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특급전망대 삼신봉과 그 아래 위치한 삼성궁의 비밀
▲ 지리산 삼성궁과 삼신봉
일 시 : 2006. 2. 5.(일) 맑음
산행지 : 지리산 삼신봉
산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10:10 청학동 매표소 -산행시작-
11:00 삼신천(샘터)
11:20 갓걸이재(능선안부)
11:40-12:00 삼신봉 (세석산장 7.5km / 쌍계사 8.9km)
12:30-13:10 내삼신봉(三神山頂) -중식-
13:50 쇠통바위
14:25 청학봉 (세석산장 10.7km / 삼신봉3.2km / 쌍계사 5.8km)
14:30 전망바위
15:00 쌍계사 갈림길
15:40 가는골 마고성
16:00-16:50 삼성궁
17:20 청학동 매표소 -산행끝-
총 산행시간 : 7시간 10분(약 12km)
차량운행거리 : 175km / 2시간 20분 (서대구⇒청학동)
“헉~~! 지갑을 두고 왔네.”
어쩌랴.
고속비는 외상이 되지만
국립공원 입장료 외상 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질 못해서 다시 차를 돌리기로 한다.
다행히 멀리가진 않았으니 화원I.C에 내려 집에 갔다 오니
어언 시간은 7시30분을 가리키고 있다.
삼신봉의 마고할멈이 나를 골탕 먹이는 가 보다.“오늘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88고속도로를 늘 야간에만 다니다가 이렇게 따스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여기저기 구경하며 운전하니 이 또한 산행이상으로 눈요기가 된다.
먼저 삼성궁을 둘러보고 상불재로 올라 삼신봉을 거쳐 청학동매표소로 하산하기로 하고
삼성궁주차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날씨가 포근하다.
시야가 맑아 기대하던 조망을 마음 것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은 벌써 삼신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단단히 산행준비를 하고 매표소의 문을 두드리니
힐 것 쳐다보던 직원 왈 “산행하시게요?” 묻는다.
그야 당연지사 “예, 삼성궁에 들렀다가 삼신봉에 오르려는데요?”
“그쪽은 길도 없을뿐더러 비지정이라 가시려면 청학동매표소로 가십시오.”
단속되면 어쩌고저쩌고.. 점잖게 매표를 거절한다.
“흠~~ 분명히 알면서도 안 가르쳐 주는구나.”
삼성궁에서는 삼신봉오르는 들머리가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상불재에서 삼성궁으로 내려오는 이정표는 있어도
삼성궁에서 상불재로 올라가는 이정표는 없었다. 약간의 아리송한 의문을 품은 채
다시 백하여 청학동 매표소로 향한다.
▲청학동 매표소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지리산 특유의 돌길이 반겨준다.
드문드문 산죽 길도 이어지고 오름길인데도 계속 가파르지 않아 오르기는 수월하다.
물맛 좋은 <삼신천>샘터에서 힘들어하는 꼭지와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갓걸이재 오르기 전에 바라본 삼신봉
“야~! 그 봉우리 참 잘 생겼다. 저기 오르면 전망이 참 좋을 텐데..”
갓걸이재 우측 능선 따라 뾰족하게 생긴 암봉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하고는
무심히 삼신봉으로 발걸음을 돌렸는데 그때는 그 암봉이 외삼신봉이라는 것을 깜박 잊었다.
알았으면 필히 다녀왔을 텐데...
나중에 집에 와서 산행기를 쓸 때에야 “아차~! 그곳이 외삼신봉이었구나.” 후회한들 무엇 하랴
아침부터 일이 꼬여가더니만 결국 외삼신봉을 놓친 셈이 되었다.
그래서 또 하나의 찝찝한 숙제가 남겨지게 된다.
▲갓걸이 재에서 바라본 천왕
삼신봉에서 마주한 천왕
갓걸이 재에서 20여분 삼신봉에 도착하니 역시 소문대로 조망이 압권이다.
