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4.
한계령~귀때기청-장수대(12.6km / 약 8시간 30분)
한계령(03:00)-대청갈림길(04:20)-귀때기청봉(06:00)-
1408봉(08:45)-대승령(10:30)-장수대(11:30)
귀때기청 오름길에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일출이 시작되자
능선들사이로 설악의 고운 봄빛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대청과 중청도 시야에 들어오고
연홍빛 채색으로 설악의 마지막 봄을 완성해가는 털진달래...
주능선은 온통 연초록빛... 한 폭의 수채화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밤을 새워 달려온 고단함도 이러한 전경들 앞에서는 눈 녹 듯 사라지고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흥분되고 설레는 마음...
이러한 자연의 경이로운 풍경은 귀때기청이 끝나는 능선까지 이어진다.
산행내내 함께하는 가리봉 능선
뒤돌아본 한계령삼거리 방향
멀리 점봉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도 지척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귀때기청봉 정상' 한계령을 출발한지 3시간이 걸렸다.
이제 가야할 길을 가늠해본다.
귀때기청을 내려서면 1408봉까지 꽃길따라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그러나 계속되는 바위 너덜과 오름과 내림이 반복되는 힘든 구간이지만
드문드문 털진래와 철쭉이 이어져 위로가 된다.
마법같은 설악의 풍경들...
저 위로 1408봉(큰감투봉)이 어서오라며 손짓한다.
'큰감투봉이라 불리는 1408봉'
귀때기청에서 2시간 30여분이 걸렸다. 오늘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닌가 싶다.
지나는 산님들은 공룡능선보다 힘들다고 투덜댄다.
1408봉에서 대승령까지는 시원한 숲길이어서 걷기는 좋다.
대승령가는 길은 큰앵초와 나도옥잠화 꽃밭이다.
대승령에서 장수대까지 하산하는데 1시간 남짓 걸리지만 이곳도
결코 만만한 길은 아니다. 돌길의 급경사에 수많은 계단이 기다리
고 있으니...
'장수대 전망대'
폭포전망대에서 장수대까지 계단을 합하면 몇 개나 될까? 도대체
너무 많아 헤아릴 수가 없다. 지리산 화개재에서 삼도봉오르는 계단이
약 550개 정도 되는데 그것보다 배는 더 되는 것 같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다시는 오고싶지 않지만 설악에서의 힘든 기억은
집에 도착하면 사라진다. 알츠하이머급 기억상실이다. 요상한 것은 힘든
기억만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찾게되는 설악이 아니던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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