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봄날의 산책

일출과 함께한 태백산 철쭉산행

산사랑방 2013. 6. 12. 15:47

 

 

 

 

 

2013. 6. 9.(02:00~09:25)

 

유일사 매표소-장군봉-문수봉-소문수봉-당골광장

 

꼭지와 둘이서

 

 

 

<당골 입구에 있는 24시간 영업하는 훼미리보석사우나 찜질방>

 

 

오후 5시쯤 대구를 출발해 당골 입구에 도착하니 저녁 7시 50분이다.

대구에서 2시간 50분이 걸린셈이다. 예전에는 4시간 가까이 걸린걸로

기억되는데 영주에서 현동까지 국도가 4차선으로 확장되어 시간이 많

이 단축된 것 같다.

 

앞으로 1~2년 후 현동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넛재터널이 완공되면

태백가는 길이 더 수훨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때가 되면 당일 일출산

행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혼을 울리는 여명의 아름다움

 

당골 입구 24시간 영업하는 '훼미리보석사우나' 찜질방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2시쯤 유일사매표소를 출발하니 우리를 축복이나 하는듯 하늘에는 별들이 초롱

초롱했다. 일출을 볼 수 있겠다는 예감... 꼭지의 느린 걸음에 맞추어 주목군락

지에 도착하니 4시 20분, 여명과 더불어 고대하던 태백의 일출이 시작되었다.

 

 

 

 9년 전인가 이곳에는 주목을 보호하기위해 팬스를 치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던 기억이 난다. 죽었지만 주목은 천 년을 향한 마지막 향기를 품기며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태백을 여러번 찾았지만 손가락에 동상만 걸렸을

뿐 이러한 일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혼을 울리는 여명의 아름다움...

 

황홀한 감동의 새벽이 아닌가.

 

 

 

주목... 살아 천 년.. 죽어 천년.. 죽어서도 산다는 것은 처절한 아픔이다.

그러나 이 얼마나 이 아름다운가.

 

 

 

     아무리 겨울 설경으로 유명한 태백이지만 주목이 없다면 태백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겨울에는 혹한의 칼바람을 견디며 온 몸으로 꽃을 피우는 주목... 오늘

 꼭지와 당당한 주목앞에 섰다.

 

 

 

멀리 함백산 철탑과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꼭지와 걸었던 백두대간 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온다. 2008.6.22. 백두대간을 한답시고 꼭지와 저길을 걸었다. 태백산

을 지나 함백산을 넘을 때도 운무속이라 제대로된 조망을 즐길 수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보석처럼 빛나는 아침, 맑은 하늘을 맞이하게 되다니 잔잔한 흥분과

함께 가슴이 벅차오른다.

 

 

 

<2008. 6. 22. 대간종주 중 걸었던 운무속의 주목군락지>

 

 

 

장군봉아래에 위치한 이곳 주목군락지는 진사들이 진을 치는 일출 명소다.

 

 

 

주목과 함께하는 장엄한 해돋이... 무슨말이 필요할까...

 

 

 

어제 저녁에는 안개가 많아서 제대로 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 걱정은 기우인 듯

 

 

 

마치 주목이 토해내는 듯한 붉은 태양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아침 햇살에 매봉산 풍력발전단지가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매봉산은 낙동정맥

분기점이자 고랭지배추로도 유명한 곳으로 정상부 사면은 온통 배추밭이다.

 

 

 

<2008.7.6. 대간길의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고랭지 배추밭>

 

 

 

 

 

 

지난주 소백산에 이어 이번주는 태백산에 철쭉이 한창인줄 알았는데 벌써 지기 시작했다. 

 

 

 

 

활력과 상생,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태백!

 

 

태백산 최고봉 장군봉 1567m,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단이 있는 곳이다.

 

 

 

고사목이 된 주목과 활짝핀 철쭉이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다.

그너머로는 가야할 문수봉이 고개를 내민다.

 

 

 

 

 

 

서쪽을 바라보면 서로의 어깨를 기댄 첩첩한 산 뿐이다.

그 모든 기가 태백으로 모인다.

 

 

 

동쪽은 또 어떤가. 하늘의 기가 모이는 곳...

