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정맥/낙동정맥(완)

낙엽속의 산길.. 낙동정맥12구간(피나무재-가사령)

산사랑방 2009. 12. 21. 17:35


 

낙엽속의 산길.. 낙동정맥12구간(피나무재-가사령)  



2009.  12.  20. (일)  -11 ~ -5℃, 바람과 햇살


산사랑방 홀로 


일출 07:31 / 일몰 17:15 / 음력 11.5 

 

 

 

빨간 리본하나가 굴참나무 아래로 이곳이 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원래부터 길이란 없다. 사람이 다니면서부터 흔적이 생기고 그 흔적은 길이 된다.

길을 열어가는 첫 걸음의 짜릿한 맛.. 오늘의 낙동이 그랬다.  


 

 



▣ 구간별 산행기록


08:06 피나무재   -산행시작- 

09:14 611봉 삼각점 

10:12-10:20 질고개

10:30 산불감시초소 

12:20 785봉 삼각점

12:33-12:53 낙동출석봉?

14:00 통점재

15:10 744봉(팔공기맥, 보현기맥 분기점) 

15:37 가사령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 21.7 km / 7시간 30분 (휴식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21.7 km  / 정맥누적거리 200.5 km

                             피나무재→3.9←611봉→3.3←질고개→5.7←785봉→4.3←통점재→4.5←가사령  = 21.7km

▣ 총 누적거리 : 223.9 km (접근거리 : 없음)

▣ 알바주의구간 : 없음

▣ 교      통 : 자가운전 / 북대구I.C-북영천I.C-청송-908번(부동)-914번(영덕)피나무재 =약 130 km / 2시간

      차량회수 : 가사령-피나무재 40,000원(메타요금) / 부남택시 054-874-8877

 

**********************************************************************************************************

 

 

 

산행개요

 

그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낙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50여일만에 떠난 정맥길.. 산속의 모든 풍경이 정겨웠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꼭지가 없어서 외로운 산행이었으나 옷깃을 파고드는 동장군의 위세에 두려움도 잊었고

발목을 잡아끌며 서걱대는 낙엽, 나뭇가지에 매달려 울어대는

 바람소리는 낙동의 겨울연가 그 자체였다.

 

마루금의 고도는 평군 500~700m정도로 낮아서 동쪽으로는

산골의  작은 마을들이 걸음내내 시야에 들어왔다. 특별한 봉우리는 없었다. 

피나무재와 질고개사이의 661봉과, 질고개에서 통점재사이의 785봉

삼각점이 오늘의 유일한 봉우리라면 봉우리였을 것이다.

 

능선은 고도차가 크지는 않았지만 오름과 내림의 연속이었다.

거리는 약 22km, 결코 짧은 구간은 아니었으나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때로는 북서풍과 남서풍이 강하게 불었고 산행중의 기온은 영하11도에서 영하 5도,

쌀쌀한 날씨였지만 걸을 때는 더워서 자켓내피를 벗어야 했다.

 

등로위로는 무릎이 빠질정도로 낙엽이 깊이 쌓여 미끄러웠다.

어디가 길인지 분간하기 힘든 곳도 있었으나 선답자들의 리본이 총총 걸려있어서

길 찾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바람을 맞서는 앙상한 겨울나무와,

밟을 때마다 들려오는 낙엽의 노래소리..

 

그들의 서걱대는 화음이 듣기는 참 좋았으나

그것도 잠시 뿐, 산길을 홀로 걷는다는 것은 역시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산행이 끝날때까지 택시 기사님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으니 어찌 외롭지 않았을까..

 

 

 

 

 ▲피나무재

 

지난 11월 1일, 피나무재에서 북진으로 주왕산 구간을 산행한 후

오늘에야 다시 찾은 피나무재.. 고갯마루에는 차량을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않아서 100m정도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 넓은 노견에

주차를 하고 산행준비를 한다.

 

 

 

 

온도계를 보니 영하 11도, 바람이 무척 차갑다.

