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추억의 산행기

금정산 종주(다방봉-파리봉) 전설로 전해지던 금샘을 찾아..

산사랑방 2009. 1. 28. 10:45

                                  

                        전설로 전해지던 금샘을 찾아.. 금정산 종주(다방봉-파리봉)


 


 

◑금정산의 내력

 

한반도에서 햇살이 가장 먼저 비치는 금정산(金井山)은 금빛 나는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와 금빛 우물(金井),즉 금샘에서 놀았다고 해서 유래되었으며

주봉은 고당봉(801.5m) 이다.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항상 흘러내리고 화강암의 기암절벽이 절묘한

산세를 일구어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를 펼쳐 놓은 듯한 부산의 진산이다.

부산의 역사와 그 뿌리를 함께 하여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고 있으며

항구도시 부산을 병풍처럼 감싸 안고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금정산(金井山)은 북으로는 행정구역상 양산시 동면에 이어지고, 동으로는 부산의 금정구,

남으로는 동래구, 서로는 북구와 접하여 있는 부산이 자랑하는 명산이다.

금정산은 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치닫는 태백산맥의 남쪽 끝에 솟은 산으로


그 주봉인 고당봉(801.5m), 장군봉(727m), 계명봉(605m), 상계봉(638m), 원효봉(687m),

의상봉(620m), 파리봉, 미륵봉, 대륙봉 등 600m 내외의 봉우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으로는 낙동강과 수영강의 분수계를 이루고 있으며, 낙동강 지류인 화명천을 바라보고

 『ㄷ』자형을 하고 있다.

                                            -부산시 금정구청 홈에서 발췌-

 


 

산행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꺼림직 하지만 이미 계획된 종주이니 어쩔 수가 없다.

기상청의 예보가 거짓이 되길.. 요행을 바라면서 산행준비를 한다.

지난주 백운산종주는 비가 많이 내리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는데

그 아쉬움이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꼭지와 순천까지 가서 헛걸음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보고싶었던 지인들을 만나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었다. 


오늘 가고자 하는 금정산에 대해서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참고해보니

범어사,고당봉,금샘,상계봉,파리봉(파류봉),그리고 4대문은 꼭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산 다방리에서 출발하면 범어사와 서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답사할 수가 있다.

그래서 차량회수가 용이한 화명동으로 하산코스를 잡고 다방봉에서 파리봉까지 종주하기로 마음을 정한다.


 

양산 다방리 대정그린파크 들머리 찾기


경부고속도로 남양산 I.C를 빠져나와 양산방향으로

굴다리 밑으로 직진하니 우측으로 산 밑에 극동아파트가 보인다.

극동아파트정문을 지나 역시 우측으로 감아 돌면 3거리가 나오는데 고속도로 밑으로

직진하면 다방3거리이고 우회전하면 멀리 산 밑에 대정아파트 오르는 길이다.

 

 

 

 

▲산밑에 있는 대정아파트우측으로 산행들머리 

 

 


▲초입 이정표


이른 새벽이라 주차공간이 없어 아파트안에 주차하고 우측 아파트담을 끼고 오르니

대나무 숲 사이로 금정산 11km라는 이정표가 반갑게 맞아준다. 하지만 금정산까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조금 올라서니 두 갈래 갈림길이고 아침운동 나온 주민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주민에게 물었더니 직진하면 약간 힘은 들지만

첫 봉오리로 올라설 수 있고 우측 길은 첫 봉우리를 우회해서 가는 좀 편안한 길이라 한다.

어디로 가든지 장군봉으로 갈 수 있다 하여 철탑을 끼고 바로 오른다.


하늘을 찌를 듯한 잣나무 숲 속으로 가파른 길을 20여분 치고 오르니 전망이 좋은 봉우리가 객을 맞이하는데

정상은 묘지가 차지하고 있다. 봉우리를 내려서니 고만고만한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등로에는 솔잎이 소복이 쌓여 발걸음을 부드럽게 한다. 활짝 피었으리라 예상했던 진달래는 

아직 꽃봉오리를 터뜨리지 못하고 있지만 생강나무가 노란 꽃잎을 바람에 하늘거리며 봄이 왔음을 일러준다. 
 

