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주의보가 웬 말인고.. 아들과 함께한 지리산 1박2일
산행지 : 지리산(화엄사-노고단-반야봉-벽소령-음정)
산행일 : 2005.08.07-08.08 (1박 2일)
산행자 : 꼭지(아내)와 막내아들 셋이서
교 통 : 대중교통
대구역(22:31) - 대전역 도착(00:18) 1인 8,800원
대전역에서 ⇒ 서대전역 택시3,600원 소요시간 15분
서대전(00:44) - 구례구역도착(03:22) 11,200원
택시 ⇒ 화엄사들머리 04:30도착, 택시비 6,000원(합승)
음정(17:00) ⇒ 함양(18:00) 3,000원
함양(18:45) ⇒ 서대구터미널(20:25) 6,800원
첫째날 2005.8.7(일) 흐림
04:30 화엄사 -산행시작-
06:28 국수등(화엄사3.5 노고단3.5km)
06:45 중재
08:20 무넹기
08:35-08:45 노고단대피소
10:40 임걸령샘
11:40 노루목
12:10-12:20 반야봉
13:00 삼도봉
13:30 화개재
13:40 뱀사골산장
둘째날 2005.8.8(월) 호우주의보
07:30 뱀사골산장 출발
08:30 토끼봉
10:00-10:20 연하천 산장
11:20 형제봉
12:20-13:40 벽소령대피소
15:40 음정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 첫째날 15.5km (화엄사→7km←노고단→5.5km←반야봉→3km←뱀사골산장)
둘째날 13.7km (뱀사골산장→8km←벽소령산장→6.7km←음정)
1. 지리산 전통종주코스 <화엄사에서 대원사>
꼭지(아내)와 성인봉에 가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하고
대학 1학년인 막내아들과 함께 2박3일일정으로 지리산종주를 하기로한다.
산장예약도 못한 주제에
그것도 거창하게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전통종주코스로..
운이 좋으면 산장에서 잘 수 있을 것이고
아님 비박도 불사해야 한다.
예전에 소청처마에서 추위에 달달 떨며 새우잠을 청할 때처럼
산장의 처마 끝이라도 좋다.
비만 피할 수 있다면..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되도록 번잡하지 않고 조용한
뱀사골과 세석을 숙박지로 선택한다.
이틀 동안 비까지 내린다는 좋지 않은 일기예보가 있지만
그것만은 간절히 오보가 되길 바라며(?)
...................
무엇보다 아들 녀석이 따라나서니
그 마음이 기특하고
앞으로 긴 인생을 살면서
두고두고 지리의 추억이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여러 가지 조건이 순탄하진 않지만
대전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대구에서 대전
서대전에서 구례구역까지 장장 5시간의 기다림과 설렘..
지리는 늘 그렇게 나를 유혹한다.
잠이 올 리 만무하다.
03:30
구례구역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역전 바로 앞 전주식당은 이미 산꾼들로 만원이다.
30여분 기다려서 나오는 섬진강 재첩국
하얗게 조개가 울어난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올봄 <히어리>아우님의 초청으로 백운산행에 앞서
섬진강변 매화마을에서 먹어본 바로 그 맛이다.
맛은 있는데 모두 한 그릇씩 다 비우지 못하고 자리를 일어선다.
너무 긴장한 탓인가..
식당 문을 나서니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젊은 부부산꾼이 화엄사가 초행이라며 같이 합승하면 어떻겠느냐고 묻는다.
보통 택시비가 15,000원인데 5명이 합승했는데도 12,000원이라 한다.
6,000원에 화엄사까지.. 기분이 좋다.
입장료까지 또 외상(?)을 하고 매표소를 통과한다.
2. 지리산은 말이 없고 칠불 또한 설함도 없네
지나가는 바람도
풀벌레도 숨을 죽이고 있다.
산새도 날개 짓을 조심한다는 성역의 화엄사
택시에 내리니 여전히 어둠이 깔려있다.
지난번 어둠 속을 지나치며 내내 미안하고 아쉬웠던 화엄사
언젠가 날 밝을 때 다시 찾아오리라 다짐했는데
어둠은 선뜻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얼마나 그리워 왔는데
1시간이나 기다리란 말인가...
그냥 가자..
지리산은 말이 없고 칠불 또한 설함도 없다 했으니
밤이면 어떻고 낮이면 어떠랴..
..............
천왕봉까지 32.5km
반야봉 왕복과 대원사 하산 길까지 합하면 44.5km?
커억!! 110리 길에
그것도 모자라 보너스 500m라??
어떤 분은 이 길을 당일에도 종주한다지만
과연 2박 3일에 아들과 꼭지(아내)가 할 수 있을까?
