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봄날의 산책

폐사지보다 더 슬픈 폐사지 '영원사지'

산사랑방 2012. 5. 14. 21:41

 

 

 

 

 

 

폐사지보다 더 슬픈 폐사지 '밀양 영원사지'

 

2012. 5. 13.

 

 

 

폐사지에 가면 그래도 절터의 맛이 나야 하는데 영원사지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어버린다. 네비도 제대로 길을 몰라서

엉뚱한 곳으로 안내해주는가 하면 이정표도 눈에 띄지 않는 곳.

 

 

 

 

 

동네 주민에게 물어서 찾아간 곳은 절터라기보다는 대추나무밭

이었는데 여기저기 흩어진 석조유물을 모아놓은 유물전시장 같았다.

그런데 그곳에 부처님이 앉아 계셨다. 그것도 네 분이나 코도 없고, 입도

없고, 문드러져 얼굴형태조차도 분간하기 어려운 부처님이...

 

 

 

절터는 물론 석탑도 흔적조차 없고 와편만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이곳에 건물터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진정 폐사지보다 더 슬픈 폐사지가 아닌가 싶다.

 

 

 

 

 

 

 

<중대석과 하대석이 없는 보감국사의 부도탑>

 

보감국사는 일연의 제자였다고 전해진다. 이 부도는 원래 활성동

부도곡에 있었는데 1974년 11월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보감국사 묘응탑비>

 

통일신라시대의 8각원당형 부도의 양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작품으로

비신을 잃어버린 채 귀부와 이수만 남았다.

 

 

 

보감국사 혼구스님은 나이 열살 때 무위사의 천경선사에게 나아가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으며 구산 승과의 상상과를 수석으로 급제하였으나

이를 마다하고 청도 운문사에 머물고 있던 일연스님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구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삼국유사의 많은 부분에 대해 찬을 붙이거나

보충을 하였다고 한다.

 

보감국사는 1322년 10월 칠곡 송림사에서 열반송을 남기고 입적하였는데

 

"가시나무 숲에 태어나 험한 시대를 살아왔네. 오늘 가는 길 과연 어디인가?

흰 구름 끊긴 곳이 청산인데, 떠나는 사람 다시 그 청산 밖에 있네."

 

하긴, 사람이 산다는 자체가 가시밭길이 아닌가.

 

 

 

비록 깨지긴 했지만 광배의 아름다움에서 영원사의 옛 영화를 보는듯 하다.

 

 

 

여기저기 흩어진 와편을 보면 이곳에 건물터가 있었던 것은 분명해보인다.

 

 

 

영원사지 : 밀양시 활성2동 산5번지

 

 

 

영원사지를 뒤로하고 백송이 유명하다는 월연정을 찾았다.

 

월연정은 1525년(중종20)에 한림학사등을 지낸 월연 이태(1483~1536)

선생이 1519년에 일어난 기묘사화  후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 세운

정자로  전라도 담양의 소쇄원과 비교되기도 한다. 월연대를 비롯한

 

여러 건축물이 집합을 이루어 정자 단독으로 건립되는 조선시대 건축과는

다른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우측에는 월연대 영역을

좌측에는 쌍경당 영역을 두었는데 계곡사이로 다리를 놓아 두 영역을

 

통합하였다. 때문에 각 건물들이 모두 풍경이 뛰어나게 보이는데 이것은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었던 <월연정의 백송>

 

예전에는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었으나 지금은 보존가치가 없어져 해제된

백송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조선시대에 중국을 왕래하던 사신들이 가져다

심은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잎은 소나무인데 껍질은 플라타너스와 무늬가

비슷하여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월연대와 쌍경당을 연결시켜주는 소통의 다리

 

 

 

쌍경당은 '강물과 달이 함께 맑은'것이 마치 거울과 같다는 뜻으로

이곳의 뛰어난 풍경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ㅡ END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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