 

두 얼굴을 가진 금정산


북쪽은 여성스러움을 간직한 부드러운 육산이고 남쪽은 기암괴석의 바위산으로

남성미가 물신 풍긴다는데 이곳 북쪽은 부드러운 육산이면서도 여기저기 적당한 암봉위로 조망이 좋아

종주산행의 감동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뒤를 돌아보면 양산시가지와 우측으로는 낙동강이

시원한 조망을 선사하니 종주코스로서는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쪽방향 양산시가지 조망

 

 


▲우측 서쪽으로 낙동강과 화명천방향


임도를 가로질러 20여분 경사면을 오르니 암벽이 시원하게 생긴 다방봉이다.

정상석은 없지만 사진으로 보아온 터라 여기가 다방봉이라는 짐작이 간다.

우려하던 비가 조금씩 내리긴 하지만 비 오는 날에 비하면 대체로 조망이 좋은 편이다.

 

 


▲다방봉


조망이 일품인 다방봉을 지나 장군봉을 내려서니

영남알프스 신불평원이 연상될 정도로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억새평원이다.


 

 

 

  

 


▲낙동정맥 갈림길인 억새평원에서 뒤돌아본 장군봉

 


영남알프스에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이곳 억새평원에서 금정산으로 향한다.

갈림길 안부에는 작은 돌탑이 있는데 좌측은 낙동정맥 영남알프스 방향이고 우측은 금정산으로 이어진다.

 

 


▲멀리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 이곳에서 1시간여 거리에 있다.

 

 


▲억새평원 아래에 있는 샘터



 

금정산과 범어사의 전설을 간직한 금샘


<금샘⇒동쪽으로 250m>

깎아지른 듯한 고당봉아래에 세워진 반가운 이정표이다.

이정표 따라 제일 먼저 찾은 것이 비슷하게 생긴 작은금샘인데 진짜 금샘은 오리무중..

 

 

 

▲비슷하게 생긴 작은 금샘.  이것은 가짜~^^*

 

미로같은 등산로와 여기저기 암봉이 가로막고 있어서 금샘이 어디있는지 알 수가 없다.

비에 젖어 미끄러운 봉우리를 죄다 다 올라가 볼 수도 없고하여 주위를 살펴보니

남쪽의 암봉군이 더 큰 것 같아 걸음을 옮긴다. 예감이 적중했는지 어디서 본 듯한 석문이 있고

석문을 지나니 한 가닥의 로프가 보이고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암봉에 올라서니 사진을 꼭 닮은 샘이 보인다.


드디어 금샘을 찾았다.

범어사와 금정산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금샘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일정한 량을 유지하며

해발 600m에 위치하고 있는 높이10m,둘레7m의 화강암바위 정수리자리에 있다.

샘의 깊이는 20cm, 둘레는 3m 규모로 형성된 샘이다.

 

 

 

 

▲전설속의 진짜 금샘

 

 

옛날 범어사창건 사적기에는 범천으로부터 오색구름을 타고 온 금어(金魚)가

금샘에서 헤엄치며 놀았다고 하여 혹시나 싶어 찾아보아도 금빛물고기는 간곳없다.

금샘은 가까이서가 아니라 멀리서 쳐다봐야지 신비함을 더 느낄 수 있고 찬란한 금빛을 보려면

해 뜰 때와, 해 질 때 와야 하며 그때 보면 오색무지개 속에 금빛 물고기가 뛰노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금정산 고당봉


고당봉은 전체가 바위덩어리로 된 암봉이다.

빗물이 묻어 약간 미끄럽긴 해도 경사가 심하지 않아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

정상에 오르니 남북으로 이어진 산성과 동서남북 어느 곳이든 확 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고당봉아래 지나온 길

 

 


▲고당봉에서.. 멀리 우측봉우리가 금샘이 있는 암봉


멀리 억새평원이 하얀 운무에 덥혀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길게 뻗은 남북으로의 잘 다듬어놓은 산성은 흡사 황석산성을 연상케 한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어 정상석 뒤쪽으로 돌아가니 다음과 같은 詩가 새겨져 있다.


