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의 운해와 일출
2009. 8. 14. 05:30~06:10
"지리산에 가고 싶다." 산행 하루 전 꼭지가 불쑥 내뱉은 말이었다.
"그러면 가야지.." 마음이 시키는 대로
너무나 싱겁게 우리의 지리산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노고단의 운해와 일출
반야봉과 연하봉. 제석봉과 천왕봉에서 펼쳐지던 지리의 풍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성삼재에서 시작해 5시 30분쯤 노고단고개에 올랐다.
반야봉 너머로 무엇인가 꿈틀대는 것이 있었다. 해가 돋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노라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어 금줄을 넘어 노고단 정상으로 향했다.
생애에 두 번 만나기 힘든 풍경이 천왕봉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는데
걸음을 옮기면서도 꼭지는 시선을 떼지 못하고..
꼭지뒤로 제 작년에 걸었던 대간길..
만복대능선도 웅장한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에 오르니 커다란 돌탑이 반긴다.
지리산에 수도 없이 왔지만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았던 노고단정상
오늘 처음으로 올랐다.
그동안 금지구역이었고 지금도 완전 개방상태는 아니기에
첫 대면의 감회는 남달랐다.
섬진강 위로는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밤새 잠들었던 노란 원추리의 꽃잎도 열렸다.
왕시루봉 아래 섬진강은 이미 구름바다가 되었고 그 운해위로
백운산이 섬처럼 솟아올랐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마음이 변하는 지리산이지만
이렇게 나의 가슴을 쥐어박으며 울렁이게 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
아니 그동안 이 보다 더한 장면들이 많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이 나에게는 생애 최고일 뿐이다.
오늘 하루종일 함께해 줄 지리의 심장
그 박동소리는 비록 들리지 앉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지리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일출의 여운이 가시기 전, 돼지평전 가는 길
하얀 어수리가 곱게 손을 흔든다. 그 너머로 왕시루봉능선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계속 이어지는 지리의 아름다운 풍경들..
하얀 참취꽃 너머로 지리산 서북능선과 만복대
돼지평전
임걸령 샘터 가는 길..
노루목에서 바라본 불무장등
ㅡ 계속 ㅡ
'일반산행 >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종주 2부 (세석산장-천왕봉-백무동) (0) | 2009.08.16 |
---|---|
지리산 종주 1부 (성삼재-반야봉-세석산장) (0) | 2009.08.16 |
철쭉에게 길을 묻다 (지리산 바래봉) (0) | 2009.05.10 |
지리산 최후의 비경 도장골 (0) | 2009.04.02 |
신비로움을 간직한 마야계곡(중봉골) (0) | 2009.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