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 않는 것이 없구나. 백두대간 19구간 (이화령-조령산-하늘재)
2008. 4. 13. (일) 흐림
산사랑방 홀로
일출 05: 55 / 일몰 18:57 / 음력 3.8
▲조령산에서 신선암봉 가는 길에 뒤돌아본 풍경
▣ 구간별 산행기록
06:45 이화령
07:50 조령샘
08:20 조령산
08:45 로프구간시작
08:50 이정표<절골50분/신선암봉40분>
09:30 신선암봉
09:32 이정표<절골1.20분/조령3관문2.50분>
09:40-10:00 계곡으로 알바20분
11:10 로프구간종료(낙엽길)
11:47 깃대봉갈림길 이정표<조령3관문20분>
11:51 깃대봉
12:10-12:30 조령3관문(조령샘)
13:08 마역봉(마패봉)
13:29 북암문<동화원35분,부봉1.30분>
14:35 동암문<동화원30분, 부봉30분>
14:50 부봉갈림길<부봉20분>
15:30 주흘산갈림길<하늘재1.30분>
16:20 탄항산(월항삼봉)
17:00 하늘재
총 산행시간 : 10시간15분 (18.36km) / 총 누적거리 : 384.25km
▣ 대간종주 거리 : 18.36km / 누적거리 350.25km (포항셀파 기준)
이화령→2.12←조령샘→0.75←조령산→5.10←깃대봉→1←조령3관문→0.91←마패봉→3.41
←동암문→1.50←주흘산갈림길→1.75←탄항산(월항삼봉)→1.82←하늘재
▣ 접근거리 : 없음
▣ 식수위치 : 조령산 아래(조령샘), 조령3관문(조령약수)
▣ 위험구간 : 조령산~신선암봉~923봉 로프구간 주의
▣ 교통 : 서대구I.C-가산I.C-상주(25번국도)-상주I.C-문경새재I.C-이화령 = 1시간40분 (132km)
▣ 차량회수 : 하늘재⇒이화령 / 연풍택시 30,000원-5,000원 ( 011-459-5206 )
산행개요 (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마패봉-하늘재)
작지만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험하다고 소문난 조령산의 로프구간을 꼭지(아내)가 우중에 어찌 넘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운무 속에 별 조망도 없을 테니
오늘은 나 혼자 가고 다음에 날씨 좋은 날 꼭지와 한 번 더 가기로 약속을 한다.
산행 중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이슬 같은 안개비가 내려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스러웠고, 운무가 짙게 깔려 조망이 되지 않아서 아쉬움이 따랐다.
하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은은하게 깔린 운무가 분위기를 돋우어 선경을 연출했고
풀잎과 움트는 새싹, 꽃송이에 맺힌 투명한 이슬방울 속에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의 습한 기운이 좋았고 그 신선함은 어릴 적 고향의 아련한 향수와 같았다.
묵언정진님이 로프가 42개라고 하여 지루함도 덜 겸 세어보기로 했으나
로프구간이 2시간 이상 이어지고 또한 숫자가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로프종류와 굵기도 다양했으나
매달린 구간도 천태만상이라 흥미진진했다. 그러나 대부분 보조역할을 하는 로프들이어서
생각보다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아 ‘꼭지와 함께 올 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조령산을 내려와 운무속으로 숨바꼭질하는 신선암봉의 모습은 선경이었고
이름에 어울리듯이 아름다웠다. 마치 신선이 되어 그곳으로 나르는 듯한 착각에 빠져
로프를 잡은 손을 놓아 떨어질 번했다. 어찌 보면 운무속의 풍경이야말로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없는 신비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움이란 그 대상이 지니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애정과 관심어린 눈으로 바라본다면 이 세상에 아름답지 않는 것은 없을 것이다.
산행 마지막에 지친 발걸음으로 산길을 걸을 때는 무아의 경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고통밖에는 느낄 수 없지만 그 고통도 아름답기에 우리는 대간을 이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것을 ‘대간병’이라며 아무렇지도 않는 듯 털어버린다.
▲조령산을 내려서며.. 가야할 신선암봉
▲길고 가늘고, 굵고 짧고.. 오만형태의 로프구간
▲뒤돌아본 신선암봉 방향
▲로프 매달아 준다고 소나무도 고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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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속의 고즈넉한 대간 길
06:45 이화령
이화월백(梨花月百)의 아름다운 고갯마루라 했는데 날은 훤히 밝아 있고
주차장 담벼락에는 배꽃(梨花)대신에 철늦은 개나리가 활짝 피어서 반기니 앞으론 개나리고개라 부르고 싶다.
승용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고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의 산님이 들머리로 향하고 있다.
혹시 방향이 같은 가 싶어 따라 붙기 위해 얼른 등산화 끈을 조이고 출발하니 이미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다.