돌우물 금빛 고기 옛 전설 따라

금정산 산머리로 올라왔더니

눈앞이 아득하다 태평양 물결

큰 포부 가슴 속에 꿈틀거린다.


부산시민의 가슴속에 흐르는 기상을 느낄 수 있는 구절이다.

미끄러운 바윗길 조심조심 내려와 북문에 이르니 이제 막 간이매점이 개점준비를 하고 있다.

컵라면을 하나 시켜서 가져간 김밥을 먹으며 잠간 쉬어간다.


 


▲북문

 

 


▲뒤돌아본 고당봉


 

수석전시장 같은 기암괴석(부채바위와 나비바위)


월출산과 대둔산이 연상될 정도로 훤칠하게 잘생긴 기암들이 도처에 도열하고 있어

그야말로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모든 바위들이 저마다 독특한 이름이 있을 텐데

아는 것이 없으니 그저 감탄사를 연발하며 바라볼 뿐이다.


수원바위,시기바위,시조새바위

동자바위,부채바위,나비바위.....


이름을 알고 하나하나 음미해 본다면 더욱 운치가 있을 텐데

아름다운 기암의 암봉군은 잘 다듬어진 산성 성곽과 어울려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억지로라도 꼭지와 해병대를 데려와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따를 정도로

혼자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풍경들이다.


 


▲동문 가는 길


 

 

 


 


▲부채바위 기암들


 


 


▲우측의 나비바위와 릿지 바위


 


▲동문


 


▲자동차가 생생달리는 산성고개..


 

자동차가 생생달리는 산성고개를 지나 성곽 돌담 따라 10여분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펑퍼짐한 암봉이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데 바로 대륙봉이다.

좌측으로 부산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우측으로는 운무에 덮인 파리봉이 어서 오라며 손짓한다.

종주 중 가장 감동이 깊었던 수도산-가야산 능선은 1000m가 넘는 고봉의 山群들이 꿈틀대며

가야산을 향해 포효하며 요동치는 형상인 반면에 오늘의 금정산코스는 비록 600m급으로 그 높이는 낮지만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할 비경의 연속과 17km에 이르는 山城따라 걸음내내 확트인 조망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남문


금강공원 케이블카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성곽 따라 내려서니 남문이다.

참외 한 개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성문으로 오고가는 산객들의 발걸음을 보니

경쾌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서로들 어울려 웃음짓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아서

나만 혼자 외톨이가 된 기분이라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상계봉의 기암들..


남문을 지나 10분여 헉헉대며 올랐을까 전망이 탁 트이는 암봉

그 위에는 <망미봉>이라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젊은 한분이 그 아래에 앉아 카메라를 들이대어도 전혀 미동도 않는다.


망미봉에서의 조망 또한 일품이라 여기서 바라보는 상계봉은

좌측 만덕동으로 그 꼬리를 슬어 내리고 멀리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형상이고

닭의 벼슬 같은 주삣주삣한 암봉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도열하고 있어

그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아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상계봉 

             

 


▲상계봉의 닭 벼슬같은 기암

 

 


▲중간에 보이는 바위가 남근석(?)



하늘을 지붕삼고 있는 제1망루를 지나 오늘의 종착지 파리봉(파류봉)에 도착한다.

갑자기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의 강풍과 진눈개비가 몰아치지만

그 시원한 조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침햇살에 영롱한 수정처럼 빛난다는 파리봉(파류봉)


우리말 사전에는 파리가 유리·수정(水晶)이라는 뜻도 있으며, 불교에서 이르는

七寶의 하나라고 되어 있다. 파리봉은 불교의 칠보 중의 하나인 수정이다.

산정의 바위는 기암괴석이 수정같이 생겨 아침 햇살을 받으면

영롱한 유리알처럼 빛나는 기적을 이룬다.


