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팔공산

달콤한 휴식처 팔공산

산사랑방 2011. 8. 23. 19:41

 

 

달콤한 휴식처 팔공산

 

 

 

 

두 달여 지루한 장마속에 사흘이 멀다하고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면 자연은 생기를 찾지만

곡식은 제대로 영글지 못하고, 사람은 생체리듬이 깨져서 우울증에 빠진다. 대간할 때는 비가오면

우산쓰고 우의 입고 오만 방정을 떨면서도 산에 갔는데, 이제는 그만한 열정도 사그라지고...

 

그래도 마음만은 언제나 산에 두고 싶다.

 

 

 

 

이토록 아리따운 망태버섯을 본적이 있었던가. 행운이다.

 

역시 산속은 좋다. 망태버섯도 만나고 상쾌하고 맑은 공기, 졸졸졸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계류의 물소리는 더욱 좋다. 산은, 때로는 멈춘듯한 심장의 박동소리를

폭포보다 우렁차게 들리게 해주니 이보다 달콤한 휴식처가 또 있을까. 

 

 

 

 

 

 

 

꽃며느리밥풀이 입을 헤~~ 벌리며 하얀 밥풀 두 개를 내보인다.

 

아주 오랜 옛날, 식구들이 모두 굶고 있는데 밥솥의 밥을 몰래 퍼먹었다며

시어머니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고 주걱에 맞아 죽은 며느리가 피어난 꽃이란다. 

 

"어머님!  저요, 밥주걱에 붙은 밥풀 겨우 두 개 밖에 안 먹었어요." 하며

억울해 한다. 꽃며느리밥풀을 보니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선 것 같다.

 

 

 

선선한 바람에 몸을 내맡긴 돌양지는 흥겨움의 노란 꽃노래를 부르고

 

 

 

비로봉은 운무속으로 숨바꼭질을 하며 선경을 연출한다.

 

 

 

 

 

 

 

 

 

 

 

"나 이래뵈도 팔방미인여" 꼬끼요~~~~!!

 

낮은 야산이나 냇가에서 자라는 닭의장풀을 고도 1000m에 가까운 팔공산능선에서 만났다.

주로 닭장 옆에서 잘 자라며, 꽃잎의 모양새가 닭 벼슬을 닮았다하여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데 마치 여러마리의 닭이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현상 같다.

 

꽃이름만 들어도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늘은 시간도 잊은 채 하루종일 산속에 머물렀다.

 

 

2011. 8. 21. 꼭지와 둘이서

 

걸었던 길 : 수태골 - 서봉 - 톱날능선- 헬기장(127번) - 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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