높이(1,284m) 또한 적당하여 지리의 주능선이 눈높이에 맞게 시야에 들어오고
날씨가 맑아서 훤히 비치는 지리의 속살은 더욱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삼신봉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
< 삼신봉 >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근 30여km에 이르는 주능선이 선명한 하늘 금으로 다가오고
그 아래 펼쳐진 부챗살처럼 뻗어 내린 남부능선은 그냥 바라보기만 하여도 가슴이 떨려온다.
지리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의 힘
“산불 경방 전에 저 능선을 한 번 더 걸어봐야 할 텐데..”
▲노고단과 반야봉
얼마 전에 걸었던 이방산에서 웅석봉에 이르는 달뜨기 능선과
구곡산에서 써리봉에 이르는 황금능선, 이수영님이 죽을 고생한 마의 도장골도 시야에 들어온다.
남으로는 남해바다가 희미하게 은빛으로 다가오고 발아래는 청학동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구곡산에서 써리봉으로 이어지는 황금능선과 그 너머 웅석봉과 달뜨기 능선
바람은 청냇골과 일출봉능선을 휘휘 돌아 세석에서 휘어져 삼신봉에 안긴다.
그리고는 지긋이 천왕을 바라보는 고요함이 산 전체에 흐른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바람은 이내 고운재를 넘는가 싶더니 어느덧 주산을 지나
갈치재로 그렇게 나의 마음을 홅고 지나간다.
▲뒤돌아본 삼신봉
내삼신봉에서 따뜻한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산에서 먹는 컵라면은 어느 진수성찬보다도 맛이 있다.
단지 무거운 보온병을 배낭에 넣어 다니는 것이 불편하긴 하지만 꿀맛이 따로 없다.
▲아래 청학동마을과 멀리 은빛의 남해바다가 조망된다.
꼭지와 컵라면을 후루룩~~ 먹으며 곁눈질로 힐긋힐긋 바라보는 지리산
언제 이렇게 가까이서 지리의 장쾌한 능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던가?
입과 눈이 즐거우니 질투 많은 마고할멈(?)이 또 끼어들까 걱정이 된다.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촛대봉
천왕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독바위를 찾기 위해 내삼신봉을 내려선다.
넓게 잘 다듬어진 산죽길이 능선 내내 이어져 지루함을 덜어주는데
여기저기 아무리 찾아보아도 독바위는 보이지 않으니 속만 탄다.
하동 독바위는 과연 어디에 숨어 있을까?
지리산엔 독특한 모양의 독바위가 3개가 있다.
동부능선 쑥밭재 북쪽에 있는 <산청 독바위>와 그 너머 더 북쪽에 위치한 <함양 독바위>
그리고 이곳 삼신봉 능선 어딘가에 있다는 <하동 독바위>가 그것이다.
▲뒤돌아본 쇠통바위
▲이정표가 있고 헬기장처럼 생긴 밋밋한 청학봉
위의 두 개는 위치가 뚜렷하나 하동 독바위의 위치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다.
독바위는 그 모양(엎어놓은 독이나 또는 여인의 유두처럼 볼록 솟아오른 모양)이
특이하므로 찾기가 쉬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어느 분은 쇠통바위를 독바위라 하고 또 어떤 분은 청학봉을 독바위라 했다.
그 다음엔 청학봉 남쪽에 튀어나온 돌출바위(주먹을 쥐고 엄지를 세운모양)와
상불재가기전의 전망바위를 독바위라 하는 등 의견이 분분하나 그 모양이 아니었다.
▲청학봉 끝에 위치한 엄지를 치켜 든 모양과 흡사한 하동독바위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바로아래의 상불재(삼성궁-쌍계사 /불일폭포 갈림길)
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 때문에
위에 열거한 바위중에 어느 하나가 하동 독바위 인지도 모르겠다.
상불재에 도착할 때 까지 결국은 어느 것이 독바위인지 알지 못한 채..
▲상불재 이정표(막아놓은 곳은 형제봉 방향의 능선길)
상불재에서 삼성궁으로 하산길이 엄청 힘들다.
