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가야산

가야산 일출산행

산사랑방 2011. 1. 4. 20:37

 

가야산 일출산행

 

2011. 1. 1. (백운동-정상-백운동) 05:00 ~ 11:00

 

산사랑방

 

 

 

올 새해에도 한파주의보가 내렸다고 한다. 그래도 명세기 산꾼인데,

새해 일출은 산에서 봐야지 하며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다. 매년 되풀이 되는 고민이다.

어디서 볼까? 지리산? 덕유산? 태백산? 소백산? 아니면 함지산...?

 

 

 

지리산은 폭설로 인해 일출산행이 금지되었다고 하고

덕유산도 마찬가지여서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만 개방한다고 하니 곤도라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고, 소백산은 칼바람이 싫고, 태백산은 너무 춥고...

 

나 산꾼 맞나??

 

 

 

이것저것 따지고 보니 가야산 밖에는 갈데가 없다.

사실, 가야산은 일출산행지로는 알아주지 않는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운해도 만나기 힘들고, 주목도 없고, 거기다 정상에는 늘 구름이 훼방을 놓는다.

 

진달래 피는 4월말에 서리꽃이 함께 피는 산이 가야산이라면 이해가 될까.

그만큼 일기가 불순(?)하다.

 

 

 

하지만 오늘은 행운이 좋아 정상에서 일출을 보았다. 비록 잠깐이었지만...

소원을 빈다. 가족들이 건강하고 매년 이렇게 산을 찾을 수 있는 마음과 건강이

허락되었으면 하는... 그 이상 더 무엇을 바랄 것인가.

 

 

 

제작년에 꼭지와 왔을 때는 강풍때문에 정상 300m지점에서

돌아서야만 했는데 오늘은 바람이 그리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때는

정말 너무 추워서 이러다가 동태되는 건 아닌가 할 정도로 심각했다.

 

 

 

산객도 적다. 지리산이나 덕유산에서의 일출인파와는 대조적으로 대략 20~30명 정도 될까.   

 

 

 

멀리 지리산은 구름속에 숨었고

 

 

 

비슬산도...

 

 

 

겨울산의 매력은 무엇일까?

 

 

 

겨울산은 '산수화' 그 자체다. 산수화 하면 조선 숙종 때의 최북(崔北)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름자인 北을 둘로 쪼개 자를 七七이라 했고, 스스로 한쪽 눈을 찔러 애꾸가 될 정도로

괴팍한 인물이기도 했다. 호는 붓 하나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호생관(毫生館)으로 불렸다.

그림을 팔아서 술을 마시곤 했는데 산수화를 구하는 자가 있으면 산을 그리나 물을 그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묻자 칠칠이 붓을 홱 집어 던지고는 일어났다.

 

"이런 제기날! 종이 밖이 다 물 아니냐!"

 

 

 

두리봉, 좌일곡령, 단지봉,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들... 빨리 4월이 왔으면 좋겠다.

 

 

 

정상의 기온은 영하 17도, 그래도 카메라는 시룩시룩.. 작동을 잘 한다.

 

 

 

좌측으로 오도산이 오똑하게 섰다. 그 뒤로는 황매산일 게다.

 

 

 

 

 

산객이 적어 혼자 독차지한 정상석

 

 

 

멀리 금오산과 유학산도 보이고

 

 

 

지리산은 좀 더 선명해졌다.

 

 

 

 

 

 

 

 

 

 

 

 

 

 

 

백운암지 옆, 영하 10도가 넘는 맹추위 인데도 계류는 얼지 않았다.

최북이 이 풍경을 보았다면 결코 물을 그려넣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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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END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