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하는 즐거움' 상왕봉-만물상능선-백운동
2013. 5. 18. (06:30 ~ 09:00) / 산사랑방
가야산은 나 혼자에게만 이 모든 풍경을 허락했다. 하산 길 서성재에서
단 한 분의 산님을 만났을 뿐... 그러나 난 아무런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다.
빈 손으로 왔다가 너무나 많은 것을 가슴 속에 담고 가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너! 안가?" 쫑알대는 새 한 마리가 상념에 잠긴 나에게 일갈을 가한다. 흐미~~^^*
새 소리에 쫓겨 하산을 서두른다. 뒤돌아보는 풍경은
늘 아쉬움을 자아내기 마련, 이제는 지고 말 털진달래의 모습이 서럽다.
오래오래 담아두고 싶다. 그러다 가슴에 쌓이면 작은 산이되어 다시 솟을까...
저 만물상 능선으로 하산하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오르내림이
심해 무릎이 약한 분들은 조심해야 하지만 주변 기암들이 펼치는 그림같은
풍광에 취하다보면 무릎의 통증은 물론, 세상사 모든 상념도 잊혀진다.
상아덤에 올라서니 천의 얼굴 만물상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젊잖고 소박한 미를 간직한 물푸레나무꽃,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다.
뒤돌아본 가야산
비경의 연속...
예상대로 능선의 철쭉은 만개한 것 같다.
자라도 목을 길게 빼고
취한듯 바라보는 곳...
눈부시도록
황홀한
꽃의 행진이 있기에
만물상 하산 길은
더욱 즐거운 게지.
ㅡ END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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