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첫째 날
거림 - 세석산장 - 칠선봉 - 촛대봉
2014. 7. 12.
지리산에서 산장 예약을 하지 않고는 느긋하게 시간을 즐기며 여유로운
산행을 하기란 쉽지않다. 대부분 종주산행을 하기때문에 시간에 쫓기고 체력이
떨어져 주위 경치를 제대로 감상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지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어찌하다보니 운좋게 세석산장 예약이 성공?하여 꼭지와 길을 나섰다.
첫날은 세석에서 일몰을 감상한 후, 다음 날 천왕봉에서 일출을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름다운 연하봉 구간을 야간산행으로 밀어붙이기에는 너무 의미없는 것 같아 싫었다.
촛대봉에서 일출을 보고 연하봉구간을 지나기로 했다. 새벽 안개 숲을 헤치고
마법처럼 깨어나는 연하봉 능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세상사
꼭 마음대로 되는 일이 있었던가 싶다. 내일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와 잔뜩 흐린
날씨 때문에 촛대봉 일몰부터 물건너 가고 말았으니...
어쨋든 첫날은 칠선봉을 왕복하는 것으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지리산에 수없이 갔지만 오늘처럼 한가한 날은 없었던 것 같다.
무거운 배낭은 산장에 던져두고 가벼운 걸음으로...
비비추는 꽃봉오리만 봐도 이쁘네...
칠선봉 돌틈을 비집고 곱게 핀 돌양지꽃이 노란 물결을 이룬다
칠선봉 사면의 돌양지꽃
지리산! 7월에 피는 꽃 '꿩의 다리'
7월에 피는 꽃 '노루오줌 1'
'노루오줌 2'
다시 산장으로 돌아와 때이른 저녁을 먹고 촛대봉에서 일몰을 보기로 했다.
이국적인 풍경의 세석산장
'세석산장'은 지리산에서 가장 이용하기 편리한 산장이 아닌가 싶다.
취사장도 넓고, 장터목은 취사장을 새로 신축하긴 했지만 입석이라 불편은
여전하다. 샘터와 계곡이 가까워서 씻기도 좋고, 내부 공간도 넓어서 좋다.
요즘은 국립공원 예약하기가 힘들다. 여름 성수기때는 예약 추점제로 운영되고
산장 예약자가 아니면 오후 2시 이후에는 어디서든 산행을 할 수가 없단다. 정말 2시
가 되자 길목마다 공단직원들이 지키고 서서 예약 체크를 하고 단속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끌벅적하던 예전과 달리 지리산은 한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구상나무도 세 종류가 있네. 분비나무와 구상나무를 분간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이 사진은 다음 날 제석봉에서 찍은 것인데 위에서 설명하는 '붉은구상나무'를 닮았다.
내일 걸어야할 능선을 바라보니 천왕봉까지 온통 히뿌연 박무 속에 잠겼다.
촛대봉 돌양지꽃
너무 흐린 날씨때문에 촛대봉 일몰을 포기하고
돌양지꽃으로 위안을 삼으며 산장으로 돌아가 내일을 기약하기로 했다.
그런데 저녁 8시가 넘어서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기상청 일기예보가
오보가 되길 바랐는데 딱 들어맞고 마네... 밤새 잠자리가 뒤척거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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