지리와 같이 호흡하며
그냥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걷는 거다.
속살을 보여주면 한없이 그 품에 안길 것이고
지난번처럼 쫓아내면 또 쫓겨날 것이다.
(이 방정맞은 생각이 결국은 현실이 되고 말았지만..)
무아에 들어
지리의 꿈을 꾸며
온갖 야생화들의 미소에 눈 맞추며
비가 오면 빗소리
번개 치면 천둥소리
산새들,, 풀벌레들의 울음소리 다 들어주며
한발 한발 열심히 걷는 거다.
계곡의 물소리는 우렁차게 밤하늘을 울리고
잘 다듬어진 돌길
터널로 이루어진 대나무 숲길을 지난다.
서서히 하늘은 밝아져오고
산새들이 잠이 깼는지
그 노래 소리가 고요의 정적을 깬다.
자~~ 이제 코재까지
코를 땅에 붙이고 올라야 할 정도로 경사가 심한 구간이다.
꼭지는 중재도 오르기 전에 헉헉대며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바라! 그래갖고 코재까지 오르면 코 아예 땋아 없어지겠다.”
“..............??”
앞서 오르던 아들 녀석은
엄마가 걱정이 되는지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먼저 올라가거라. 노고단대피소에서 만나자꾸나.”
아들이 제 페이스를 찾도록 먼저 올려 보내고
꼭지를 스틱으로 잡아당기며 오른다.
남이 보건말건
꼭지에겐
이제 창피함도 체면도 사라진지 오래다.
하기야 코가 땅에 빠질 지경인데..
젊은 총각이 둘이서 올라오며 힐끗힐끗 쳐다본다.
젊은이 또한 체력은 괜찮아 보이는 데도 가다 쉬다를 반복하니
역시나 힘든 구간?
꼭지가 그들을 보며 조금은 위안이 되는 듯 눈짓을 준다.
젊은 친구들은 이번산행 끝까지 함께하게 되는데
서울서 내려온 형제라 한다.
하지만 택시에 합승한 부부 산꾼은 앞서 올라갔는데
그 후론 만날 수가 없었으니
인연의 끈은 그렇게 짧게 오고갔다.
화엄사코스 중에서 가장 힘들다는
코재
코가 땅에 빠지도록 올라
눈썹바위에 앉아 꼭지와 숨을 고른다.
아들이 걱정되어 메시지를 보내니
헉~ 이놈은 벌써 노고단대피소가 어쩌고저쩌고..
역시 젊음은 좋구나.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무넹기에 올라선다.
드디어 지리의 하늘이다.
3. 임걸령의 물맛은 물맛만이 아니다.
운무에 가린 노고단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
천상의 화원 같은 돼지평전을 지나며
“여기는 길이 이렇게 좋은데..”
“...........”
“아~! 코재는 정말 힘들었어요.”
아들의 푸념 섞인 하소연이다.
“이놈아 지리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임걸령 샘터
아들놈이 한바가지 떠서 벌컥벌컥 마셔댄다.
난 안다.
저놈은 이 임걸령의 물맛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이곳의 물맛은 물맛만이 아니다.
바로 살아있는 지리의 전설이기 때문이다.
의적 임걸년의 삶과 애환이 있고
빨치산 비운의 역사가 있다.
꼭지도 한바가지
화엄사에서
파도처럼 지리의 정기가 온몸을 타고 올라온다.
4. 노루목에서의 반란..
임걸령을 지나며
“이곳부터는 좋은 길이 없단다.”
약간 엄포를 놓았는데도 아들은 말이 없다.
벌써 마음까지 비웠나...?
아님 아예 포기를 했나?
노루목
노루가 머리를 치켜들고
붉게 타는 직전단풍 피아골을 내려다보는 듯한 형상의 전망바위다.
꼭 가을이 아니더라도 이곳에만 서면 노루처럼 고개를 들고 갈등을 한다.
반야봉을 오를까? 말까?
유독 이곳에서 <산노을>님이 생각난다.
“그분 따라 반야봉을 오를까?”
.....................
하지만 오늘은 망설일 필요가 없다.
그냥 오르는 거다.
노루목에서의 반란이다.
내일과 모레는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지리는 운무로 장막을 치고 속살을 감추리라.
그래 오늘이다.
뜬 구름도 늘 머물다 가는 곳
꼭지를 노루목에 남겨둔 채
둘이서 경쟁하듯 30여분을 쉬지 않고 오른다.
헉헉대며 힘들게 오르면서도 아들놈은 힘들다고 투덜대지 않는다.
아들이지만 무서운 놈이다.
지리산의 모성 반야봉
천왕에서 바라보면 늘 아슬아슬 운무에 가려있고
보일락 말락 그 반야의 속살은 천상선녀의 그림이다.
