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동산의 반야봉
2009. 8. 14. 07:55~08:45
지리산 종주 중 반야봉의 매력은 바로 오늘 같은 날이다.
노루목에서 반야봉까지 왕봉 50분만 투자하면 하루종일 즐겁다.
정상을 오르면 탁트인 조망도 좋지만 계절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야생화 때문이다.
노루목에 도착하면 배낭을 내려놓고 얼른 올라보고 싶은 충동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개를 치켜든 산오이풀 너머로
백운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반야봉을 더욱 빛낸다.
아름다움이란 그 대상에 있기보다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에 있다.
그렇다면 내 마음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그래도 나는 좋다.
9월에 피는 구절초지만
주 능선에서는 8월부터 드문드문 피기시작해 9월에 절정을 이루고
10월까지도 가을향기를 은은하게 뿜어낸다.
가끔은 동자꽃도 보이지만 적갈색의 이질풀이
산사면에 화원동산을 이루고 있다. 그 뒤로는 왕시루봉이, 섬진강 너머에는
늘 흰구름을 목에 두른 백운산이 반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2005. 8. 7.) 아들과 함께 했던 반야봉 오름길
< 2006. 8. 11. > 꼭지와 2박3알 성삼재에서 대원사 종주때는 노고단 아래로 운해가 장관이었다
(2006. 9. 10.) 꼭지와 해병대부부 넷이서 오를 때는 산오이풀과 구절초, 쑥부쟁이까지..
오늘, 바로 이곳..
그 아름다운 풍광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언젠가 여름에 꼭지와 반야봉을 처음 오를 때, 뒤를 돌아보고는 이 같은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세상 그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기에..
그 기분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품에 안은 기분이랄까.. 어쨋든 그 후론 반야에 홀딱 반했었다.
그리고 반야는 연하선경과 더불어 나의 '꿈꾸는 산행'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늘 지리산행을 꿈꾸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반야봉'
더 이상 거칠것이 없다.
커다란 돌탑과 키 큰 또 하나의 정상석이 치워진 지금은
노고단으로, 왕시루봉으로 펼쳐지는 탁 트인 조망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2006. 9. 10.) 그 당시에 있었던 돌탑
반야봉을 내려서면서 또 맞닥뜨리는 이 풍경..
가을에 구절초가 만개하고 운무가 더한다면, 정말 이 자리에 서서
돌이 되어 늘 바라보고 싶을 정도로 하산하기 싫은 곳..
'노루목'
이름 그대로 노루가 목을 길게 빼고 뒤를 돌아보는 곳이니
당연히 조망이 좋다. 이곳이 반야봉 갈림길인데 요즘은 종주 때 꼭지가 이곳에서 멈춘다.
반야의 그 아름다움도 좋지만 자신의 몸을 감당하기 힘들기에..
ㅡ 계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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