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15구간(시티재-만불산-아화고개)
2010. 1. 31. (일) 영하4~영상9℃
산사랑방 홀로
일출 07:25 / 일몰 17:51 / 음력 12.17
▲만불사 대불
▣ 구간별 산행기록
07:25 시티재 -산행시작-
07:50 호국봉(382m)
10:00 어림산(510m)
10:35 마치재(경주현곡에서 영천으로 넘어가는 927번지방도)
11:15 남사봉(470m)
12:00 한무당재(아화에서 영천으로 넘어가는 지방도)
12:20-12:40 316봉삼각점
14:15 관산
15:11 양계장
15:30 만불산 사리탑
16:00 아화고개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 24.4 km / 8시간35분 ( 휴식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24.4 km / 누적거리 265.7 km
시티재→7.6←어림산→1.6←마치재→4.3←한무당재→5.9←관산→5.0←아화고개 = 24.4km
▣ 총 누적거리 : 289.1 km (접근거리 없음)
▣ 주의구간 : 없음
▣ 교 통 : 꼭지의 차량지원(북대구I.C-북영천I.C-시티재 : 약 70km /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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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재(영천에서 안강,포항으로 넘어가는 28번국도)
<시티재>는 30여 년 전 고향인 안강에서 살 때 차를 타고 자주
넘어다니던 고개였다. 그러던 내가 이 고개에서 낙동인가 뭔가 한다며 배낭을 메고
산으로 들어설 줄 어찌 알았으랴. 오늘도 아침일찍 여기가지 태워준 꼭지가 고맙기만 하다.
운전 조심해서 가라며 당부하고 산문으로 걸음을 옮긴다.
예전의 '시티재'는 가파른 절벽에 험한 꼬부랑길이었다.
할머니가 어릴적에는 이 고갯마루에 호랑이도 어슬렁거렸다고 하니 무서운 고개다.
실제로 일제강점기인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호랑이가 잡힌 것이 마지막 기록으로
지금은 호랑이는 간곳없고 생생달리는 자동차만이 요란을 떨 뿐이다.
시티재에서 25분여 잡목숲을 따라 경사면을 올라서니
호국봉이다. 호국봉 아래(영천방향)는 호국묘지가 조성되어있는데
장인어른께서 이곳 호국묘지에 잠들어 계신다. 당료때문에 고생하시다가
결국 간암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5년전 그날은 따뜻한 봄날이었는데 벚꽃이 활짝 피어서
장인어른 가시는길을 곱게 수놓아 우리의 슬픔을 조금은 덜어주었다.
요즘처럼 좋은 세상, 좀 더 오래 살다 가셨으면 좋았으련만
무얼 그렇게 급하게 가시고 싶으셨을까..
멀리 안강 방향으로는 하곡지(딱실못)가 시야에 들어온다.
어릴때 어른들은 딱실못이라 불렀는데 '하곡지'라는 이름은 이번에
낙동을 하면서 지도를 보고 알았다. 옛날에 홍수가 날 때면 못둑이 터질지도 모르니
피난가라는 얘기가 있어서 '혹시 터지면 어떻해?' 하며 마음을 졸이곤 했었다.
둑이 터지면 안강읍내가 물바다가 된다고 했으나
아직 한 번도 그런적이 없는걸 보면 그건 유언비어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큰 태풍이 지나갈 때면 시내가 자주 물에 잠기곤 했다.
뒤로는 낙동정맥 골짜기마다 물이 쏟아져 내려오고, 앞에는 포항만으로
흘러드는 형산강이 범람하고.. 이래저래 진퇴양난이었기 때문이다.
회색 하늘아래로 멀리 도덕산자락이 잿빛그림자를 드리운다.
들도 산도 나무들도 온통 잿빛으로 흐린 박무탓인지 하늘이 우중충하다.
기온은 영하4도, 제법 쌀쌀한 날씨지만 바람이 잦아서 산행하기는 좋다.
수목은 대부분 잡목으로 참나무류가 많다.
소나무는 거의 보이지않고 참나무중에서 굴참나무가 가장 많이 눈에띤다.
