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정맥/낙동정맥(완)

'4산5대'를 품에안은 낙동정맥14구간(한티재-운주산-시티재)

산사랑방 2010. 1. 26. 19:13

 

 

낙동정맥14구간(한티재-운주산-도덕산-시티재)  



2010.  1.  24. (일) 영하8~영상2℃ 


산사랑방 홀로 


일출 07:27 / 일몰 17:42 / 음력 12.10

 

 

 

   

운주산 가는길, 전망바위에 올라 바라본 주변의 산군들..

좌로 부터 영천 기룡산(961m)과 구름아래는 보현지맥의 3대명산인 보현산(1124m), 면봉산(1120m),

베틀봉(934m), 앞쪽으로 갈미봉(786m), 작은보현산(835m), 수석봉(820m) 

 

 

 

 


▣ 구간별 산행기록


06:50 한티터널    -산행시작-

07:00 한티재   

08:32 불리재(불랫재)

10:17 돌탑(운주산 갈림길) 

10:26 운주산(807m) 

11:12-11:20 소망전망대 

12:00 이리재

12:40-12:55 봉좌산 갈림길 

13:40 임도 

14:20 도덕산 갈림길

15:07 오룡고개

16:06 삼성산 갈림길

17:15 시티재 안강휴게소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 23.1 km / 10시간25분 ( 휴식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23.1 km  / 누적거리 241.3 km

      한티재→3.0←불리재→3.9←운주산→4.4←이리재→5.1←도덕산갈림길→3.4←삼성산 갈림길→3.3←시티재 = 23.1km

                         

▣ 총 누적거리 : 264.7 km (접근거리 없음)

▣ 주의구간 운주산갈림길, 도덕산 갈림길

▣ 교      통 : 꼭지의 차량지원(북대구I.C-서포항I.C-31번 기계청송-한티터널, 약 90km  / 1시간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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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개요

 

 

오늘 한티재에서 시티재구간은 23km의

비교적 짧은 거리였으나 힘든 산행이었다. 운주산, 봉좌산, 도덕산,

삼성산 등 산이 4개에 이리재, 오룡고개 등 고도차가 심한 고개가 2개나 있었다.

한 달 여만에 떠난 정맥길이라 체력이 떨어져 도덕산 구간부터는 무릎이 아파

고생을 했고, 사전에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어보지 않았다면

대형알바를 할 번한 낙동길이었다.

 

운주산과 도덕산정상을 밟았다면 무조건 백해야

하는데 잘못하면 엉뚱한데로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꼭지와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꼭지의 체력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에 홀로 걸었다. 그 대신 꼭지는 오고갈 때

차량지원으로 정맥을 함께한 하루였다.

 

아쉬움이 있었다면 체력저하로

조망이 탁월하다는 봉좌산과, 4산5대를 품은 도덕산에 올라보지

못한것이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언젠가 다시 지나는 길이 있다면

봉좌산은 꼭 올라가고픈 산으로 마음속에 담아둔다.

 

 

 

06:50 한티터널입구

 

한티터널에 도착하니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일출시간까지는 40여분이 남았다. 집으로 갈 때는 버스타고 갈테니

꼭지에게 조심해서 가라고 당부하고 산문에 든다. 랜턴을 켰으나

답답하여 랜턴을 껏더니 오히려 길이 환하게 보인다.

 

지능선에 올라서니 지난번에 하산했던 터널위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시티재는 좌측이다. 노파심에 행여 거꾸로 가는 길은 아니겠지..

한 번 더 뒤를 돌아보며 걸음을 옮긴다. 처음 출발하여 낙엽덮힌 산길을

걸을 때가 가장좋다. 후반부에는 체력이 떨어져 모든것이 귀찮지만

처음 3~4시간 동안이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산에는 지난번 내린비로 눈은 다 녹았지만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아는체를 하며 반긴다. 조망은 없으나 앙상한 겨울나무사이로 아침해가

찬란한 광채로 얼굴을 내민다. 막힘없는 바다위의 일출이어서 그런지 

대구보다 일출시간이 5분여 빠른것 같다.

