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5구간(애미랑재-한티재) 18.5km
2009. 8. 23. (일) 15~25℃
산사랑방 홀로
일출 05:46 / 일몰 19:04 / 음력 7.4
▲십지춘양목
▣ 구간별 산행기록
06:28 애미랑재 -산행시작-
07:20-07:40 칠보산
08:33 덕산지맥 분기점
08:35-08:45 헬기장
09:36 깃재
10:50 습지
11:50-12:10 휴식
13:03 길등재
13:58 한티재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 18.5km ( 7시간 30분, 휴식 1시간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18.5 km / 누적거리 80.2 km
애미랑재→2.3←칠보산→6.5←884봉→6.0←612봉→1.0←길등재→2.7←한티재=18.5km
▣ 총 누적거리 : 82.2 km
▣ 식수위치 : 없음
▣ 주의구간 : 없음
▣ 교 통 : 자가운전 (대구칠곡I.C-남안동I.C-영양-88번 한티재 170km / 약 2시간 40분)
차량회수 : 한티재-애미랑재 28,000원(메타요금) 수비(영양)개인택시 017-805-9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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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한 솔바람 사잇길로
애미랑재에서 한티재구간은
유난히 소나무가 많았다. 기암괴석에 올라앉은 우아하고 기품있는 자태의
노송은 아니었지만 가지가 많아 '십지송'이라 일컫는 춘양목은
백목지장(百木之長)으로서 조금도 흔들림없이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크기는 어른 두 사람이 끌어안아도 모자랄 정도였고
키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절세미인같은 풍모를 지닌 소나무들이
대부분 아픈 생채기로 신음하고 있었다.
일제 침략 때, 연료로 사용하기위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라고 했는데 아픈상처에도 불구하고 소나무는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었다.
반세기가 넘도록 아픈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어서 걸음내내
소나무에서 눈길을 떼지못한 가슴아픈 낙동길이었다.
▲애미랑재(06:28)
▲애미랑재의 달맞이꽃
한티재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를 타고 애미랑재로 향하는 길
택시기사님의 농촌현실에 대한 일장연설같은 하소연을 묵묵히 듣는다.
득 보다 실이 많은 산불감시원제도와 농촌의 인력수급을 외면한 공공근로사업이라든지..
그때문에 일손이 부족해 고추수확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현실 등..
기사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애미랑재에 도착하니
6시간 조금 넘은시간, 이미 햇살은 산마루에 걸터앉아 나의 게으름을 비웃는다.
도로위로는 벌써 후끈한 열기가 엄습해오고 노란 달맞이꽃은 달도 없는데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연신 헤픈 웃음을 짓는다.
산문은 절개지옆 낙석방지철책이 끝나는 지점으로
입구에는 빛바랜 낙동정맥안내판이 세워져있고, 그 옆 마사토흙이 흘러내리는
듬성듬성한 나무계단이 설치된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가야할 칠보산
10분여 가파른길을 올라서니 지능선이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데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를 산들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동쪽 신암리방향으로 첩첩이 이어지는 산마루가 아침 햇살에 영롱하고
칠보산은 어서오라며 손짓한다.
▲동쪽 신암리 방향
옆에 꼭지가 없어 허전하긴 하지만 싱그러운 숲길이 위안을 준다.
보송보송한 낙엽길 위로 철쭉나무과 신갈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기온은 영상15도, 낙동 최고 오지의 산길은 그렇게 열리고 있었다.
▲칠보산
애미랑재에서 1시간 여만에 올라선 칠보산
일곱가지 색갈의 쇠가 있다하여 이름붙여진 '칠보산'이지만 그 유래를 알 수 없고,
전형적인 육산이다보니 잡목으로 조망이 없어서 아쉽다.
살아 숨쉬는 듯한 오지의 산길..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하고 내려서면
아름드리 '십지춘양목'이 여기저기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반긴다.
가끔은 박달나무도 보이지만
일제때로 거슬러올라가는 송진채취흔적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우리 민족의 기상을 닮은 소나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대부분 생채기가 있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비틀어진 가지 하나만으로도 감동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소나무
▲깃재
소나무의 송진 생채기는 깃재에 내려설 때까지 계속 되었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신암리방향인데 <신암분교 35분>이라는 비닐표지가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문상천이 시작되는 골짜기로 상계폭포와 하계폭포가 유명하다.
떨어지는 모습은 마치 백옥이 부서지는 것 같고,
그 소리는 태초의 숨소리같다고 영양군에서 극찬한 폭포다.
하산길에 꼭 들러보고 싶었으나 실천하지 못했다.
깃재를 올라서니
안동에서 오셨다는 산님 세분이 마주오면서 인사를 건넨다.
오지의 산길에서 산객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길은 부드럽고 고도는 750~850m를 유지한 채 오르고 내림이 이어진다.
녹음에 가려 조망은 없지만 가끔은 서쪽으로 하늘이 열리기도 한다.
굴참나무 숲에 울려퍼지는 매미소리와 새소리..
잎새에 부딪히는 바람소리가 만들어내는 멋드러진 화음은
한 편의 교향곡이 되어 걸음을 울리고 마음을 울린다.
멀리 일월산(1219m)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이 높아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해와 달을 먼저 볼 수 있는 산이라 하여 이름붙은 '일월산'
근래에 어느 등산객이 산삼 십여뿌리를 캐서 횡재했다는 그 '일월산'이다.
하얀 참취꽃도 마중나와서 반기고
올챙이가 바글거리는 낙동 천지?
올챙이가 바글거리는 습지를 지나면 20여분 고도차없이 편안하게 이어지는 굴참나무와 소나무 숲길
포근한 낙엽길이 피로에 지친 발걸음을 감싸안는다.
홀로 핀 원추리 한 송이가 애처롭지만 이러한 길은 진정 살아있는 길이다.
겨울이 되면 온몸을 불태워 흙으로 돌아갈 들풀들, 막바지 여름햇살이 따가울까봐
청아한 솔바람이 지나다 그들을 어루만져준다.
"여기 오면 산삼 주지.." 일월산이 계속 따라오면서 유혹한다.
1219m의 일월산 일출은 영양8경중의 하나다. 안개비로 인해 열 번을 올라도
한 번 보기가 어렵다고하니 그 해돋이는 분명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일월산!' 언제 가볼 것인가. 인생을 짧고 가야할 산은 많고..
뙤약볕에 걷기가 고역인 방화선 길
▲길등재(13:03)
낙동의 추억이 담긴 흔적들...
다음에 가야할 검마산 구간의 마루금
저 아래 한티재 오르는 도로가 보인다. 이제 다 왔나보다.
▲한티재(13:58)
산행지도 (애미랑재-한티재) / 출처 : '사람과 산'
ㅡ 끝 ㅡ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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