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마라톤과 자전거

유언

산사랑방 2009. 5. 30. 08:17

 

유언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같다.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되었다고 비판받아 정말 괴로웠다.

지금 마치 나를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처럼 비판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 것 처럼 비춰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게 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 후 농촌 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름대로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자부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ㅡ 위의 내용은 언론이 공개하지 않은 유서전문의 일부라고 한다 ㅡ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리암아 여러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09. 5. 23. 노무현

 

 

 

 

 

남기는 말

 1.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리석은 탓으로 제가 저지른 허물은 앞으로도 계속 참회하겠습니다. 
2. 내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모두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에 주어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토록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십시오.

3. 감사합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2010년 2월 24일 법정 속명 박재철

 

 


상좌들 보아라

1. 인연이 있어 신뢰와 믿음으로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한다. 괴팍한 나의 성품으로 남긴 상처들은 마지막

여행길에 모두 거두어가려 하니 무심한 강물에 흘려보내주면 고맙겠다. 모두들 스스로 깨닫도록

      열과 성을 다해서 거들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내가 떠나더라도 마음 속에 있는

스승을 따라 청정수행에 매진하여 자신 안에 있는 불성을 드러내기 바란다.


2. 덕조는 맏상좌로서 다른 생각하지 말고 결제 중에는 제방선원에서 해제 중에는 불일암에서 10년간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한 후 사제들로부터 맏사형으로 존중을 받으면서 사제들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

3. 덕인, 덕문, 덕현, 덕운, 덕진과 덕일은 덕조가 맏사형으로서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수행을 마칠

때까지는 물론, 그 후에도 신의와 예의로 서로 존중하고 합심하여 맑고 향기로운 도량을

이루고 수행하기 바란다.

4. 덕진은 머리맡에 남아있는 책을 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주면 고맙겠다.

5. 내가 떠나는 경우 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

2010년 2월 24일 법정 박재철


서울 성북구 성북동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