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대구)의 달뜨기 능선.. (초례봉-낙타봉-환성산)
(추억의 산행기 / 2006.1.22. 꼭지와 둘이서)
무학산 갈림길을 지나 두 어 번 오름과 내림이 이어진 후 만나는 안부
마지막으로 솟아오른 무명봉이다. 이곳에서 비로봉과 갓바위 방향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팔공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노적봉과 갓바위(관봉)도 가장 가깝게 조망된다.
좌측에서 부터 서봉과 비로봉, 동봉, 우측으로는 노적봉과 갓바위인 관봉이다.
드디어 초례봉에서 용솟음쳐온 달뜨기 능선은 이곳 무명봉에서
급하게 능성재로 고도를 떨어뜨리며
그 웅장한 대미를 장식한다.
산행 구간별 시간과 일정정리
08:20 지하철 안심역 1번출구
08:45 칠보사 -산행시작-
09:40 능선안부
10:30 초례봉
10:50 송전 철탑안부
11:20 낙타봉
12:10 능천산 갈림길
12:15 새미기재(성령)
13:00-13:20 환성산
13:45 무학산 갈림길
15:15 능성재 -산행 끝-
총 산행시간 : 6시간 30분 (거리 : 약13km / 이정표 없음)
산의 내력
초례봉(醋禮峰 636m)은 약 1500년전 어씨라는 초부(樵夫)가 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선녀와 만나 가례(嘉禮)를 이루고 이 봉우리에서 초례를 치렀다고 해서
초례봉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이 봉우리에 인골(人骨)을 암매장하면 그 후손은 거부가 되는 동시에
이 고을은 대단한 한발을 만나게 된다고 해서, 지금도 날씨가 가물면
이 산 위에 올라가 기우제를 지냄과 동시에 암매장 흔적을 확인한다고 한다.
또한 초례봉은 태조 왕건이 피신하여 목숨을 보존한
역사적으로도 매우 유래가 깊은 곳이다.
환성산(環城山 811.3m)은 팔공산과 무학산이 서로 연결되는 중앙산록으로
예로부터 이 산 생김새가 서로 고리를 걸어 당기는 형상이라 하여
환성산(環城山)이라 하였다.
환성산 한쪽에 팔공산 전 구역의 산불을 감시할 수 있는 카메라 탑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조망권이 얼마나 좋은지 짐작할 수 있다.
무학산(舞鶴山 586m)은 환성산에서 그 맥을 잇고
경산시 하양읍의 북부지역과 와촌면의 서부지역을 연결하고 있으며
학이 춤을 추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으로, 정상에서는 하양시가지와
금호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신년 일출산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o.k에서 퍼옴-
일출시간.. 대구 와룡산에서 바라본 환성산과 낙타봉, 초례봉
팔공산 달뜨기 능선에 대한 산사랑방의 횡설수설
지리산에 달뜨기 능선이 있다면
대구 팔공산에도 달뜨기 능선(?)이 있다.
있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초례봉 아랫동네의 이름이 반야월(半夜月)이다.
즉, 새벽 반달이 왕건의 탈출로를 비춰 준데서 붙여진 반야월이란
지명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고, 지리산 동부능선의 끝자락이 '웅석봉 달뜨기능선' 이듯이
팔공산 갓바위에서 이어지는 동쪽끝자락인 환성산과 초례봉이 그곳이다.
해와 달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환성산과 초례봉 능선을 팔공산에서 바라보는 달뜨기 능선이라 부르고 싶다 했더니
꼭지의 악담이 늘어진다.“흥흥~ 종주병에 이어 이젠 달병(?) 까지 걸렸네.”
“.......?????????”
927년(태조10년)
태조 왕건이 신라를 도와 후백제 견훤과 공산(지금의 팔공산 동화사)전투에서
대패하자 대장군 신숭겸(申崇謙)은 태조 왕건의 옷을 바꾸어 입고
왕을 탈출시킨 후 싸우다 전사한 사건은 너무나 유명하다.