급경사인데다 내린 눈이 얼어붙어서 빙판이라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10분정도 내려왔을까 뒤를 돌아보니
“아~~! 독바위다.” 혼자 탄성을 지른다.
드디어 독바위가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를 비집고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분명히 능선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바위가 어떻게?
생김새는 유두모양으로 산청 독바위와 흡사하다.
하동 독바위는 그렇게 신비스럽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사진도 한 장 남기길 거부한 채..
마고성에 마고할미는 간곳없고.. (마고성과 삼성궁의 비밀)
경사길이 어느 정도 완만해지고 희미하게 보이던 독바위가 시야에서 사라질 즈음
산죽길이 끝나는 대신 이끼에 젖은 돌들이 기품 있게 늘어서 있고
조그마한 바위들이 저 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계곡을 메우고 있다.
약간 희미해지는 등로 옆으로 노란 표시기가 우측으로 길을 안내한다.
얼음장 밑을 파고드는 계류의 물소리도 더욱 크게 들린다.
꼬르륵꼬르륵 솟아오르는 봄기운
가는골에서 들리는 봄의 소리는 마고성 담장을 울리며 하늘로 오른다.
마고할멈의 전설이 서려 있는 마고성
청동기시대 우리민족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개방하지 않고 있는 곳인데 본의 아니게 마고성에 떨어지고 말았으니..
다행이도 마고할멈은 출타중인지 보이지 않아 천망다행~~@@
▲가는골 마고성 계곡에 위치한 이정표
▲마고성에 세워진 마고 삼신의 유래
마고성의 미로 같던 지하석문을 나서니
계곡 옆으로 이제는 리본대신 여러 기의 돌탑들이 길을 안내한다.
곧이어 삼성궁 이정표가 보인다.
▲마고성의 으시시한 터널을 빠져나온다.
지리산 자락에 신비롭게 감춰진 삼성궁
석문을 들어서기 전까지는 어떤 곳인지 전혀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다.
징을 세 번 치면 도인이 나와서 길을 안내해준다 했지만
우리는 죄책감(?)에 징을 두드릴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다.
삼성궁은
청암면 청학동 해발850m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식 명칭은 <지리산청학선원 삼성궁>으로
이 고장 출신 강민주(한풀선사)가 1983년에 고조선철기시대의 소도를
복원한 민족의 성전이며 넓이는 10,000여평에 달한다.
한민족의 시조인 삼성(한배임.한배웅.한배검) 즉 桓因, 桓雄, 檀君을 모시고 있으며
역대 우리나라를 건국하신 태조 각 성씨의 시조, 나라를 빛낸 현인 무장의
위패와 영정을 봉안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배달민족의 정통사상인 선도의 도맥을 이어받아
고조선 천지화랑 들이 수행하던 신선도를 수행하는 민족고유의
수도 도량임과 동시에 민족의 성스러운 순례 참배지이다. -안내현판에서 발췌-
▲삼성궁 석문
어두컴컴한 석굴을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삼성궁의 전경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우선 눈에 띠는 것은 크고 작은 아담한 모습의 돌탑들..
그것을 이곳에서는 “솟대”라고 했다.
특히나 어디서 그 많은 맷돌을 구했는지 맷돌로 쌓아올린 탑이 많다.
보통 솟대라고 하면 기러기모양을 깎아 만든 나무를 나무기둥 위에 꼽아서
마을입구 등에 세워놓아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곳의 솟대는 특이하게도 마이산 돌탑처럼 탑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고
맷돌을 쌓아서 만든 것도 있다.
거북이가 헤엄치는 듯한 태극문양의 연못이 신비로움을 더하고 그 옆에 위치한 찻집에서 꼭지와의 차 한 잔
한약재와 섞어 딸인 대추차의 독특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드니
빼 먹은 외삼신봉이 자꾸만 눈에 어른거린다.
고운재 넘어 주산도 아른거리고..
▲삼신산 마고성과 배달성전 삼신봉
- 끝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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