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5시간, 오고가는 시간을 뺀다면 순수한
데이트 시간은 3시간 뿐이다. 그러나 3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만, 그 3시간
동안 가장 열정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가 문제다.
가야산 만물상 만물경(萬物景)
2011. 9. 25. (일)
주차장(성주 백운동)-만물상 능선-서성재-주차장
(06:00~09:00 / 약 3시간)
산사랑방
이전에는 그 3시간을 이용해 가산을 자주 찾았는데 오늘은 가야산으로
코스를 잡았다. 오는 길에 휴대폰을 집에 두고와서 다시 돌아갔다가 오다 보니
새벽의 가장 귀중한 시간 30분을 홀랑 까먹었다. 예전에는 휴대폰 없이도 잘
살았는데... 잡념을 떨치고 만물상과의 재회를 꿈꾼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
55분이라 오늘은 일출을 볼 수 없겠다 싶었는데
06:17 여명의 시간
탐방안내소를 지나 채 20분도 오르지 않았는데 뒤를 돌아보니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조망이 트인다. 일출시간이 지났는데도 해는 떠오를 생각을
않는다. 탁트인 시원한 조망 가야산의 매력은 만물상 능선에서도 어김없이
펼쳐지는구나 싶다.
잠깐 주절대는 사이에 해는 뿅~~! 솟아 오르고
그 아래 너울처럼 겹겹이 밀려드는 크고 작은 산들의 풍경이 장관이다.
만물상의 기암들이 그려내는 비경 또한 만가지의 경치를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발아래는 새로 단장된 대가야관광호텔(구,가야산관광호텔)이 깨끗한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3층석탑만 남아있는 법수사지 아래쪽으로 시골집들이 정겹다.
얫날에는 저곳 모두가 법수사의 부속건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한때 법수사
는 1,000여 칸이 넘는 대가람이었다고 한다.
억겹의 세월에 숨죽이며 마주 선 만물상들...
그 위로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고운 햇살이 내려앉는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기암 뒤로 그리움릿지 능선과 사자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가야할 길은 마치 설악의 공룡능선을 옮겨놓은 듯하다.
운무를 헤치고 솟아오르는 수많은 봉우리들...
어디에 눈길을 두더라도
만 가지의 경치 속이다.
좌측으로 가야국의 여신 '정견모주'와 하늘신 '이질하'와의 만남이
이루어진 상아덤이 우측의 상왕봉, 칠불봉을 마주하며 고개를 내민다.
'만물상 미사일'
하나는 벌써 올라가고 두 덩어리만 남았다.
사자가 옆으로 누은 듯한 그리움릿지능선 사자봉의 모습
가야 할 상아덤
옆을 보나
뒤돌아 보나
비경의 연속... 그런데 웬 신선?
가야국의 전설이 서린 상아덤
조금은 서툰 듯한 가을빛
상아덤 안내문
상아덤에서 펼쳐지는 조망
심원사 방향
뒤돌아본 상아덤
탐방안내소에서 주차장가는 길..
가장 정열적인 사랑을 하면서도 결국은 이룰 수 없는 사랑 '꽃무릇'
비록 3시간의 사랑이었지만 그대보다 내가 행복하구나 싶다.
ㅡ END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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