삼각점이 있는 <어림산>
경주에서 영천, 안강(시티재)으로 넘어가는 지방도로인 <마치재>
바람이 휑하니 지나는 길목에 연록의 나뭇잎이 너무 아름답게 보여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름모를 곤충집이다. 저 가냘프고 약하게만 보이는 집에서
혹한의 겨울을 어찌 견딜까 안쓰럽다. 얼른 봄이 왔으면 싶다.
잡목에 가려 별 특징이 없는 <남사봉>
마루금은 이곳에서 북쪽으로 급하게 꺽인다.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봉우리가 마치 여인의 젖봉오리처럼 볼록하게 두 개로 보인다.
관산을 내려설 때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봉우리다.
남사봉에서 10분여 내려서니 산중턱에 운동장만한 공터가 있고..
마루금은 소나무숲사이로 이어진다.
이러한 길은 관산 아래에까지 두 시간여 계속되는데 고도는 200~250m을
유지한 채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져 걷기가 편하다. 그래서 오늘 구간이
거리에 비해 시간이 적게걸리는지도 모르겠다.
저 아래 도로는 <한무당재>
왜 이름이 '한무당재'인지는 모르지만 그 유래를 찾을 수 없고,
도로는 시멘트포장으로 되어있지만 다니는 차량이 자주 보인다.
아화에서 호국묘지, 시티재로 넘어가는 가장 빠른길이기도 하다.
직선에 가까운 지름길이라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것 같다.
<316봉 삼각점>
하얀연기가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산골집 풍경이 정겹다. 뒤로는
남사봉능선이 볼록하게 고개를 내민다. 정맥 마루금은 남사봉에서 북쪽으로
기수를 돌렸다가 다시 서쪽에서 남쪽으로 휘어지며 내려온다.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 오늘처럼 많은 묘지를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마루금 고도가 낮은탓도 있겠지만 주위에 높은 산들이 없어서 어디나 조망이 트인다.
그러다보니 모든 자리가 명당(?)으로 보이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멀리 가야할 <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의 모양이 冠을 닮았다하여 '관산'이라 부른다고 하여 올려다보니
산세가 흡사 산중턱에 갓을 얹어놓은 듯한 모습처럼 생겼다.
생긴모양대로 올라가는 길도 힘들었다. 날다람쥐도 기어오르다가
뒤로 나자빠질정도로 경사가 급하고 미끄러웠다.
삼각점이 있는 <관산>정상에도 묘지가 차지하고 있다.
기이한 것은 그 묘지 한귀퉁이에 삼각점이 박혀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연이 있다하지만, 설마 남의 묘지위에 삼각점을 박았을까...?
그렇다고 삼각점이 박힌 자리에 묘지를 섰을리도 없을테고...
괴이한 일....
마루금은 특유의 닭똥냄새가 진동하는 양계장으로 이어진다.
길이 애매하여 양계장마당으로 들어갔더니 작은 개 한 마리가 사정없이
짓으며 쫓아왔다. 어딜가나 개들은 산꾼들만 보면 짓어댄다.
산꾼들이 그렇게 못생겼나?
<만불산 사리탑>
부처님도 당겨보고..
경주-영천간 4번국도인 <아화고개>
바로 아래는 4차선 우회도로가 지난다. 중앙분리대가 있어 횡단을 할 수가 없다.
도로따라 좌측 LPG충전소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지하 굴다리가 있고
굴다리를 통과하면 2차선 옛날 구도로 옆에 '애기지휴게소'가 있다.
다음 마루금은 정면의 송전철탑방향으로 이어진다.
아화고개 4번국도 구도로옆의 <애기지휴게소>
경주 시내버스가 정차 및 회차하는 구간이라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20분쯤 기다리니 꼭지가 도착한다. 대구가는 길은 건천I.C 대신
영천 I.C를 이용하는 것이 휠씬 빠른 것 같다.
▲시티재-아화고개 산행지도 / 출처 : 사람과 산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ㅡ 끝 ㅡ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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