 

지금것 이렇게 영롱한 해를 본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곱고 아름다워서 한참동안 서서 바라본다. 길 잃은 바람은 나뭇가지에서 부서져

윙윙 소리지르고, 황금빛의 숲은 생기를 되찾아 더욱 환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불리재(불랫재)

 

 

 

 ▲운주산 가는 길

 

 

 

▲전망바위에 올라 뒤돌아본 지나온 마루금 (10:00)

 

 

 

▲좌로 부터 영천 기룡산(961m)과 구름아래는 보현산(1124m), 면봉산(1120m), 곰바위산(895m)

베틀봉(934m), 앞쪽으로 갈미봉(786m), 작은보현산(835m), 수석봉(820m) 

 

 

 

▲포항 기계 방향 

 

 

등로 좌측, 두 평 남짓한 바위위에 올라서니

지나온 길이 막힘없이 펼쳐지고 보현지맥의 마루금도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 후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한 무리의 산꾼들이 올라와서는

나를 알아보고는 "1년만에 또 만났네요?" 하며 반가워하신다.

이분들은 지난 12월27일 가사령에서 함께 산행했던 울산 '백리산악회' 낙동팀이었다.

이것도 인연이라며 아예 몰운대까지 같이 가자고 하신다.

 

 

 

 

 

이리재까지 이분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이 진행했으나

이리재오름길에서 나를 추월하고는 후다닥 사라졌다. 그 이후는 만나지 못했으니

도덕산, 자옥산, 삼성산까지 몽땅 다녀오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티재에서는 이분들의 산악회 버스만 보였기 때문이다.

 

 

 

▲떨어질까 아슬아슬..

 

 

 

 

 

  

▲운주산 갈림길 돌탑 (10:17)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서 표시기가 양쪽으로 걸려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그분들이 운주산은 갔다가

다시와야 한다고 한다. "아! 그랬구나." 그제야 퍼득 정신이 든다.

 

 

 

 

▲운주산(806m) 정상부

 

 

운주산정상부에는 정상석이 3개나 땅에 박혀있고, 봉우리는

두리뭉실하여 멀리 기룡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구름아래는 보현지맥의 3대 명산인

보현산과 면봉산, 베틀봉도 나즈막히 조망된다.

 

 

 

 

 ▲보현지맥의 3대명산인 보현산과 면봉산, 베틀봉

 

 

이곳부터는 산객들을 많이 만나 인사를 건네며 지난다.

지금까지 진행한 낙동중에서 가장 많은 산객들을 만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체산객은 물론이고 부부산객도 많은 것 같아서

꼭지가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다음 아화고개만 지나면 짧게 끊어서라도

몰운대까지 꼭지와 함께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소망전망대에서 바라본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625봉 (돌탑봉)

 

 

 

▲우측으로 뾰족한 바위 봉우리는 봉좌산

 

 

 

▲이리재 (12:00)

 

'이리재'는 포항 기계와 영천 임고를 이어주는 921번 지방도로다.

이곳에서 봉좌산 오름길은 고도를 400m가까이 치고올라야 하고 급경사라

힘든구간이다. 봉좌산 갈림길에서 직진은 봉좌산이고 정맥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멀리서 보면 봉좌산은 조망이 좋은 암봉으로 꼭 올라보고 싶었으나

몸이 무거워 도망치듯이 얼른 우측으로 내려선다.

 

 

 

▲도덕산 가기전 570봉 삼각점 (14:07)

 

 

 

▲도덕산 갈림길 (14:20)

 

 

도덕산 갈림길은 아무 표식도 없다.

갈림길에서 정맥은 우측 오룡고개방향으로 급경사 하산길이다.

직진은 도덕산 가는 길인데 이 길이 흡사 정맥 마루금같지만

도덕산갔다가 다시 백해야 한다.

 

 

 

▲옥산 독락당 솟을대문에서 바라본 도덕산 (2010. 1. 3.)

 

 

도덕산자락에는 국보제40호인 정혜사지13층석탑이 있고, 

회재 이언적 선생의 사랑채인 독락당(보물제413호)이 있다. 회재선생은

이곳 산봉우리와 바위에 4산5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4산은 도덕산을 주산으로, 남쪽 멀리있는 봉우리인 무학산을 안산으로 삼고,

동쪽과 서쪽의 봉우리는 각각 화개산, 자옥산이라 하여 4산이라 불렀는데 자옥산은

예부터의 이름이나, 나머지는 회재선생이 명명한 이름이라고 한다.

 

5대는 옥산서원을 끼고 흐르는 자계라는 계곡에 있는 바위와 암반을 말한다.