이곳에서 보는 천왕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러나 보이는 것은 짙게 깔린 운무뿐이다.
지리의 높은 하늘은 어디로 갔나?
혼자만의 중얼거림..
아들은 돌탑너머 노고단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저놈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들을 불렀다.
“이쪽이 가야할 천왕봉방향이다.”
운무 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아들은 그쪽을 응시한다.
지리10경인 반야낙조와
종주길에는 이곳을 오르기 힘들다는 것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천왕봉까지 이어진 능선 길
오름과 내림
그 모두가 인생의 굴곡과 같다고..
올라갈 땐
내려갈 때를 생각해 힘들다고 투덜대지 말고
내려갈 땐
또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으니 편하다고 뛰어가지 마라.
세상사 다 그곳에 있으니
늘 겸손한 마음만은 잊지 말거라.
아들은 듣고 있는지 말이 없다.
.................
5. 저녁빛깔처럼 아늑한 뱀사골산장
삼도봉에서 화개재
550여개의 나무계단을 밟으니
작년 해병대부부와 당일 종주 때의 기억이 난다.
계단 좌우로
나무와 꽃들은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숨 쉬고 있었다.
그때 부드러운 아침햇살이 나무사이를 파고들었는데
하늘에서 마치 무지개가 쏟아져 내리는 듯하였다.
그 황홀했던 계단을
지금 아들이 힘차게 밟고 내려가고 있다.
아무리 많아도 지루하지 않고
정겹게 느껴지는 계단
수많은 야생화
화원동산이 되어있는 화개재 좌측으로
10여분 급경사계단을 내려서니 뱀사골산장이다.
정오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짙은 운무가 내려앉은 뱀사골은
아낙의 손길에 묻어나는 저녁빛깔처럼 아늑하기만 하다.
깊은 산골마을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면
골 전체가 안개 피어오르듯 하얗게 번지듯이
지금 이곳 산장이 그러하다.
다 좋은데
예약을 못했으니 이를 어쩐다?
취사장 바로 옆에는 콸콸 쏟아지는 샘터가 있어서 좋고
산장지기 그분들의 친절함이 있어서 더욱 좋다.
방학이라고 산장지기 아빠 찾아와
피서하고 있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귀까지 즐거우니
아예 눌러앉아 살고 싶은 심정이다.
통나무 테이블에 둘러 앉아
라면을 끊이고 마지막엔 햇반을 넣고 포식을 한다.
배가 부르니 꼭지와 아들은 잠이 쏟아지는 모양이다.
아들을 장의자에 눕혀 재우고
꼭지는 아들이 떨어질까 의자를 기대고 앉아 졸고 있다.
역시 모성애는 강하다.
이곳 기온은 19도
대구의 34도와 비교하면
아마 초겨울의 날씨가 아닌가.
꼭지는 자켓을 입고도 추운지 웅크린다.
7시까지는 입실을 할 수가 없고
그때에 가서 예약자가 오지 않으면 침상을 배정한다는데
완전히 노숙자 신세다.
그 모습이 딱해보였던지 4시가 넘어서자
들어가서 침상에서 자라며 호의를 베풀어준다.
기다리던 7시
예상대로 예약자는 반 틈도 오지 않았다.
침상을 배정받았는데 여기는 여자와 남자가 구별되어 있어서
같이 혼숙을 할 수가 없단다.
야속한 뱀사골은
아내를 떼어놓으면서까지 나를 유혹하여 잠자리를 펴준다.
짜릿한 지리와의 첫날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6. 폭우 속을 셋이서...
“폭우 속을 셋이서..”
차라리 영화 제목이었으면..
밤새도록 지리의 꿈속을 헤매다가
요란한 빗소리에 눈을 뜬다.
창밖을 보니 아직도 어둠은 먹빛으로 물들어있는데
따다닥! 따다닥!
지붕에서 부서져 내리는 빗소리는 더욱 크게 들린다.
“큰일이구나, 빗속의 종주라?”
졸지에 지리종주가 극기 훈련으로 바뀔 순간이다.
원래는 5시30분쯤에 출발하여
벽소령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세석산장에서 일박하기로 계획을 잡았는데..
“일단 밥이나 먹자. 그러면 비가 곧 그치겠지.”
꼭지와 아들을 위로한다.
취사장에 내려가 된장국을 끓여
어제 남은 찬밥으로 아침을 해결하는데
비웃기라도 하듯 비는 더욱 세차게 퍼붓는다.
“언제 우리가 비 온다고 포기한 적 있냐? 자~ 출발이다.”
07시 30분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어 우의를 입고 폭우 속을 뚫는다.
토끼봉 오름길
이 구간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꼭지도 알고 나도 안다.
