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겨울스케치

'가조 환종주' 비계산-우두산구간 (비계산에서의 황홀한 조망)

산사랑방 2009. 2. 2. 15:17

 

비계산(경남 거창군)의 황홀한 조망

 

2009.  2.  1 (일)

꼭지와 둘이서

작은재 - 비계산 - 마장재 - 별유산 - 의상봉 - 고견사 - 주차장

차량회수 : 메타요금 12,000원 (가조택시 055-942-1231)

걸은시간 : 08:20 ~ 15:45 

꼭지의 느린걸음으로 7시간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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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을 배경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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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환종주를 3구간으로 나누어서 하기로 하고 꼭지에게 같이 가자고 했더니

사람잡겠다면서 펄쩍뛴다.

대간할 때 같았으면 어떻게 시작이나 해 보겠지만

요즘같아선 장거리산행에 자신이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혼자가기로 마음먹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이미 시계는 5시20분,

최소 5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이미 늦었다는 핑게를 대고 덕유환종주 대신 비계산에 간다고 하니

그제서야 꼭지가 따라나선다.

사실은

덕유산 환종주도 좋지만 꼭지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컷이리라.

그래서 시계를 알람으로 해 놓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산행들머리

거창군과 합천군의 경계인 <작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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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I.C에 내려서 갈려니 길 찾기가 애매하여 가조I.C에 내려

매표원에게 들머리인 작은재를 물으니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가조I.C를 빠져나와 고견사방향으로 우회전하여

고견사4거리에서 해인사방향으로 또 우회전하여 10분여 가니 작은재 고갯마루다.

 

 

 

도로 한켠에 차를 주차하고

가파른 비탈을 치고 능선에 올라서니 멀리 비계산이 모습을 들어낸다.

'비계산'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듯이 산세의 모양이 날렵해 보인다.

 

 

 

산사면은 잡목대신 소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서

등로에는 솔가지가 푹신하게 깔려있다.

꼭지도 어릴적에 땔깜으로 솔가지를 자루에 담아서 나르곤 했다고 한다. 

여자애들은 솔가지를 긁어서 머리에 이고가고,

남자애들은 장작으로 사용할 나무를 베어 키만한 지개로 실어날랐다.

세상은 참 많이도 변해서 

그렇게도 귀하던 솔가지를 요즘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솔가지를 밟는 것 만으로도 부자가 된듯 흐믓하다.

 

 

 

우측으로 트래버스하는 너덜지대에서 뒤를 돌아보니

오도산과 미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작은재에서 지나온 능선은 낮게 부드럽지만 이제부터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땀깨나 흘려야한다.

 

 

 

비슬산 방향으로 파도타기하는 산들의 조망이 일품이다.

 

 

 

두무산 아래쪽에 골프장이 새로 생겼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야겠기에 안타깝긴 하지만

그 또한 이쁘다고 생각하고 보면 이쁘게 보인다.

 

 

 

정상이 가까워질 수록 서서히 암릉구간이 이어지면서 멋진조망이 펼쳐진다.

땀의 결정체.. 환희의 순간이 따로없다.

 

 

 

양지쪽에 앉으니 너무나 따스하여 겨울속의 봄이다.

가조들판을 내려다보며 잠시 자리를 깔고 앉아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물을 담으면 백두산천지를 닮았다는 가조들판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있어서 홍수로 물에잠긴 가조들판을 상상하니 그렇게도 보인다.

그래서 물을 건너지 않는 가조 환종주가 탄생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멀리 구름아래로 가야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금을 긋고있는

가야산(우)에서 좌일곡령을 거쳐 단지봉에 이르는 수도-가야능선

 

 

 

곧이어 비계산 정상석이 보이고

너댓명의 산님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이분들도 의상봉까지 간다고 했는데

마장재를 지나고부터는 만나지 못할 정도로

걸음이 굉장히 빠른 분들이었다.

백두대간 종주중인 분들이었는데 이번주에 우두령구간을 가신다고 한다. 

  

 

 

미녀봉과 오도산뒤로 햇살이 넘쳐난다.

봄이다.

 

 

 

미녀봉에서 바라보았던 비계산(2006.2.19)

비계산은 정말 미끈하고 날렵하게 생겼다는 느낌이 든다.

 

 

 

해발고도 1125m

꼭지가 힘들어죽겠다고 투정부릴정도로 꽤나 높다.

뒤쪽으로는 가야산에서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수도가야 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의상봉까지 간다고 했더니 꼭지의 입이 튀어나왔다.

그래봐야 14~15km정도인데

20km를 넘나드는 대간길.. 구간구간을 어떻게 걸어왔을까 생각하니 신기하게 느껴진다. 

 

 

 

단지봉과 수도산 양각산, 흰대미산 라인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꾸만 미녀봉에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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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옛날 이곳 가조들판은 바다였다고 한다.

그때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루하고 있었는데 이를 본 옥황상제가 장군을 구하기 위해

도력이 뛰어난 자기 딸을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장군을 만난 딸은 첫 눈에 반해 뿅~^^ 사랑에 빠지고 말았고,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지친 옥황상제는

화가 나서 "너희들은 영원히 산으로 변해 누워있으라"라는 형벌을 내렸다.

그래서 미녀봉이 지금의 자리에 생겨나고 그 북쪽에 장군봉이 솟아나게 되었는데

두 봉우리는 가조들녘을 마주보고 있다.

 

 

 

지금은 미녀봉을 사모하는 봉우리가 많아서 그 옆에는 무뚝뚝한 두무산(1038m)이 있고

무릎옆에는 "요걸 어째"하며 흑심을 품다 깨달음을 얻었다는 오도산(1134m),

머리맡에서 침을 흘리는 숙성산,

그리고 미녀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늘 티격태격 싸우는 삼총사 박유산, 금귀산, 보해산은 물론

위로 사정없이 달려드는 지금의 비계산이 있어서

미녀봉은 행복하게만 보인다.

 

 

 

거창군에서 2008.1.1.에 세운 또 다른 정상석

녹음이 우거지면 겨우 보이는 가야산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실망스럽지만

진달래가 피면 괜찮을 것 같다.

 

- 계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