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조 시대 梁(양)나라 陶弘景(도홍경)은 만권의 책을 읽고
초서와 예서에 능하였으며 거문고와 바둑에도 뛰어났다고 한다. 오랫동안
깊은 깊은 구곡산에 은거하여 세상에 나오질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임금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았다. 어느날 임금의 조서가 그에게 이르러
펼쳐보니 '山中何所有(산중하소유)'이 다섯자가 전부였다.
"산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그대가 그토록 나오질 않는가?"
도홍경은 아래의 시로 대답을 대신했다.
山中何所有(산중하소유) 산 중에 무엇이 있는가 물으시는데
嶺上多白雲(영상다백운) 산마루에는 흰구름(안개)만이 가득하여
只可自怡悅(지가자이열) 다만 스스로 좋아하며 즐길 뿐
不堪持贈君(불감지증군) 님에게 보내드리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오.
<2010. 8. 3.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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