즉 관어대, 영귀대, 탁영대, 징심대, 세심대로 독락당 '계정'은 관어대위에 세워져 있다.

독락당은 주변 산과의 조화는 물론, 자연과 인간과의 소통이 어떤것인지를

일깨워주는 건축물로 보물413호로 지정되어 있다.

 

 

 

 

▲독락당 담장 살창과 계정

 

 

 

▲5대의 하나인 관어대 위에 위치한 계정, 뒤로는 도덕산

 

 

 

▲독락당 안에서 게곡방향으로 트여진 담장 살창

 

 

회재 이언적 선생이 41세 되던해에 사간원 사간에 임명되었으나

김안로의 재등용을 반대하다가 파직당하여 귀향한 후, 이곳에 독락당을 짓고

외부와 단절한 채 7년여 학문에 열중하던 곳이다.  회재 선생은 세상과는 마음을

닫았지만  담장을 뚫고 살창을 설치해 자연과는 소통을 원했다. 

 

 

 

 

▲국보제40호인 정혜사지13층석탑과 도덕산 (2010. 1. 3.)

  

 

 

 ▲도덕산 갈림길에서 내려와 너덜에서 바라본 오룡고개 방향

 

 

도덕산을 올라보고 싶지만 체력이 바닥인지라

다음기회로 미루고, 우측 오룡고개를 향하여 내려선다.

돌이 대굴대굴 굴러내리는 급비탈, 하산하는 것도 무척 힘이든다.

급기야 조금씩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하고 걷기도 힘들어진다.

아직 갈길이 먼데 싶어 걱정이 앞선다.

 

 

 

▲뒤돌아본 도덕산

 

 

고도가 처마에 물떨어지듯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산이 땅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 이럴까.. 대간할 때 덕유삼봉산에서

소사고개 하산길이 이러했다. 그때는 고도가 600m정도로 더 심했었다. 오늘은 고도차가

400m정도 되지만 이리재와 오룡고개 두 곳이니 대단한 구간이 아닌가 싶다.

 

 

 

▲오룡고개 (15:07)

 

 

'오룡고개'는 안강 하곡리와 영천 고경면을 이어주는 지방도로다.

고개가 낮아서 이곳이 분수령이 맞나 할 정도로 의심이 들어 좌우의

높낮이를 살펴보며 도로를 건너 520봉을 치고 오른다. 그때 삼성산에서 내려오던

산님들이 이제 올라가냐며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삼성산을 오를까말까 고민이 되어 

 "삼성산은 조망이 좋습니까?"하고 물었더니 조망이 별로라고 한다.

 

그렇다면 삼성산도 생략하기로 하고 있는힘을 다해 520봉에 올라서니

또 사정없이 내려가라 한다. 이마가 땅에 닿을 쯤이 되니 또 올라가라 하고..

 

"무슨 산이 이래..!"

 

혼자 투덜거리며 등로옆에 주저앉아 호흡을 가다듬고 있으니

한 무리의 산님들이 추월해 올라간다. 이분들은 삼성산에 올랐다가

성산저수지로 하산하신다고 한다. "헐~! 나보다 늦게 올라가는 사람도 있구만.."

혼자 궁시렁거리며 쉬엄쉬엄오르니 안부인 삼성산 갈림길이다.

 

 

 

▲삼성산 갈림길 (16:06)

 

 

몸은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조금전의 산님들이 조망이 좋다 했으면

삼성산까지 갔다 왔을지도 모를일이나 이제는 미련없이 시티재로 내려선다.

시티재가는 길은 봉우리도 없고 고만고만한 능선으로 이어지더니

마지막에 로프가 있는 급경사가 또 진을 뺀다.

 

무릎이 시큰거려 절둑거리며 내려서니 꼭지에게서

전화가 온다. "나 안강휴게소에 도착했는데 빨리 안고고 머하노?"

오늘 산행중에 가장 반가운 소리가 아닌가 싶다.

  

 

 

 

▲삼성산 갈림길에서 이어져온 마루금

 

 

 

 ▲뒤돌아본 삼성산

 

 

 

▲안강읍내 방향

 

 

 

 ▲시티재 (안강 휴게소)

 

 

 

▲낙동정맥 <한티재-시티재> 구간지도 / 출처 : 사람과 산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ㅡ 끝 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