대업의 개국공신인 신숭겸장군을 잃고 혈혈단신 도망치던 왕건의 그때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태조 왕건은 그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였을 것이나 환성산에서 초례봉 능선으로
차오르는 새벽 반달을 위안삼아 다시 재기할 것을 다짐하였을 것이다.
쫓기던 왕건은 지금의 불로동인 해안면(解顔面)을 지나 반야월(半夜月) 안심에서
뒤를 돌아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으며, 초례봉으로 피신하여 겨우 목숨을 보존한 곳이다.
이후 왕건은 목숨을 지켜 준 초례봉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전한다.
지리산 동부능선에서 떨어져 나와
늘 천왕을 향한 그리움의 눈길을 떼지 못하는 지리산의 외톨이 웅석봉처럼
팔공산에서 떨어져 나와 외톨이가 된 환성산과 초례봉
그동안 전문산꾼들만 소리 없이 다녀오곤 했던 숨겨진 대구의 진주였는데
요즘은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산행코스는
초례봉-환성산-무학산코스와 능천산코스, 그리고 갓바위 아래 능성재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3번째인 능성재로 하산로를 잡는다. 이곳은 팔공산 갓바위를 지척에서
조망할 수 있는데다 <가팔환초> 종주시에도 꼭 숙지해 두어야 할 구간이기 때문이다.
<가팔환초>란 가산-팔공산-환성산-초례봉까지의 종주코스를 말하며
거리는 지리산전통종주인 화엄사에서 대원사코스와 맞먹는 약 42km에 이른다.
초례봉 들머리 찾아가기
초례봉은 보통 반야월 매여동 버스종점에서 시작하지만
우리는 지하철을 이용하여 바로 초례봉에 오를 수 있는 코스를 선택했다.
지하철 1호선인 안심역 1번출구에서 산문까지는 걸어서 20여분의 가까운 거리이고
언제나 부담 없이 떠날 수 있으니 앞으로 초례봉의 인기는 날로 높아질 것이다.
안심역 1번출구를 빠져나와 만나는 <칠보사 1.2km>이정표 / 들머리는 칠보사 방향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고..
안심역 4개의 출구중 1번출구를 빠져나오면 삼거리 바로 옆에 <칠보사 1.2km>이정표가 보인다.
칠보사 이정표따라 우측으로 가면 대구선 기찻길 건널목이 있고 이 건널목을 지나서
곧바로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하면 멀리 가야할 야트막한 산 능선이 보인다.
마을(신서2동 내상마을) 우측 길 따라 쭉 20여분 걸어가면 마을은 거의 끝이 나고
화살표가 새겨진 두 번째 <칠보사> 이정표를 만난다. 칠보사 뒤쪽 산불감시초소 있는 곳이
오늘의 산행 들머리로 임도처럼 편안한 오솔길이 산객을 맞이해준다.
초례봉은 솔잎 잔잔히 깔려있는 오솔길로 이어지고
임도처럼 넓은 길로 시작하여, 낙엽이 소복이 쌓인 참나무숲길로 이어지더니
능선이 가까워질수록 솔잎이 푹신하게 깔린 키 작은 소나무숲길로 이어진다.
하지만 소나무 재선충의 피해가 심각하여 산사면 한 곳이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렸다.
하산 길처럼 경사가 약간 떨어지다가
길은 잠시 오름길로 이어져 지 능선에 닿는데 드디어 멀리 삼각형처럼
오똑솟은 초례봉이 높은 고도차로 꼭지에게 위압감을 준다.
우리가 잠자는 동안에도 밤새도록 어둠속을 달려와
대낮인데도 행여나 길 잃을까 온몸으로 하늘 숲을 속속들이 비춰주는 새벽달
저 달은 천 년전 왕건이 지나던 그 길을 비추어주던 반달이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때의 인걸은 간곳없고 우주의 대자연만이 그대로 변함이 없으니
아웅다웅 속절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가엾기만 하다.
지난주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제대로 된 조망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오늘은 그것을 보상이라도 해주듯이 대기가 맑고 깨끗하여 멀리 가야산까지 조망되니
그렇잖아도 느린 꼭지의 발걸음이 눈길을 떼지 못해 더욱 더뎌지기만 한다.
