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사계 3부. '가는 봄이 서러워라'
20~30구간(하늘재~대관령)
(2008. 4 .27 ~ 2008. 9. 7)
<하늘재>
<포암산의 봄>
2008. 4. 27.
꼭지와 하늘재를 찾았을 때는 연록의 봄기운이 가득했다.
겨울나무에는 새잎들이 앞다투어 돋아나고 진달래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렸다.
포암산과 대미산은 환상적인 진달래꽃길로 우리를 환영했다.
대미산을 지나 천왕봉에서 진부령까지 백두대간 734km중
중간인 367km, 차갓재에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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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 4.
진달래꽃길은 5월초순 황장산까지 이어졌다.
이 구간에서는 대구에서 왔다는 젊은 총각을 만났다.
그는 백두대간을 연속종주중이었는데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젊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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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18.
봄이 무르익어 갈 즈음 도솔봉을 찾았다.
도솔봉은 미답지였기에 철쭉이 아름다울 때 지나고 싶었는데 소원대로 된 셈이었다.
'산거북이'카페 방장님과 동행을 했다.
늘 꼭지와 둘이서만 다녀서 외로웠는데 산행은 활기가 넘쳤다.
이 경이롭던 봄은 도솔봉을 지나 소백산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2008. 5. 25.
소백산은 철쭉으로 천상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대간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시기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산정을 휘감으며 요동치는 운무와 철쭉의 향연은 우리의 마음을 송두리 채 앗아갔다.
고치령 가는 길에 쪼르륵 마중나온 괭이눈과 개불알꽃(복주머니난)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지 싶었다.
<국망봉 가는 길>
<썩은 나무둥치에서 자라는 괭이눈>
<상월봉의 철쭉>
<고치령 가는 길의 피나물 군락지>
개불알꽃(복주머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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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백의 봄처녀도 결코 오래도록 우리곁에 머물러있지 않았다.
인생이 그러하듯이 봄인가 했는데 어느덧 여름이 다가왔다.
태백산을 넘어서니 무덥고 습한 기운이 산야에 가득했다.
2008. 6. 22.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 올랐다.
하지만 짙은 운무속에서 아무런 조망도 보지 못한 채 화방재에 내려섰다.
아쉬움의 산행이었다.
<태백산의 주목>
2008. 7. 6.
꽃방석이라 불리는 화방재
수리봉에서 시작된 꽃 물결은 만항재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만항재의 범꼬리와 매봉산의 고랭지배추는 깊은 인상을 주었다.
자연은 계절마다 그 아름다움이 다르고 날씨에 따라 다르겠지만
백두대간에서 펼쳐지는 자연은 더욱 그랬다.
아름다움은 우리의 주관에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운무속에서 함백산을 지나 매봉산을 넘었다.
<만항재의 범꼬리>
<운무속의 함백산>
<비단봉>
<매봉산의 풍력발전기>
<매봉산의 고랭지 배추밭>
2008. 8. 3.
삼수령(피재)의 빗물가족을 만나 댓재까지 가는 날이었다.
물론, 그날도 비는 빠질 수 없었다. 비와 동행을 했다.
어두운 새벽, 길을 잘못들어
두문동 터널에서 역주행하여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자가운전은 산행보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 또한 대간의 일부가 되었다.
삼수령(피재)에서는 소나기성 비가 내렸지만 잠시후에 그쳤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우리를 괴롭혔지만
환선봉의 동자꽃은
안개낀 산정의 몽롱한 분위기와 한데 어울려 선경을 연출했다.
<환선봉의 동자꽃>
<탈출했던 귀네미골의 배추밭>
그러나 능선의 오름과 내림이 흡사 빨래판 같았다.
거기다가 무더위까지 가세하여 꼭지가 탈진위기에 처했다.
할 수 없이 귀네미골에서 택시를 불러 산행을 마감했다.
대간이후 처음 맞본 탈출이었다.
댓재까지 6.2km를 남겨 두어서 아쉬움은 컷지만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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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15 ~ 2008. 8. 17.
28~29구간 이었던 두타산과 청옥산, 그리고 석병산
대구에서 먼 거리라 당일 산행이 불가능 하여 여름휴가를 이용하기로 했다.
군에 있던 막내가 휴가를 나와서 짐을 나누어 매고 2박3일 일정으로 저녁에 출발했다.
삼수령(피재)에 도착하니 한 밤중, 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삼수령의 빗물가족이 우리를 질투하는 것 같았다.
원래 계획은 피재 정자에서 비박하기로 하였지만 비 때문에 차속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차 천장에 떨어지는 빗물가족의 흥겨운 장단이 자장가가 되었다.
2008. 8. 15.
새벽에 일어나니 비는 계속되었다.
지난번에 남겨두었던 귀네미골로 이동하여 홀로 빗속의 땜방을 하고
동해 바닷가로 이동하여 셋이서 복에겨운 여름휴가(?)를 보냈다.
<삼척해수욕장에서..>
<사라져버린 자병산>
2008. 8. 16.
이날도 비는 계속 되었다.
두타산구간은 다음날로 미루고 홀로 비내리는 자병산으로 붙었으나
백두대간 마루금은 자병산과 함께 사라지고 없었다.
<석병산 가는 길의 동해바다 방향>
석병산의 산비장이
석회암 채굴로 영원히 잘려나가버린 자병산,
산에는 크나큰 슬픔이 있었다. 석병산까지 외롭고 쓸쓸한 길이었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그 빗속에서도 도라지꽃과 산비장이, 솔체..
이름모르는 들꽃들이 인사를 건네며 슬픔을 나누어 가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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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17. 휴가 마지막 날
이 날은 셋이서 두타, 청옥을 넘었다.
출발할 때는 이슬비가 간간히 뿌렸으나 오후 늦게부터 또 비가 많이 내렸다.
날 잡아서 간 3일동안 지겹도록 비를 맞은 셈이었다.
<박달재의 이정표>
<고적대에서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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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7.
삽당령에서 대관령구간
대구에서 차량접근도 멀고 산행거리도 27km, 결코 쉬운 구간이 아니었다.
할 수 없이 꼭지를 떼놓고 홀로 심야버스에 몸을 실었다.
석두봉까지 야간산행을 했는데 서울에서 오셨다는 6명의 대간팀과 동행한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화란봉의 구절초>
대관령에 도착하니 잔잔한 흥분이 일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오대산과 설악산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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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4부에 계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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