‘햐~ 그분들 걸음도 빠르네~~’ 투덜대며 산불초소 옆을 통과하니 감시원이 출근전이라 무사통과~~^^*
산불초소를 지나면 들머리가 나오는데 직진하는 길과 능선으로 바로 붙는 길 두 갈래가 있다.
모두 헤어졌다가 20여분 뒤에는 다시 만나게 되지만 고지식한 나는 능선으로 바로 붙는다.
몸도 풀리기 전이라 급경사 오르막을 헉헉대며 오르니 죽을 맛이 이 맛인가 싶다.
괜히 초장부터 힘만 빼는구나. 다음에 꼭지와 올 때는 우회 길로 가야지..
20여분 치고 오르니 헬기장이다. 잠시 쉬었다 올라서니 또 헬기장, 또 헬기장..
여원재~봉화산 구간에서는 대간길 한 복판에 묘지들만 있던데.. 이곳은 묘지대신 헬기장 천지다.
묘지는 다 깔아뭉개 버렸나 보다.
▲이화령.. 저 안쪽이 들머리
▲산괴불주머니와 운무속의 편안한 등로
▲산사면을 곱게 물들이는 생강나무
안개가 자욱하여 구름 속을 걷는 것 같다.
오랜만의 운무 속 산행, 이런 날은 대간 길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어서 좋다.
조망이 없으니 눈길은 가까운 곳을 향하게 되고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성들을 살아나게 한다.
까닭 모를 향기에 취하며 자연과 둘 만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홀로산행의 멋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운무 속으로 은은하게 비쳐드는 산세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산 괴불주머니와 현호색, 흰 제비꽃과 노랑제비꽃이 빗물을 머금고 청초하게 피어있다.
계곡의 생강나무는 짙은 꽃향기 뿜어내고 능선에는 진달래가 이제 막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으니
다음 주쯤이면 5부능선까지 피어오르겠고, 주 능선에는 2주후에야 진달래가 만개할 것 같다.
조령샘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움푹 패인 나무계단을 오른다.
우측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죽죽 뻗은 전나무 군락지를 지나니 조령산이다.
이곳에서 건너편의 주흘산과, 신선암봉을 향한 조망이 좋다고 했지만
오늘은 전혀 조망이 되지 않는다.
▲조령샘은 나이먹은 티를 내는지 물줄기가 쨀쨀쨀~ 영 신통찮다.
▲조령산 가는 길
▲백두대간 조령산
▲생강나무
아쉬움을 뒤로하고 정상에서 15분여 내려서니 소문으로 듣던 로프구간이 시작되고
갑자기 하늘에서 “운무야~ 걷혀라!” 신선의 목소리가 절벽에 메아리친다.
아~~! 이게 웬일인가?
정말로 조금씩 운무가 걷히기 시작한다. 신선님 감사~~^^
드디어 신선암봉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혼자 보기가 아까워 얼른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꼭지에게 보낸다.
경치 좋다며 조심하라는 꼭지의 메시지가 날아온다.
운무를 헤치며 자신을 드러내는 신선암봉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었지만
로프를 두 어 개 바꿔 잡는 사이에 신선암봉은 다시 운무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절골50분/신선암봉40분>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안부를 지나니 오름길의 암벽구간이다.
군데군데 긴 로프가 매어있다. 대야산처럼 위험한 직벽구간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실족하여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아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진행한다.
운무가 걷히기고 하고 감싸기도 하고, 그때마다 신선암봉은 숨바꼭질을 하며 아름다움을 토해낸다.
▲운무속의 신선암봉
▲드디어 악명높은 로프구간의 시작
▲하도 땡겨서 늘어난 로프
▲신선암봉을 오르며 뒤돌아본 조령산
신선암봉의 매력
09:30 신선암봉
널찍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정상부에도 운무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얀 바다와 같은 운무 속을 주시한다.
신선암봉은 주흘산과 부봉을 운무속에 감추고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있다.
아름다움은 꼭 눈으로 보아야만 아름다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눈으로 보고 싶다.
보여다오~~ 운무야~ 걷혀라!
열려라~ 참깨!
아무리 떠들어봐도 운무는 메롱하며 더 이상 말을 듣지 않는다.
10분여 내려오니 이상하게 생긴 안부? 리본이 위쪽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붙어있다.
금방 내려간 듯한 족적도 보이고 하여 ‘음~ 내려가다가 다시 치고 오르나 보다.’혼자 중얼거리며
별 의심 없이 5분여 내려가니 계곡길이다. 너덜바위 옆으로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괭이눈이 쉬어가라며 걸음을 잡는다.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괭이눈..