아들에겐 이미 귀띔을 해줬다.
그래도 코재 보다는 낫다고..
아들이 위안이 되는 듯 힘차게 오른다.
쏟아지는 비.. 등로는 질퍽하고 배낭은 더욱 무겁다.
“이게 무슨 생고생이고???”
혼자만의 중얼거림, 서글픔이 엄습한다.
그것도 잠시
비온 후의 깨끗한 지리의 모습이 뇌리에 떠오른다.
그래.. 천상에서의 풍경들..
용기를 얻는다.
몇 몇의 산꾼들이 지나간다.
차가운 빗방울에도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토끼봉사면에는 야생화들이 지천에 피어서 반겨준다.
노란 원추리,산쥐손이,동자꽃,초롱꽃 같은 모싯대..
빗속에서 더욱 빛나는 그 몸짓이 너무나 아름답다.
“저 꽃들을 봐라. 비가 오니 더 생기가 돋네.”
셨더를 누른다.
빗속에서도 디카는 그 빛을 잃지 않는다.
아담한 연하천산장
고맙게도 빗줄기가 가늘어지더니 뚝 그친다.
“제발 오늘 이대로만 되어라.”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갖는다.
미숫가루에 꿀을 타서 한 컵씩..
이제 형제봉을 넘기 위한 준비는 끝난 셈이다.
7. 지리산 전역에 내린 호우주의보
<8월 8일 08시부터 호의주의보 발효로 인하여 출입통제>
벽소령산장에 내려서니 커다란 경고판이 등로를 막고 있다.
세석에는 시간당 30mm의 폭우가 쏟아진다며
음정으로 하산하라고 방송이 이어진다.
“아니 자다가 이게 무슨 홍두깨 같은 소리냐?”
여기는 빗줄기가 가늘어졌는데
세석에는 그렇게 비가 많이 내린단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이틀 동안 약간의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있었다.
하지만 자주 예보가 빗나갔던 터라 이번도 간절히 오보가 되길 바랐는데
오보는커녕 덤으로 기상특보(호우주의보)까지 발효되어
벽소령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될 줄이야.
...................
일단
사태를 관망해 보기로 하고
취사장에서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죽여 본다.
퍼붓던 장대비가 잠시 멈추니
의신계곡방향으로 하늘이 높이 들린다.
갑자기 확 트이는 조망이 가슴에 안겨온다.
“바로 저거다!”
아들을 불렀다.
“저것이 지리의 풍경이다.”
일말의 희망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또 후드득후드득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
“언제쯤 풀릴까요? 내일아침엔 풀릴까요?”
뻔한 질문이지만 그래 라도 물어봐야 속이 조금은 편할 것 같다.
“모릅니다. 오늘은 풀리기 힘들고.. 내일도 언젠 쯤 풀릴지..”
공단직원이 말꼬리를 흐리지만 그 끝엔 힘이 실려 있다.
예감이 좋지 않다.
산장 마루 끝에 앉아 잠시 침묵을 지킨다.
5시 버스를 타려면 2시전에는 하산해야 한다.
꼭지도 아들도 말이 없다.
.............
일단 후퇴다.
오늘은 지리의 아픈 마음을 건드리지 말자.
설마 폭우로 천왕봉이 떠내려가진 않을 테니 다음에 다시오자.
물러선다는 것
드디어 사랑방의 오기가 꺾이는 순간이다.
음정 하산 길 6.7km
한신계곡 하산길이 생각나 이곳도 엄청 된비알인줄 알고 걱정했는데
벽소령에서 급경사길 체10분도 내려서지 않아
확 트인 고속도로 같은 임도가 나타난다.
“와~ 지리산에 이런 편한 길도 있었네!”
꼭지가 제일 좋아한다.
구름이 산등성이를 넘나들며 무거움을 털어낸다.
주춤하던 비가 또 억수로 퍼 붙는다.
멋진 폭포가 있는 계류를 지나니
하늘이 잠시 맑아진다.
오늘 열두 번도 더 변하는 지리의 하늘이다.
원망스레 하늘을 쳐다보고
우리 다시 올라갈까?
꼭지와 아들은 여전히 말이 없다.
.................
- 끝 - 감사합니다.
'일반산행 >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미완의 화대종주 (0) | 2008.12.24 |
---|---|
지리산의 가을 (통신골-도장골-청학연못) (0) | 2008.12.24 |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 지리산 화대종주 (화엄사-천왕봉-써리봉-새재) (0) | 2008.12.24 |
반야봉 묘향암-뱀사골 (지리산) (0) | 2008.12.24 |
단풍에 취한 지리산 가을종주 (성삼재-천왕봉-순두류-중산리) (0) | 2008.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