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 특이한 맛집 '목포고을'
3일간 제주에 있으면서 맛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식당이 있다면
'목포고을'의 흑돼지 연탄구이가 아닌가 싶다.
고기 두께도 상상을 초월하고, 굽는 것도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방식이다.
육질은 스테이크보다 부드럽고 쫄깃한 것이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 그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어떻게 잘 굽느냐가 아닌가 싶다. 물론 고기
맛도 좋아야 하겠지만...
주인장 왈, "대구 사람에게는 고기를 팔지 않아요."
황당하다. "왜요?"
"성질이 너무 급해서리~~~"
"~~~???"
성질이 급한 대구사람을 위해서 주인장이 직접 굽어 준다. 석쇠 위에 얹어
놓은 작은 종지는 무엇일까? 멸치젓 소스다. 몇치젓에 마늘과 매운 풋고추를 쫑쫑
썰어 연탄불 위에 올려 팔팔 끓인 후 꺼내면 아주 훌융한 소스가 된다. 입맛에
따라 소스에 찍어먹어도 되지만 왕소금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다.
식사는 후식으로 나오는 '갱죽'을 먹어보라고 했다. 주인장의 '갱죽'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시골향기 풍기는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 정겨움이랄까... 흔히 '밥국'
이라고도 하고 '김치국밥'이라고도 한다. 김치국물에 식은 밥과 콩나물, 묵은 김치를
썰어넣고 한참 끓이면 벅벅한 죽이 된다. 옛날 가난했던 시절에 밥 한 공기로 네 식구
가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추억의 '갱죽' 그것을 제주에서 다시 맛불 줄 몰랐다.
서귀포시 색달동 2124-3 <목포고을> 064-738-5551
고등어회를 먹고 싶으면 모슬포항으로~~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식당은
파도소리 철석거리는 모슬포항 부두의 <만선식당>이다.
대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등어회와 방어회를 먹기 위해서 찾았는데
배가 헐출한 늦은 저녁시간이라 소주도 많이 댕겼다. 그날 따라 한라산 순한
소주가 얼마나 싱겁던지... 그 이튼날 새벽에 한라산을 오르는데도 여독이 전
혀 남아 있지 않았는 것을 보면 역시 고등어회와 한라산소주는 짤떡 궁합?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770-50 <만선식당> 064-794-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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