 

 

 

남북으로는 백두대간에 솟아있는 태백! 낙동정맥을 굽어보며

장군봉은 그 중심에 서 있다

 

 

 

 

 

 

<태백산 한배검 제단>

 

'한배검'은 단군을 높혀 부르는 표현이다.

태고 이래로 우리 조상들이 나라의 안녕을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

 

 

 

태백산!

 

 

 

멀리 가야할 문수봉은 백두대간에 살짝 비켜나 있다.

 

 

 

붉은병꽃과 철쭉이 길을 여는 문수봉 가는 길

 

 

 

 

 

 

 

 

 

죽음을 초월하는 늠름한 기상의 주목

 

 

 

철쭉이 지고 있지만 꽃이 다 지는 것이 아니다. 온갖 여름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태백산 능선을 곱게 물들인 채 객을 맞는 털쥐손이풀

 

 

 

여기저기 군락을 지어 연분홍 미소 흘리는 태백산 앵초

 

 

 

햇살도 제대로 들지않는 시원한 숲길, 자작나무와 희귀 고산식물들이

뿜어내는 향기에 꼭지의 걸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문수봉'에서의 소고

 

 

드디어 문수봉이다. 천제단에서 쉬엄쉬엄 왔더니 1시간 20분 걸렸다.

 

 

 

돌탑은 멀리 함백산을 향하고 섰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대간길을 바라보며 저 길을 어찌 걸었을까 생각에 잠긴 꼭지

 

 

 

어! '문수봉' 표지목이 바뀌었네...

 

 

 

10년 전 사진 (2003.1.19),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문수봉 돌탑은 여전하고

 

 

 

야릇한 복장의 이 남자, 사람도 예전 그대로? 그런데 문수봉 표지목만 바뀌었어..ㅋㅋ

 

 

 

돌탑너머로 꽃방석이라 불리는 화방재에서 만항재를 거쳐 함백산, 이름도 아름다운

은대봉, 금대봉, 비단봉,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이 황홀하다.

 

 

 

남쪽으로 저 멀리 쫑긋한 봉우리는 '달바위봉'이라 했던가

 

 

 

태백으로 청옥산 넛재를 내려오면 우측으로 아주 특이하게 생긴 두

바위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오는데 '달바위봉'이라 불리는 봉우리다.

 

'달바위봉'

 

월암봉, 장군봉이라고도 부른다. 유래가 그럴듯하다. 단종이 죽은 후 그

영혼이 태백산에 머물자 주민들이 태백산에 입산한 단종의 영혼을 천도

하고 국태민안을 빌기위하여 망경재에서 제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자

산 위에 바위로 된 두 봉우리가 달같이 둥실 떠 있는 것을 보고 '달바위

봉'이라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앞에 보이는 능선은 소백산 고치령을 지나 도래기재를 거쳐 이름도

특이한 깃대배기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다.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네...

 

 

 

어디를 둘러보아도 산산산... 태백은 산도 많네. 태백으로 이사할까보다.

 

 

 

<잘못된 이정표>

 

'소문수봉'까지 0.5km로 표기되어 있는데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0.5km가 아니라 50m로 수정해야

 

 

 

소문수봉도 문수봉에 못잖은 조망을 자랑한다.

 

 

 

 

 

 

소문수봉에서도 당골로 바로 하산할 수 있다. 천제단까지는 3.8km

당골광장은 3.5km로 표기되어 있다.

 

 

 

숲이 우거져 햇살조차 인색한 하산길이다. 주목과 거제수나무, 자작나무,

하늘을 덮고도 남을 낙엽송이 어우러진 천혜의 숲길이 아닌가.

 

 

 

얼음처럼 차고 시원한 계곡으로 길은 이어진다. 고산식물들이 많아

마치 칠선계곡을 걷고 있는 착각이 들정도의 원시림이다.

 

 

 

당골광장에 내려서니 철쭉등반대회가 이제 시작이다.

시상품이 많이 걸렸다고 하니

 

꼭지 왈 "우리 다시 올라갈까?"

 

".............???????"

 

 

 

ㅡ 끝 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