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겨울스케치

헐티재와 비슬산

산사랑방 2009. 1. 7. 13:00

 

 

헐티재와 비슬산

 

 

 

원호님이 지난번에 소개해 주신 헐티재구간 산행기를 참고하여

헐티재에서 능선따라 비슬산으로 올라보기로 하였다.

이 길은 초행길이라 기대와 설레임이 산행의 맛을 돋구어 주어서 좋고

비슬지맥 구간이어서 한번은 걸어보고 싶은 구간이기도 했다.

대간을 마치고 나면 우리도 어느 산꾼들 처럼 자연스레 정맥이나 지맥에 발을 들여놓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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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마음만은 낙동정맥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출정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저 아래 산행 들머리인 헐티재가 보인다.

 

헐티재(535m)는 재가 크고 높아서

헐떡거리고 올라서면 배가 고파 허기가 진다는데서 유래하지만

요즘은 자동차로 쌩쌩 올라가버리니 옛 이름이 무색해졌다.

 

헐티재정상부의 주차장은 개인사유지라고 간이휴게소 주인장이 으름장을 놓는다.

시도경계 중 청도지역은 자기땅이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본인이 땅 주인이라고 하니

그냥 주차하기가 민망하여 양해를 구했다.

 주인장 왈, 주차는 하되 하산할 때 휴게소에 들러서 커피라도 한 잔 팔아주고 가라고 한다.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다음에 지날 때는 꼭 팔아드려야지.. 하는 미안한 마음만 남겨놓았다.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세차다.

대구의 근교산이 그렇듯이 키작은 소나무와 참나무, 굴참나무가 대부분이지만

진달래와 싸리나무가 드문드문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꽃피는 봄에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잡목에 가려서 조망이 없을 줄 알았지만

지루할만하면 암반이 나타나 막힘없는 전망을 선사한다.

흐린날씨임에도 시계가 맑아서 멀리 팔공산라인이 선명하게 보인다.  

 

 

 

일출시간이 2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식지않는 하늘의 열기

그 붉은 기운이 우리의 몸도 뜨겁게 한다.

  

 

 

 헐티재에서 비슬산 오르는 능선은

크고 작은 봉우리를 계속 오르고 내려야 하지만 강약이 있어서 좋다.

좌측 조화봉에는 반갑잖은 시설물이 들어서고 있고

우측으로 비슬산 주봉(대견봉)이 손을 내민다.

 

 

 

해병대가 스틱까지 휘두르며 무어라무어라 설명을 하니

모두들 열심히 들은 체를 한다. 아마 스틱이 겁나서일 것이다.

 

 

 

크고작은 산자락에 둘러쌓인 청도 각북면의 평화로운 정경

 

 

 

 

정상이 가까워지니 바람이 제법 세다차.

등로에는 잔설이 얼어 미끄러워 조심조심 올라선다. 

 

 

 

헐티재에서 지나온 능선

 

 

 

 

 

비슬지맥은 이곳에서 청룡기맥을 떨구고 좌측 조화봉으로 몸을 튼다.

 

 

 

활공장을 설치해도 될만큼 막힘이 없는 바람의 공간..

  

 

 

언제나 걷고 싶은 능선으로 기억되는 앞산으로 이어지는 산마루

그 뒤로는 팔공산이 대구시가지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가야산(좌)은 백두대간에서 살짝 벗어나 주위의 산들을 품에 안는다.

모든 산들이 가야산을 향해 읍을 하는 것 같다.

 

 

 

바라보는 눈빛도 제각각

지리산과 오도산, 가야산이 얼굴에 그려진다.

 

 

 

멀리 굽이쳐 유장하게 흘러가는 낙동강과

기름진 옥토의 현풍들녁..

 

  

 

오도산과 비계산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뒤로는 덕유산 능선

 

 

  

 

 

가야할 대견사지 방향

 조화봉에는 구조물 공사가 한창이다. 강우레이다를 설치한다고 한다.

 

 

 

 대견봉에서 바라본 앞산과 팔공산 라인

 

 

 

비슬산은 불교와 인연이 있어서

옛날에는 이곳에 100여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구전에 의하면 비슬(琵瑟)에는 임금왕자가 네개나 들어가 있는데

이곳에서 큰 인물이 네 분이 탄생한다는 예언이 있을만큼 길지라는 얘기다. 

 

 

 

 어디서 보아도 막힘없는 조망..

 

 

 

 

 

 

헐티재 방향의 비슬지맥 능선들

 

 

 

대견사지 가는 길.. 

유가사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산군들이 꿈틀댄다.

바다위를 헤엄치기도 하고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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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사지에서 다시 마령재로 돌아와 용천사로 하산로를 잡았더니

산길보다는 시멘트길이 더 많았다.

용천사 하산길은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지 않는 코스였다.

정상부(대견봉)로 올라 헐티재로 하산하여 원점회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는데

조금은 아쉬움이 따랐다.

 

........ 끝 ........

 

 

 

2009. 1. 4. (일)

꼭지와 해병대부부 넷이서

헐티재-대견봉-대견사지-마령재(유가사 갈림길)-용천사

걸은시간  6시간 (09:20 ~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