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가야산

'구름 위의 산책' 가야산 운해

산사랑방 2013. 7. 22. 20:36

 

 

 

 

꼭지와 함께한 '구름 위의 산책'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는 가야산을 자주 찾는다. 가야산은 그때마다 늘 다른

모습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산정에서 운해를 만난다는 것은 꿈

속에서나 가능한 천상의 풍경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마법같은 풍경이 실제

우리 발아래에 펼쳐진 것이다. 마치 꿈결인 듯 몽롱한 의식 속으로 빠져들었다.

 

 

2013. 7. 20. (03:00~09:00)

 

백운동주차장-칠불봉-상왕봉-백운동 

 

 

 

 

10년 가까이 신발이 닳도록 가야산에 들락거렸으나 이러한 운해는 처음이었다.

 

 

 

꼭지는 운이 좋은 걸까. 가야산에 간다면 좀처럼 따라나서지 않던 꼭지가

이번에는 흔쾌히 따라나서겠다고 했다. 새벽 두 시에 집을 나섰다. 백운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세 시가 막 지나고 있었다. 

 

 

 

변덕이 심한 장마철이라 혹시나 비가 오지 않을까 하여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무수한 별들이 알알이 박힌 보석처럼 유난히도 반짝였다. 지리산 성삼재, 소백산

천문대에서 바라보는 너무나도 밝고 초롱초롱한, 손짓만 해도 우수수 떨어질 것

같은 그런 별빛이었다. 가야산에서는 드문 일이라 이게 무슨 조화인가 했다.

 

 

 

 

 

 

서성재에 올라서면 숲이 우거져 하늘이 겨우 보인다. 조망이 트이는 철계단

까지는 20여분 가파른 급경사를 치고 올라야 한다. 숨이 턱에서 멈춘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지만 산정에서 펼쳐질 풍경을 상상하면 힘듦도 잊혀진다.

오늘은 과연 어떤 풍경이 우리의 마음을 울릴까...

   

   

 

어느덧 조망이 트이는 철계단에 올라섰다. 뒤를 돌아보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구름이 발아래에 넘실대고 햇살은 밤새 참았던 눈부신 울음을 구름 위로 토해

낸다.

 

 

 

 

 

 

만물상너머 오도산, 황매산 방향으로는 실안개가 골골이 산등성이를

감싸며 더욱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칠불봉 아래로는 운해가 피아노 선율처럼 곱게 흐른다. 산들은

 섬처럼 떠오르며 하모니를 연출한다.

 

 

  

신선이 노니는 천상의 풍경이 이러할까...

 

 

 

아무 생각없이 얼떨결에 따라나섰던 꼭지 '이게 웬 횡재?'

 

 

 

 

 

 

 

 

 

 

 

 

칠불봉에 드러누운 황금빛의 바위채송화도 풍경에 취한 듯 고개를 내민다.

 

 

 

 

 

 

 

 

 

멀리 지리산까지 당겨주는 하늘빛의 고마움

 

 

 

 

 

 

구름 위의 산책...

 

 

 

 

 

 

 

 

 

 

 

 

수도지맥 능선따라 펼쳐지는 운해

 

 

 

 

 

 

하산 길...

 

 

   

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운해가 새벽보다 조금 옅어지긴 했으나 파스텔화 같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백운암지에 내려서니 듬직한 소나무옆에 말나리가 한 송이 꽃을 피웠다. 

세상에서 가장 환한 웃음으로 잘 가라며 인사를 건넨다.

 

 

 

ㅡ 끝 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