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정맥/낙동정맥(완)

별바위에는 별이 있을까? 낙동정맥11구간(피나무재-왕거암-절골

산사랑방 2009. 11. 2. 20:25

 

 

별바위에는 별이 있을까? 낙동정맥11구간(피나무재-왕거암-절골)  



2009.  11.  01. (일) 8~12 구름  


꼭지와 둘이서 


일출 06:48 / 일몰 17:29 / 음력 9.15

 

 

 
▲별바위에서 바라본 주산지

 

 

 

▲갓바위봉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갓바위 기암과 동해방향  




▣ 구간별 산행기록


08:15 피나무재   -산행시작- 

09:10 650봉 

10:00-10:25 별바위에서 알바 

10:33-10:45 별바위봉(745봉) 

12:15-12:45 돌탑안부

13:12 헬기장(798봉)

13:45 갓바위 전망대

13:50 제단바위 

14:38 왕거암 갈림길

14:45 왕거암 

15:20-15:25 가메봉

16:15 대문다리

17:30 절골탐방안내소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 19.4 km / 9시간 15분 (휴식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11 km  / 정맥누적거리 178.8 km

                             절골→8.4←왕거암3거리→1.8←대관령→6.0←별바위→3.2←피나무재 = 19.4km

▣ 총 누적거리 : 202.2 km (접근거리 : 절골-가메봉-왕거암갈림길=8.4km)

▣ 알바주의구간 북진시 별바위구간

▣ 교      통 : 자가운전 (대구칠곡I.C-의성I.C-청송-절골 = 135 km / 약 2시간)

      차량회수 : 절골주차장-피나무재 10,000원 / 부남(이전)택시 017-526-7171. 054-874-7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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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주산지

 

지난번 구간에서는 왕거암에서 큰골-대전사로 하산했으나

오늘은 피나무재에서 북진을 택하여 왕거암-절골로 코스를 정하고 5시쯤 집을 나선다.

낙동정맥 주왕산을 지나면서 절골과 주산지를 빼먹는다면 예의가 아닐 것 같고

이러한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주왕산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것인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기 앞서 아침안개가 하얗게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풍경을 꿈꾸며 주산지로 향한다. 임시 주차장까지 이미 관광버스와 차들로 빼곡하다.

과연 주산지의 명성이 대단하구나 싶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한번도 주산지에

가보지 못했으니 남들 다 갈때 나는 뭐했나 싶다.

 

 

 

▲주산지 가는 길

 

 

 

 

 

 

그래서 잔득 기대를 안고 임도따라 오르니 산사면의 단풍이 참 곱다.

그 가을빛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들뜬다. 비움이 아니라면 가을이 이토록 아름답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을 비우고 버릴 줄 안다는 것이야말로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지 싶다.

 

주산지에 올라서니 기대했던 물안개는 보이지 않는다.

일교차가 심할 때 물안개가 피어오르지만 그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왕버들은 대부분 고사상태로 죽어가고 있고, 죽어서 밑둥치만 들어낸 나무들도 있다.

산객들은 그 죽어가는 왕버들을 바라보며 애달파 한다. 

 

다행인 것은 내년 3월부터 수중 왕버들 보호를 위한 대대적인

공사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분간 주산지의 아름다운 풍광은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주산지 계곡 끝으로 눈길을 돌리니 톱날처럼 날카롭고 우람한 암봉이 솟아있다.

 

 

 

▲주산지에서 바라본 별바위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는 봉우리, 바로 '별바위'다. 

별바위가 어서오라며 유혹의 눈짓을 한다. 낙동최고의 전망대로 일컫는 저 별바위에서

오늘 우리는 귀중한(?)알바를 경험하게 된다. 한참동안 그 바위를 바라본다. 

별바위에 오르면 별이 있을까?

 

 

 

반갑고도 미운 피나무재 (08:15)

 

자동차는 날머리인 절골 탐방안내소 앞 주차장에 세워두고

택시를 타고 피나무재에 내리니 '출입금지'표지판이 우리를 반긴다.

