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가야산

숨겨둔 연인 '수도가야종주' 그 여섯 번째 이야기

산사랑방 2012. 6. 5. 00:27

 

 

숨겨둔 연인 '수도가야 종주' 그 여섯 번째 이야기

 

2012.  6.  3. 산사랑방

 

총 산행시간 : 12시간 30분(휴식포함 / 현지 이정표기준 27.1km)

 

 

 

<수도가야능선> 때로는 고통으로, 때로는 환희와 기쁨으로...

 

숨겨둔 연인 '수도가야' 드디어 오늘 그녀를 만나는 날이다.

1년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나 4월말,

5월말 꽃피는 좋은 계절 다보내고 이제야 떠나게 되었다.

 

 

 

두 달여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한터라 자신이 없었지만 그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큰 위안이었다.

 

 

 

걷는 것 보다 바라봄이 더 아름다운 만물상과 사자봉 능선위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그녀의 몸짓...

 

 

 

그녀의 마음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산이 변한 것일까... 꽃은 지고 없다.

 

 

 

(2011. 5. 29.) 작년에는 예쁘게 꽃단장을 하고 반겨주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고사목이 된 소나무

 

 

 

(2006. 5. 7. 수도가야종주) 그녀의 미소가 그립다.

 

 

 

칠불봉은 언제나 변함없건만...

 

 

 

산은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그 새로움으로 산꾼을 유혹한다.

 

 

 

 

 

상왕봉에서 바라본 수도가야 능선, 두리봉과 좌일곡령 그리고 단지봉,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히 환상적이라 할만하다.

가야산에서 수도산까지 20km에 이르는 멀고도 먼 길이지만 나는 저 길을

걸을 때가 좋다. 1년을 한결같이 걷고싶어 기다려온 길이기에...

 

 

 

(2009. 4. 26.) 3년전 새순이 움트는 봄날에는 서리꽃을 피우고 반겨주었었지...

 

 

 

 

 

 

 

결국 이런저런일로 때를 놓치고 6월 초가 되어서 종주길에 나서긴 했는데 

짙은 녹음 그것이 복병이었다. 나무들이 잎이 우거져 등로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키큰 산죽도 그렇지만 특히 싸리나무와 덩굴나무가 사정없이 몸을 낚아챘다.

 

 

 

 

 

우리네 인생도 늘 즐겁고 편안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끔은 자극제도 필요하고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뼈아픈 고통도 필요할 것이다.

그 인생의 한 단면이 '수도가야'에 녹아있다면 믿을 것인가.

 

 

 

<천남성>은 투구꽃과 더불어 사약의 원료로 쓰인다. 식물도 이처럼 형태가

다양해 이름과 모양, 쓰이는 용도가 유별난 것들이 많다.

 

 

 

(2006. 5. 7.) 6년전 그때의 화원동산은 어디로  갔을까...

 

수도가야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때묻지 않은 신선함이 있다.

그래서 나에게 커다란 자긍심과 위안을 준다. 수도가야종주는 분명 쉬운 코스는

아니지만 산꾼의 자존심이다.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던 대간과 정맥을 수도가야를

통해서 용기를 얻었다. 그래서 수도가야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목통령의 안내판>

 

지금은 부서져버렸지만 이정표가 세워지기 전에는 유일한 안내판이었다.

가야산에서 단지봉까지 370분이지만, 보통 7시간은 잡아야 한다.

 

 

 

<목통령에 세워진 이정표>

 

 

 

멀리서 보면 여인의 젖꼭지처럼 생겼다는 <용두봉>

 

 

 

좌일곡령과 멀리 단지봉이 손짓하지만 길이 멀다. 좌일곡령은 1시간

단지봉까지는 2시간을 더 가야한다.

 

 

 

좌일곡령에서 뒤를 돌아보니 가야산은 점점 멀어져 가고...

 

 

 

이제 단지봉이 지척이다. 하지만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수도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아자! 힘을 내자."

 

 

 

단지봉에서 뒤돌아보니 가야산이 가물가물 시야에서 사라져간다.

 

 

 

<단지봉>

 

산행 시작부터 체력안배에 신경을 썼지만 몸이 이제 한계점에

다달은 것 같다. 걸음을 옮기기조차 힘들지만 탈출할 곳은 없다.

앞으로 세 시간은 더 가야하는데...

 

 

 

'수도가야' 그 대미를 장식하는 <수도산>

 

 

 

(2006. 5. 7.) 고통중에서도 가끔은 이러한 선경같은 풍경을 펼쳐본다.

오직 추억속에만 있을 뿐이지만...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가야산은 운무속에 보일락말락하는

것이 아찔하다. 이제 그녀와 작별할 시간이다. 생각보다 힘들긴

했지만 자신에게 감사하고 싶은 하루가 아닌가 싶다.

 

수도암을 내려서면서 올해는 꼭 졸업하리라 다짐했는데

벌써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또 내년을 기약하며...

 

ㅡ 끝 ㅡ

 

 

 

구간별 거리 및 산행시간

 

백운동주차장-4.5km-가야산-6.4-두리봉-4.2-목통령-5.0-

단지봉-4.5-수도산-2.5km-수도암 / 총 27.1km

 

04;00 ********** 백운동주차장

06:15-06:45 ******1430 가야산

08:30-09:00 ******1135 두리봉

09:15 **************** 분계령

11:10 **************** 목통령

11:35 ************1124 용두봉

12:55 **********1257 좌일곡령

13:50 ************1335 단지봉

15:50 ************1316 수도산

16:30 **************** 수도암

 

 

 

(수도산-가야산 종주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