▲주흘산과 부봉을 운무속에 감추고 혼자 잘난체하는 신선암봉
▲알바하면서 만난 괭이눈
▲알바 했던 <구조6지점>의 한성지기골
잠시 쉬며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무언가 이상한 예감이 든다.
대간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상해?? 이 길이 아닌가?
그때 <증평소방서 구조6지점>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반가웠다. 그래서 “오! 길은 맞네.” 눌루날라 하며 5분여 더 내려가니
금방이라도 물소리 들릴 것 같은 계곡 길로 변한다. 대간은 물소리 들리면 안되지..
길은 맞지만 대간 길은 아니었다.
산악회 리본 한두 개 외에는 대간리본은 오리무중이다. 까치가 집지으려고 걷어갔나?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의 방심이 알바를 자초한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알바를..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니 위쪽에 빛바랜 리본이 하나 걸려있다.
조금 전에는 왜 저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잘 보이는 곳에 리본하나 걸어두고 안부에 올라서니
정겨운 산죽길이 이어지고 곧이어 또 로프가 시작된다. 아마 923봉이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923봉 가는길에..
▲923봉?
▲잡아도 되고 안잡아도 되지만, 로프는 손을 내민다.
암릉위로 소나무가 운치를 더하고
그 뒤로 지나온 신선암봉이 운무속에서 잠깐씩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절경의 연속이다.
이곳은 신선암봉(?)이라 여신선이 살고 있어서 남자신선이 많이 들락거리나보다.
신선도 남녀를 구분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신선한 곳에 지저분한 산꾼이 하나 덜렁거리며 끼어들었으니 좋아 할리가 없지.
로프가 귀찮을 만큼 손을 내민다. 뿌리치기 전에 얼른 잡는다.
크고 작은 암봉들이 불쑥불쑥 나타나기도 하고 운무는 그 사이를 비집으며 넘나든다.
그때마다 각가지의 로프가 길을 인도한다. 그 또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여러 형태의 바위형상, 그것을 연결해주는 각각 다른 난이도의 로프.. 굵고 가늘고, 길고 짧고.. 종류도 천태만상이다.
대간 길이 열리기전, 로프가 없을 때에는 하늘을 나는 새들이나 쉬어가며 경치를 즐겼을 것이고
흰 구름 산허리에 걸터앉아 사색에 잠겼을 것이다.
그런 길에.. 오늘 대간꾼 하나가 어슬렁어슬렁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싸우지 말라고.. 좌측은 내려갈 때, 우측은 올라올 때
▲운무가 넘나드는 깃대봉 능선
▲로프구간은 끝이나고.. 수고했다며 보송한 낙엽 길이 열린다.
구조번호 12지점에서 또 4~5m의 약간 까다로운 암벽을 로프에 의지해 오른다.
그리고 암반 길이 10분여 진행되다가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니 로프가 갑자기 길을 막아선다.
이곳에서의 로프는 가지 말라는 뜻이다. 대간은 로프를 넘지 말고 우측 3시방향으로 급하게 꺾인다.
20여분 로프를 잡고 오르내리다 보니 편안한 낙엽길이 나타나고 드디어 로프구간이 끝이 난다.
깃대봉갈림길에 도착하니 <깃대봉300m, 10분>이라고 적혀있다.
지금 가지 않으면 언제 가나 싶어 깃대봉을 오른다. 생각보다 거리가 짧아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곳 또한 운무 때문에 조망이 없다. 날씨가 좋으면 신선봉과 마패봉도 보일 것 같은 곳이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 나오니 비탈길로 고도가 급하게 떨어지더니
돌로 쌓은 성곽 따라 낙엽 깔린 포근한 길.. 그 위로 진달래가 만개하여 운치를 더한다.
▲뒤 돌아본 신선암봉 방향
▲깃대봉 갈림 길.. 이곳에서 깃대봉은 5분거리, 조령3관문은 20분거리
▲깃대없는 깃대봉,,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여전히 운무가 방해하고..
조령관에서 역사를 돌아본다.
12:10 조령3관문
콸콸 쏟아지는 조령약수로 목을 적시고 나무벤치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다.
여기저기 무리지은 유산객들의 떠들썩함이 조령관에 가득하다. 옛날 시인 묵객의 발걸음은 아니지만
과거를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때도 오늘의 이풍경과 흡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잠시 조령의 옛길을 더듬어 본다.
▲조령3관문(조령관)
조령관이 떡 버티고 있는 문경새재는
주흘산과 조령산의 사이로 흐르는 조령천을 거슬러 수안보 온천으로 넘어가는 30리고개를 일컫는다.
조선시대엔 한양에서 부산 동래까지 이어진 영남대로에서 가장 큰 고개였으며 영남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관문으로 청운의 뜻을 품고 과거를 보러 나선 선비들과, 숫한 장사꾼들의 애환이 서린 길목이었다.