홀로 터벅터벅 산문에 들면서 스스로를 생각해도 내가 지금 뭐하는건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의문이 드는 것을 보니

나는 아직도 산꾼이 되려면 멀었는가 보다.

 

솔숲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쳐든다.

나무들의 긴 그림자.. 몇 줄기의 은빛 억새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나는 이런 순간이 참 좋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길게 심호흡을 한다.

얼마만에 다시 만난 낙동인가.. 휴일이면 떠나고 싶어 안달했던 곳..

가슴에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낙동이 아니던가..

 

 

 

 

 

잿빛의 산등성이가 눈부신햇살에 너울을 이루며 춤을 춘다.

  몇 일 째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내렸다. 서해중부, 충청지방은 많은 눈이 내린다는데

이곳은 눈 한 조각도 날아들지 않는다. 하지만 눈이 내리지 않아도 좋다.

보송보송한 낙엽을 밟는 감촉은 설레임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서로 뒤엉킨 낙엽들이 반짝반짝 빛을 낸다.

아무렇게나 드러누운것 같은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속에는 포옹의 질서가 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낙엽은 서로 엉킨 채 더 이상 날려가지 않는다.

오히려 쌓이고 쌓여서 등로를 가득 메울 뿐이다.

 

 

 

 

 ▲오늘 이러한 봉우리들을 하루종일 오르고 내려야 한다

 

 

 

 ▲자작나무 군락지

 

옛날에는 자작나무 껍질을 종이 대용으로 사용했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그림의 재료가 자작나무 껍질이며, 팔만대장경도

자작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니 귀한 나무가 아닌가 싶다.

 

 

 

▲삼각점이 있는 661봉

 

 

 

 ▲661봉을 내려서니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번갈아 이어진다.

 

 

 

 ▲10분여 내려서니 겨우 조망이 트인다.

주왕산 별바위와 왕거암이 시야에 들어온다. Z자 형태로 이어진 마루금이 신기하다.

 

 

 

'평산지기'님과 '무원마을'님의 리본이 보이고..

오늘은 '황악바람'님과 '임호빈'님의 리본도 많이 보여서 반가웠다.

 

 

 

▲청송 부남에서 영덕 옥계로 넘어가는 지방도인 <질고개>

 

 질고개에 내려서니 잔디가 깔린 제법 널다란 공터가 있다.

바람도 잠잠하고 햇살이 참으로 따스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피나무재에서 이곳까지

7km거리인데 2시간이 걸렸다. 너무 빨리 왔나 싶다. 이 속도로 진행한다면 4시전에 가사령에 도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에라 모르겠다.' 잔디위에 퍼질고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산불초소에서 바라본 동해방향

 

 

 

 ▲산불초소와 지나온 마루금

 

 

 

 솔밭사이로 길이 흐르고...??

 

 

 

 ▲욕심이 너무 많은..

 

 

 

  ▲북서쪽.. 골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이 매섭다

 

 

 

 ▲앙상한 나무들 사이로 내연산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삼각점이 있는 785봉

 

 

 

▲새것으로 교체된 낙동정맥 출석부

 

..........................

 

여기에 길이 있어 마루금을 걷노라

........................

 

천리길 함께하는 정맥꾼들이여!

몰운대에 손담그고 천의봉에 만세할 때

해뜨는 천의봉 몰운대의 일몰까지 즐거이 이 시간을

아름답게 엮으면서 산에서 산에서

웃음으로 꽃 피우리.

 

2009.11.26.  '산그림자'

 

 

 

 

▲청송 부남과 포항 청하를 이어주는 68번 지방도인 <통점재>

 

 

 

좌측 바로 아래 오목한 가사령을 지나면 정맥 마루금은 우로 꺾이며 휘어서 간다.

사진 상 우측 잘린 봉우리가 팔공기맥 분기점이다.

 

 

 

▲팔공기맥, 보현기맥 분기점인 744(733)봉으로 정맥은 좌측길이다.

 

 

 

▲오늘의 종착지  69번 지방도인 <가사령>

 

 

 

▲질고개-가사령 산행지도 /  출처 : 사람과 산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ㅡ 끝 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