수정처럼 빛나는 산정의 바위 생김새가 코끼리가 낙동강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산봉우리를 佛名으로 파리봉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 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사는 산성마을 사람들도 그 이름을 거의 모두

“파리봉”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수영님 산행기에서 발췌-



이곳이야말로 오늘의 대미를 장식하는 금정산 전체가 조망되는 곳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풍, 금정산의 바람은 이곳으로 모두 집결하나 보다.

U자형의 마지막 산문을 지키고 있는 파리봉의 위용에 넋을 빼앗긴다.

 

 

 

 


▲파리봉(파류봉) 



고당봉에서 산성 따라 3대문을 이어져 온 금정산의 정기가

파리봉 높은 벼랑 끝에서 멈추어서 하늘을 향해 움츠리고 있는 듯 하다.

암봉을 넘어야지 화명동으로 하산길이 있는 줄 알고 로프를 타고

위험천만한 암벽을 내려간다.

 

 

 

 


▲파리봉의 기암들

 


협곡을 지나니 노란 생강나무가 피어있고 옆으로 외줄 로프가 매달려 있다.

갑자기 이 길을 지나가신 이수영님부부가 생각난다.

저 길을 어떻게 지나갔을꼬. 생각하니 이미 그분들의 내공은 득도의 경지이리라

꼭지는 언제 쯤 그러한 내공을 쌓을지..


 

파리봉(파류봉)에서 화명동으로 하산길


3개의 로프구간을 지나 암봉을 내려섰으나 아뿔싸! 이곳은 하명동 하산길이 아닌

공해마을 하산길이다. “에고 이 고생을~” 혼자 투덜대며 다시 백하여 정상에 오르니

화명동방향으로 급경사아래 작은 로프가 한 가닥 매달려 있는 것이 보인다.


 


▲파리봉에서 화명동 하산길(중간 능선으로 내려가다 좌측 계곡으로 붙는다.) 

 

 


▲멀리 지나온 고당봉을 마주하며.. 주인 잘못만나 죽을 고생하는 배낭과 스틱을 위해 한 컷..

 

 


▲화명동 하산길.. 

 


미로 같은 하산 길을 내려오다 큰 묘지 아래 전망바위에서 배낭을 내려놓는다.

하늘아래 선명한 고당봉을 바라보며 주인 잘못만나 죽을 고생하는

애처로운 배낭과 스틱이 오늘은 모델이 된다.

진달래가 활짝 피어서 반겨주는 하산길.. 임도를 지나 체육공원을 내려서니 우측으로 화명정수장이 보인다.

제대로 길을 찾아 내려온 것이다.

정수장에서 15분 걸어 35번국도 화명동버스정류장에서 10분마다 있다는 양산행 버스를 기다리며

산행호감도 만점인 부산의 아름다운 금강산.. 오늘의 금정산 종주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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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 : 2005.04.03(일)흐리고 비 약간

산행자 : 산사랑방 홀로

교   통 : 자가운전(대구~남양산I.C~다방리 145km / 1시간 40분 소요)

차량회수 : 화명동⇒양산 다방리 10분간격 시내버스이용(요금1,000원)


구간별 산행시간

05:50 다방리 대정그린파크 아파트 우측 산행시작

06:50 다방봉(암봉)

07:10 은동굴 갈림길

07:40 장군봉

07:50 억새군락지로 낙동정맥 갈림길

07:55 샘터

08:20 가산리 마애여래입상

08:35 범어사(2.5km) 갈림길

08:50 금샘

09:10 고당봉(금정산 정상)

09:30-09:50 북문(샘터 및 간이음식점)

10:30 부채바위

10:40 나비바위

11:20 동문(간이 음식점)

11:30 산성고개(차량이 생생 달림)

12:10-12:20 남문(간이 음식점)

13:05 상계봉

13:15 제1망루

13:40-13:50 파리봉(파류봉)

15:15 화명동(35번국도 하산완료)


총 산행시간 및 거리 : 9시간 25분(약 24km)

          다방리→11km?←고당봉→5km←동문→3.2km←남문→1.3km←상계봉

          상계봉→1.0km←파리봉→2.5km?←화명동


- 끝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