이곳에는 3개의 관문이 있는데
제1관문은 영남제1관인 주흘관으로서 조선 숙종 34년(1708년) 석성과 함께 세워졌다
제2관문인 조곡관은 선조 27년(1594년)에 건립되었으나 주흘관을 세울 때 중건하였으며
제3관문은 새재 정상에 있는 조령관으로서 주흘관과 함께 세워졌으나
불에 타고 홍예문만 남은 것을 1976년에 복원했다고 한다.
갑자기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는 오후부터 개인다고 했는데.. 서둘러 배낭을 맨다.
노란 생강나무 향기에 취하며 진달래 곱게 피어난 성곽 따라 길을 걷는다.
10분쯤 지나니 경사가 심해지는 오르막에 로프구간도 있고 30여분 힘들게 올라서니 마패봉이다.
마패봉은 ‘어사 박문수가 이곳에 마패를 걸고 쉬었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하는데 마패가 많이 무거웠나 보다.
정상석은 ‘마역봉’이라 되어있고 <신선봉60분 계립령,부봉2시간>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이곳역시 운무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곧 이어 웅성웅성하며 한 무리의 산님들이 올라온다.
▲성곽따라 마역봉 가는 길
▲마역봉(마패봉)
▲북암문의 이정목
그들을 뒤로하고 리본 드믄드믄 붙어있는 비탈길을 20여분 내려서니 북암문이다.
암문은 적에게 들키지 않고 은밀하게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 말한다고 한다.
한 사람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가 있고
<↑지릅재1.7km / ↓동화원1.3km / →부봉3km>이정묵이 세워져 있다.
돌로 쌓은 성곽은 조령3관문에서 부봉까지 5km에 걸쳐 끊어질 듯 하면서도 쭉 이어진다.
대부분 붕괴되고 있어서 보수할 필요가 있지만 장비를 투입하여 보수할 경우에는
주위경관을 훼손할 수 있어 차라리 자연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동암문
▲부봉 갈림 길<부봉20분> 대간은 주흘산 방향
▲길을 안내하는 하얀 국립공원 경계석과 생강나무
14:50 <부봉20분>갈림길
4년전 초여름에 꼭지와 해병대부부 넷이서 찾았던 부봉의 추억을 잊을 수 없다.
주흘관-주흘산-부봉-동화원으로 하산했었는데 야생화가 참으로 많았다는 기억이 나고
부봉1에서 6봉까지 로프와 철계단을 딛고 올라서면 막힘없이 펼쳐지던 조망이 참으로 좋았다.
산초보 시절에 받았던 감동이라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이곳에서 대간은 좌측 주흘산 방향이지만 대간에 대한 표시는 일언반구도 없다.
하늘재 표시도 없고 주흘산과 부봉 표시만 있다.
그래서 어떤 분은 부봉이 대간방향인 줄 알고 아무생각 없이 직진하였다고 한다.
그 어려운 난코스의 부봉을 제1봉에서 6봉까지 타고 신나게 내려갔는데
‘하늘재’는 하늘로 올라갔는지 보이지 않고 ‘동화원’만 있더란다. 알바치고는 행운의 알바다.
지금은 어느 분이 주흘산 표지판 옆에 매직으로 백두대간이라 써 놓았다.
그렇다고 주흘산으로 계속 가버리면 안된다.
▲약간 까다로운 로프구간
▲문경 평천리 월항마을 방향
▲처녀치마
▲탄항산(월항삼봉)
▲다음에 가야할 포암산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계립령).. 다행이 괴산방향은 포장이 되지 않아서 더 운치있게 보인다.
주흘산 갈림길까지 몇 군데의 로프구간을 또 지난다. 로프가 멀리도 따라왔구나.
길은 조령산구간과는 달리 대부분 폭신한 낙엽길이다.
사면에는 처녀치마가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아리따운 치마를 자랑한다.
리본이 많이 걸려있지 않으나 100~200m간격으로 설치되어있는 국립공원 경계석이
이정표 역할을 해주어 고맙고 경계석은 하늘재까지 이어진다.
탄항산에서 20여분 내려온 후 오늘로 세번째 이용하는
연풍택시에 전화하고 하늘재(계립령)에 내려서니 아직 택시는 도착하지 않았다.
백두대간 고갯길 중에서 가장 먼저 열린 고개라는 하늘재, 하늘이 가깝다보니 인적도 없고
선녀님이 계셨다는 산장은 자물통으로 굳게 잠겨져있어 더욱 쓸쓸해 보인다.
괴산방향은 다행이 포장이 되지않아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그대로 보존되었으면 싶다.
택시는 10분이 더 지난 뒤에 도착했는데 아마 연풍에서 문경으로 돌아와서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하늘재, 오늘은 대간의 행복을 하늘에 걸어둔다.
- 끝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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