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신선도 아닌데 구름 속을 걷다 (한계령 - 소청)

산사랑방 2014. 10. 8. 17:04

 

 

설악산 (한계령 - 중청 - 소청산장 1박)

 

2014. 10. 04. ~ 10. 05.

 

 

아들까지 동원하여 어렵게 어렵게 소청산장예약에 성공하여 금요일

 저녁 속초행 심야버스를 타기위해 집을 나섰다.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하여 표를 끊고 기다리고 있는데 꼭지 왈 "당신 신발 밑창 떨어졌네"

"그게 무슨 소리??"

 

신발을 내려다보니 아니라 다를까 뒷창이 덜렁거리며 겨우 붙어있다.

어찌 이런 황당한 일이.. ㅠ ㅠ, 비록 등산화는 낡을대로 낡았지만 백두대간

멀고 먼 정맥길을 함께하며 생사를 같이 해 준 등산화가 아니던가...

 

그렇다고 밑창빠진 등산화를 신고 산행 할 수는 없는 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행 중에 떨어졌으면 어찌했겠나 싶었다.

집에 다른 등산화가 하나 있긴 하지만 30분 후면 버스는 출발하는데 어쩐다?

아들에게 빨리 등산화를 가져오게 했으나 5분 늦어 막차는 떠나고 말았다.

 

"막차 놓친 기분... 혹시 아시나요?"

저는 이번에 계속 경험하게 되네요. 막차~~!!

 

 

집으로 돌아가자니 아들이 산장 예약을 얼마나 어렵게 했는데 집에 가냐며

한계령까지 태워주겠다고 한다. 아들 덕분에 이렇게 설악 산행은 시작되었지만

한계령에 도착하니 새벽 3시, 가는 날이 장날인가 안개 속으로 비까지 내린다.

 

신발에 이어 오늘은 날씨까지도 투정을 부린다.

 

기온은 영상 3도, 추워서 몸이 떨린다. 휴게소에서 오뎅 한 그릇 비우고

산문에 들었지만 설악은 하루종일 문을 닫았고 우리는 구름 속을 걸었다.

 

신선도 아닌데...

 

 

 

 

 

귀때기청 갈림길에 올라서니 잠시 시야가 트인긴 했지만 이내 사라지고

 

 

 

우의 입기도 어중간하여 배낭카바만 쉬우고 걷는다. 주능선의 단풍이 곱다.

 

 

 

 

 

 

 

 

 

 

 

 

 

끝청~~! 조망이 참 좋은 곳인데 오늘은 시계 제로네

 

 

 

 

 

 

 

 

 

소청산장에 도착하니 11:30, 시간은 남아 도는데 안개 빗속이라 갈 때가 없다.

추워서 산장에 들어가려해도 4시 전에는 들어갈 수 없단다. 대피소가 대피소 기능도

못하네~~~ 투덜거리며 꼭지와 오후 4시까지 발발떨고 시간을 떼웠다.

 

설악에서 처음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일몰을 기대했지만 비가 와서

일몰도 물 건너가고... "뭐가 제대로 되는 게 없네." 

 

"에라 잠이나 자자." 며 꼭지를 위로했다. 4시쯤 저녁 해먹고 5시에 취침...

 새벽 4시까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하늘에 별도 보이고 속초시내의 야경도

시야에 들어온다. 오늘은 날씨가 좋을려나 싶어 얼른 햇반 데워 아침 먹고

 

일출을 위해 대청으로 고~~~

 

 

 

 

 대청을 에워싸고 있는 저 구름이 원망스럽다.

 

 

 

 

 

그래도 꼭지를 위해 인증샷은 날려야지...

 

 

 

 

 

가리봉 방향으로 뭔가 좀 보여줄 듯 말 듯...

 

 

 

 

계속 애만 태운다.

 

 

 

 

 

운무 속의 대청봉...  오늘 일출은 허탕이 되었다.

 

 

 

 

 

그나마 중청은 흰 모자를 벗으며 예의를 갖춰준다.

 

 

 

 

 

하산할 때까지 계속 운무 속인가 했는데...

 

 

 

 

소청을 내려서자 거짓말처럼 운무는 사라지고 시야가 트인다. 이래서 인간은

자신의 한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나약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하여간 설악의 변덕스런 날씨는 알다가도 모를 일...

 

 

 

 

 

양폭대피소에 내려설 때까지 곱게 물든 단풍사이로 설악의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진작 좀 보여주지..."

 

 

 

 

 

공룡능선도 시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