어서 오라는건지 오지 말라는건지.. 어쨋든 '출금"은 반갑고도 미운 존재다. 여기서부터

마루금은 국립공원구역이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얼른 산문으로 든다.

 

산속은 늘 포근하다. 우리가 빨치산도 아닌데..

밤새내린 비로 낙엽이 젖어 촉촉하여 걷기는 좋으나 등로를 덮고있어서

어디가 길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피나무재

 

 

 

▲낙엽이 덮혀 어디가 길인지 구분이 쉽지않고..

 

 

 

▲550봉을 오르며 뒤돌아본 다음에 이어갈 마루금

 

 

 

 

오전까지 비가내린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비는 그친상태, 흐리지만

가끔 햇살이 비친다. 낙엽에 물기가 많아서 등산화가 젖기 시작한다. 지난주에는 능선에도

단풍이 참 고왔는데 대부분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다. 가을인가 했는데 

벌써 겨울이 다가선 느낌이다.

 

550봉을 오르며 암반에서 뒤를 돌아본다.

다음에 이어가야할 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달려간다.

550봉의 미끄러운 낙엽길을 조심조심 내려와 안부를 지나니 다시 오름길로 이어진다.

오늘도 결코 만만한 구간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꼭지의

컨디션이 좋아보여 안심이 된다.

 

 

 

▲650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별바위

 

 

 

▲영덕 방향으로 첩첩히 이어지는 산들 

 

650봉 우측으로도 조망이 트인다.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서니

가야할 별바위가 어서오라며 손짓한다. 가야할 능선이 부드럽다. 영덕방향의 산들은

너울을 이루며 춤을 춘다. 동해바다에서 파도가 산능을 타고 첩첩이 밀려드는 느낌이다.

저 어딘가에 영덕 팔각산도 있을 것이지만 어딘지 알 수가 없다. 

 

 

 

별바위와 알바

 

밟으면 서걱대는 부드러운 낙엽길..

단풍이 매달린 나뭇가지사이로 햇살이 비쳐들고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휑한 숲속을 뚫고 가지에 매달리던 바람은 부서져 소리를 지른다. 비가 내릴 것

같은 느낌이다. 별바위 암봉앞에 다다르니 또 길이 희미하다. 리본도 없다.

 

 

 

 ▲길은 어디에?

 

어디로 가야할까? 암봉 우측? 좌측?

꼭지가  좌측으로 길이 있다고 한다. 희미한 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너덜길이 나타나고 길은 사라진다. 예전에 영남알프스 영취산 너덜길에서

죽을 고생을 한 때문인지 너덜겅만 나타나면 주눅이 든다. 

 

여기저기 헤집고 다녀도 길은 오리무중이다. 

정상부를 바로 치고 오르려해도 급경사라 위험해 보인다. 너덜겅에서 바라보는

주산지의 조망이 일품이지만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온다. 알바중에도

날씨가 어떻든 조망은 즐긴다. 그게 산꾼이다.

 

 

 

▲너덜겅에서 바라본 주산지

 

 

 

▲꼭지는 알바 중.. 

 

 

너덜겅은 경사가 심해 조금만 밟아도 돌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꼭지에게 조심하라 당부하고 생각을 한다. 어디쯤에서 길이 잘못되었을까?

남진때는 별바위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 우측으로

우회했어야 했는지 여러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너덜을 빠져나오니 낙엽위로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지능선에 올라선다.

리본이 2개 걸려있으나 정맥 리본은 아닌 것 같다. 우측에는 별바위의 톱날같은 날등이

떡 버티고 섰고, 좌측으로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어디가 마루금인지

구분하기가 쉽지않다. 마루금을 찾아야 하는데..

 

 

 

▲별바위에서 절골로 내려서는 능선, 이쪽으로 가면 또 알바 할 것 같고..