▲비슬기맥을 이루고 있는 산군들의 어우러진 모습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능천산 좌측 너머로 멀리 가야산이 희미하게 연꽃처럼 솟아있다
▲팔공산 주능선이 하늘금으로 다가온다.
아쉬움을 남긴 채 전망이 좋은 초례봉을 내려와 헬기장을 지나니
송전철탑이 있는 안부까지 고도가 서서히 낮아진다.
꼭지는 낙타봉 오르면서부터 또 힘들다고 투덜거리기 시작하니
스틱으로 꼭지를 잡아당기며 길을 재촉한다.
낙타등만 올라타면 환성산까지는 그냥 편안하게 갈 수 있다고..(거짓말~~@@)
▲뒤돌아본 족두리처럼 생긴 초례봉
왕건의 발자취가 느껴지는 달뜨기 최고의 낙타봉 능선
낙타 등을 닮은 세 개의 구불구불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낙타봉
능선은 잡목이 없어 걸음 내내 조망이 좋아 지금까지의 피로가 말끔히 씻겨 진다.
낙타봉 정상석은 제일 가파른 세 번째 봉우리에 있는데
우회로가 있어서 보통은 지나치기가 쉽다.
▲철탑너머 낙타등어리같이 생긴 낙타봉과 가야할 환성산
▲낙타봉 능선에서 바라보니 팔공산에서 뻗어 내린 산군들이 마치 파도치는 듯 분주하게 느껴진다.
▲하양시가지와 멀리 무학산이 시야에 들어온
▲낙타봉
낙타봉은 낙타등같이 생겨서 '낙타봉'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멀리서 보면
흡사 능선의 생김새가 사람이 반듯이 누워있는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낙타봉 능선에서 새미기재(성령)까지는 1시간여 아기자기한 바위와 마사토 흙길로 이어지고
시야가 트여 지루하지 않아 여기저기 눈길을 멈출 수가 없다.
유난히 보름달이 크게 보이는 정월대보름날 달빛속의 산그림자를 벗 삼아
시내의 야경을 바라보며 능선을 걸어가는 산행의 맛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그저 가슴이 아련하게 설레는 일이다.
▲환성산 가는 길
▲아래 새미기재(성령)와 멀리 고도를 크게 올리는 있는 환성산
성령안부 바로 전에 능천산 갈림길이 있는데 이정표가 없는 대신
누군가 리본에 매직으로 능천산이라 적어놓아 고맙게 느껴진다.
능천산 갈림길을 지나 미끄러운 마사토 경사 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5분여 내려왔을까 곧바로 새미기재(성령)이다.
시멘트임도가 하양읍에서 조산천따라 한실마을에서 이곳까지 연결되어 있다.
이제 내려온 만큼 새미기재에서 환성산까지 다시 1시간 가까이 떨어진 고도를 높여야 한다.
정겨운 소나무숲길이 인상적인 환성산 오름 길
“여름에는 진한 솔향 맡으며 시원한 그늘에 앉아 쉬어가면서 오른다면 힘 안들고 참으로 좋겠구나.”
혼자만의 중얼거림.. 하지만 꼭지는 만사가 귀찮은 듯 무척 힘들어한다.
스틱으로 당겨도 안 되고 얼러도 안 된다. 머리가 빙빙 돈다며 아예 눌러 앉아버리니
오늘도 여지없이 꼭지의 시위는 계속된다.
▲환성산을 오르면서 바라본 한실마을과 하양읍내를 가로지르는 금호강
드디어 환성산!
