 길은
영남알프스의 특징이기도 하다. 숲이 없다는 것이다.
산속의 진정한 산길이 그립다.
낙엽이 보송하게 깔려 있고 시원한 청솔 그늘이 드리워진 좁은 오솔길,
나뭇가지에는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그 위를 뛰어다니는 새들의 지저귐
부드러운 산들바람사이로 온갖 야생화가 꽃길을 열어주는
그러한 산길이 문득 그리워진다.
발가벗은 692봉에서 바라본 고헌산
햇살 마져 튕겨 달아나는 방화선 임도길
아무리 주위를 기웃거려도 들꽃 한 송이 눈에 띄지 않는다. 산버들이
내 마음을 눈치챈 것일까 "나도 꽃이요" 하며 고개를 내민다.
<소호령>에 세워진 이정표
뒤돌아본 백운산
잠깐 앉았다 일어났더니 산거북이는 저만치 가버렸다.
동화속의 토끼와 거북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날씨가 좋은 날은
울산 앞바다도 보인다고 했는데 오늘은 산과 들이 전부다.
고헌산은 역시 최고의 전망대다.
가야할 정맥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불산, 영축산, 정족산,
천성산, 그 너머 희미하지만 금정산도 조망된다.
배내고개와 석남터널 방향
<고헌산 1033m>
단석산에서 지나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멋진 풍광에 가슴까지 활짝 열리는 느낌이다. 고헌산은 영남알프스
9봉중의 하나로 옛말은 고언산, 고언뫼였다. 산내 사람들은 고함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주봉과 서봉으로 나누어지는데 서봉은 경주시와 울주군의 경계에 솟아있다.
'고헌서봉' 가는 길
이제는 '가지산'도 지척이다.
울주군과 경주시 경계를 이루는 '고헌서봉'
<와항마을>
생김새가 기와같이 생겼다하여 이름지어진 와항마을
문복산 줄기가 둥그스럼하게 에워싸고 있어서 우리의 전통적인 기와처럼
오목하고 부드럽게 보인다. 해발 고도는 500m에 이른다.
소호리 방향
<와항재>
한 송이 노랑제비꽃!
하루종일 산길을 더듬어서 겨우 한 송이 찾았으니
이제야 봄을 보았다.
와항마을에 내려서니 갑자기 배가 고프다.
산행내내 별로 먹지않고 짊어지고만 다닌 것 같다. 식당에 앉아서
시원한 맥주잔을 기울이며 그간의 못다한 얘기꽃을 피운다.
인연이란 이렇게 만남이 있어서 더욱 소중한가 보다.
..........................
<다음 구간 들머리>
< 태종고개-와항재 산행지도 / 출처 : 사람과 산 >
ㅡ 끝 ㅡ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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