 

 

 

▲ 암봉 너머로 이어지는 저 능선이 낮지만 정맥마루금 같다 

 

날등을 오르려니 꼭지가 문제다. 로프없이는 꼭지가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좌측으로 보이는 능선따라 조망이 트이는 곳까지 진행을 한다. 가야할 능선을 가늠해보니

아무래도 마루금이 아닌 것 같다. 계속가면 절골과 신술골로 빠질 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 백하여 제자리로 돌아온다.

 

꼭지는 지도와 나침판으로 길을 찾아보라 하지만 그것 또한 쉽지가 않다.

책상에 앉아 들여다볼 때는 이해가 되는데 막상 현장에서 맞닥뜨리면 쉽지 않는 것이

독도가 아닌가 싶다. 우려하던 비는 부슬부슬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한다.

계곡의 지류를 보니 별바위정상에서 북쪽으로 낮게 이어지는 능선이 정맥 마루금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하든지 별바위 위로 올라야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너덜길로 다시 백하여 원점에서

길을 다시 찾아야 하지만 그것은 최후의 선택이다. 일단, 꼭지를 아래에서

기다리라 하고 날등을 치고 오른다. 로프가 없어서 힘들것 같았는데 모서리의 

돌부리를 잡고 기어오르니 그런대로 오를만 하다.

 

 

 

 ▲정상을 향해 별바위 날등을 넘어오는 꼭지

 

 

 

아! 별이다 (별바위 10:35)

 

몇 개의 톱날같은 날등을 넘어서니 낙엽길이 나타난다.

희미한 낙엽길이 끝나는 지점 우측 암봉에 올라서니 나뭇가지에 별(?)이 매달려있고

아래는 삼각점이 박혀있다. '아! 별이다. 여기가 정상?' 기뻐서 혼자 중얼거린다.

 

 그때서야 양쪽으로 리본이 걸려있는 정상 등로가 보인다. 

길을 찾은 것이다. 남진할 때는 헷갈리지 않겠는데 북진할 때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낭을 내려놓고 꼭지가 기다리는 곳으로 다시 내려가 꼭지의 손을

잡아당기며 날등에 올라선다한눈에 들어오는 주산지의 풍경은 산사면의 단풍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같다. 아침에 주산지에서 바라보았던 그 별바위에 우리가 앉아 있다고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하염없이 주산지를 내려다본다.

 

알바는 힘들지만 산꾼에게 있어서 스승과 같다.

우리는 알바를 통해서 자연으로부터 산을 배우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바도 소중하고 귀한 산행의 일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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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별이다. 별바위 정상에 걸려있는 별?

 

 

 

▲별바위에서 내려다본 주산지

 

 

 

 ▲지나온 마루금

 

 

 

▲영덕방향  

 

 

 

▲뒤돌아본 별바위

 

별바위를 내려서니 두 분의 산님이 올라오면서 인사를 건넨다.

우설령에서 출발하셨다는 분들이다. 곧이어 여러명의 산님들이 우루루 지나간다.

보통때 같으면 하루종일 걸어도 산님 한 분 만나기 힘든데 역시 국립공원은 다르구나 싶다.

마루금은 주산지와 절골을 중심으로 원형을 그린다. 고도는 500~600m를 유지한 채

798봉 아래 계곡 안부까지는 고만고만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돌길을 수놓는 철쭉나무의 단풍도 참 곱다

 

 

 

▲산너울을 이루며 다가서는 영덕의 산들..

 

 

 

 

 

▲가을빛이 아름다운 돌탑이 있는 안부

 

문인석이 세워진 봉분이 없는 묘지를 지나니 돌탑이 있는 계곡 안부다.

이곳에서 꼭지와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바람도 잔잔하고 단풍이 

너무 고와서 언제까지나 머물고 싶은 곳이다. 다음은 헬기장인 798봉..

 

가메봉에서 바라보았을 때 삿갓처럼 오똑하게 생긴 봉우리다.