그 힘듦과 축축한 땀에 보상이라도 하듯 조망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멀리 비슬산과 앞산, 그 아래 쏙 들어앉은 대구시내가 시린 눈길로 다가오고 멀리 가야산과
빗살처럼 동서로 길게 뻗어 내린 팔공산 주능선이 가슴가득 안겨든다.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는 특급조망대 환성산
▲환성산 감투봉에서 바라본 대구시가지
▲능천산 방향으로 끝없이 이어진 산마루와 우측 평광동의 시량이 마을
▲백안동(우측) 방향의 조망 (좌측은 시량이 마을)
▲팔공산 주 능선(중앙으로 서봉,비로봉,동봉 맨 우측이 관봉인 갓바위)
▲무학산과 그너머 하양읍내의 전경
환성산을 내려서니 이제 잡나무가 어우러진 편안한 하산길이다.
헬기장을 지나면서부터 고도는 계속 떨어진다.
20여분 느긋하게 내려서니 환성재 안부다.
이곳에서 우측 환성사 방향으로 5분여 내려가면 샘터가 있고 (확인 못함)
환성사까지는 약 2.4km로 40여분 소요된다 한다.
무학산은 환성사 뒤쪽에, 그 너머에는 불굴사가 있다.
다시 고만고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이제 무학산 갈림길인 능선안부다.
좌측으로 가면 능성재가는 길이고 무학산은 우측능선을 따라야 한다.
주위에는 소나무대신 잡목이 많고 마땅하게 쉴 자리가 없다보니
10여명의 산님들이 등로 한가운데서 식사중이다.
길을 막아서 미안해하는 산님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좌측 능성재로 향한다.
빙판보다 더 위험하고 미끄러운 경사 길
엉거주춤 어렵게 내려서니 시원하게 뚫린 대포고속도로(대구-포항)가 시야에 들어온다.
▲시원하게 뚫려있는 대구-포항간 대포고속도로
▲마지막 안부 무명봉에서 바라본 팔공산 비로봉에서 갓바위로 이어지는 주 능선
두 어번의 오름과 내림으로 반복하여 안부에 올라선니
팔공산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노적봉과 갓바위(관봉)도 가장 가깝게 조망된다.
초례봉에서 용솟음쳐온 달뜨기 능선은 이곳 무명봉에서
급하게 능성재로 고도를 떨어뜨리며
그 웅장한 대미를 장식한다.
▲저 아래 능성마을과 시,도 경계인 능성재가 눈아래 펼쳐지고 멀리 갓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길은 지금과는 반대로 약간씩 희미하지만 뚜렷하여 문제가 없으나
경사 길은 마사토 흙길이라 빙판처럼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서야 한다.
잘못하다간 거꾸로 곤두박질쳐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구간이다.
(사실은 장갑을 꼈는데도 손등에 상처가 날 정도로 미끄러짐)
마지막 갈림길
“이 길인가? 저 길인가?” 하다가 능선을 가늠해 우측으로 내려섰는데(좌로 가야했음)
어째 감이 이상하다. 하지만 족적이 뚜렷해 “이 길이 아닌 것 같으이.”하면서도
희미한 경사면을 치고 내려오니 우사(牛舍) 안마당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송아지들이 “음매~~!” 하며 커다란 눈을 껌벅이며 꼭지(소띠^^*)를 반긴다.
우사 정문을 통과하니 백구가 웬 불청객이냐며 또 신나게 짖어대고
(개는 나만 보면 어김없이 짖어댄다.~~@@)
좌측 산 쪽으로 리본이 많이 붙어있는 것을 보니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갔어야 했으리라.
우사로 떨어졌어도 개(犬)우리에 떨어지지 않음이 천만다행?
어쨌던 날머리인 909번지방도 대구시와 경북 도경계선인 능성재에 이르렀으니
마굿간에 떨어졌어도 제자리에 떨어진 셈이다.
▲오늘의 산행종점 시,도경계인 능성재
능성재 바로 옆에 위치한 <할매칼국수> 집에서
힘들어하는 꼭지를 위로하며 맛있는 칼국수 게 눈 감추듯이 비운다.
버스가 2시간 간격으로 있어 아직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 멀었다며 할머니께서 딸에게
가까운 정류소까지 태워주라고 하신다. 할머니의 자상함에 가슴이 찡해진다.
팔공산 초례봉에서 환성산, 능성재로 이어지는 산행지도
-끝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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