798봉인 헬기장에는 시멘트포장이 되어있고 몇 개의 리본이 걸려있다.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다. 헬기장을 내려서면서 주위를 살핀다.

 

 

 

 ▲798봉(헬기장) 가는 길

 

 

 

 

 

  

 ▲갓바위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갓바위 기암

 

갓바위봉은 두리뭉실해서 놓칠 수 있다는 선답자들의

산행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마루금이 동쪽으로 향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시야가 환하게 트인다. 바로 갓바위 전망대다. 발 아래는 깍아지른 절벽이고

동쪽으로는 조망이 시원하다. 맑은 날은 동해바다도 보일 것 같다.

 

정상에는 부부산님이 쉬고 있다가 인사를 건네며 요쿠르트를 나누어 주신다.

고맙다며 인사를 드린다. 이디서 오셨느냐고 물으니 저아래 저수지에서 올라오셨다고 한다.

발아래에는 사진으로 많이 보았던 갓바위 기암이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신이 내린 계곡 '절골' (16:00-17:30)

 

 

갓바위봉을 내려와 제단바위를 지난다. 길은 아무표식 없는

대관령 안부를 올라서면 왕거암까지 가파른 경사다. 지난주만 해도 길이 뚜렸했는데

지금은 낙엽이 쌓여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전혀 발자국의 흔적이 없다.

가메봉갈림길에 도착하니 산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절골로 바로 하산하려다가

가메봉을 다녀오기로 한다. 지난주에 가메봉에서 원없이 조망을 즐겼지만 오늘은

지나온 길을 다시 한 번 뒤짚어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가메봉에서

 

 

 

▲왕거암 뒤쪽 두리뭉실한 봉우리가 갓바위봉, 우측은 헬기장인 798봉

 

 

 

▲하산할 절골방향의 지 능선

 

 

 

▲가메봉에서 바라본 절골과 그 너머 뾰족한 봉우리가 별바위봉

 

 

가메봉에서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봉우리로 느껴지지 않을만큼 밋밋한 갓바위봉과, 시루봉처럼

생긴 798봉(헬지장)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 뒤로는 박무속에서도 오똑하게

솟아오른 별바위 산능이 시야에 들어온다낙동을 하면서 소중한(?) 알바를 경험 했던 곳

주산지가 가슴에 안기는 시원한 조망, 별바위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메봉을 내려와 드디어 주왕산의 비경이 숨겨진 절골로 걸음을 옮긴다.

처음에는 능선을 따라 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더니 지 계곡에 다다르니 숨은 비경이 펼쳐진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지만 계곡이 부드러우면서 아기자기하여

마치 여인의 치마폭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가메봉3거리에서 절골 하산길

 

 

 

 

 

 

 

 

 

 

 

 

 

▲<대문다리>

 

 

 

 ▲주왕의 비경을 간직한 절골 중의 절골

 

 

 

 

 

 

 

 

 

 

 

 

 

 

 

▲절골을 나서니 해는 저물고..

 

주왕산의 이미지는 참 다양하다 싶을 정도로 계곡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비경의 연속이다. 신의 손길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을 것 같은 절골.. 

계곡 중간 쯤 내려서니 돌로 쌓은 축대가 보이고 계곡은 더욱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예전에는 사람이 살았던 곳으로 짐작되는데 원래 이곳에는 절터가 있었다고 한다.

 

'절골'의 유래는 골짜기에 절터가 있어서 절골로 불리게 되었다니 이해가 된다.

축대 위쪽은 집터의 흔적으로 보인다. 만약 절터라면 주춧돌이나 석탑이 남아 있아야 할텐데 

그러한 것은 보이지 않으니 주왕은 모두가 전설인 셈이다.

절골을 나서니 벌써 해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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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무재-왕거암-절골 산행경로  /  출처 : 사람과 산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보입니다)

 

 

ㅡ 끝 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