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가는 길, 일몰시간을 맞추어 순천만을 찾았습니다.
주차비에 입장료까지 지불했으니 부지런히 걸어서 본전 뽑아야겠죠.
1코스(3시간) : 생태관-천문대-갈대열차-무진교-갈대밭-전망대-체험선-쉼터-공예특품관-주차장
2코스(2시간) : 생태관-천문대-무진교-갈대밭-전망대-쉼터-공예특산품관-주차장
3코스(1시간 30분) : 생태관-천문대-무진교-갈대밭-쉼터-공예특산품관-주차장
멀리 보이는 용산전망대까지 왕복 2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늘 새벽부터
천관산 두 번이나 올랐는데다 순천만에 와서 본전 찾을려고 2시간을 더
걸었으니 오늘 좀 무리가 아닌가 싶네요. 어쨌든 집 떠나면 고생이니...
유람선도 다니고... 체험선?
초가을의 갈대가 장관입니다. 습지의 갈대는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억새와는 조금 다르죠.
'갈대'하면 이분의 시를 빼놓을 수 없어서 한 편 소개합니다.
갈대는 배후가 없다
- 임영조 -
청량한 가을 볕에
피를 말린다
소슬한 바람으로
살을 말린다
비천한 습지에 뿌리를 박고
푸른 날을 세우고 가슴 설레던
고뇌와 욕정과 분노에 떨던
젊은 날의 속된 꿈을 말린다
비로소 철이 들어 禪門에 들 듯
젖은 몸을 말리고 속을 비운다
말리면 말린 만큼 편하고
비우면 비운 만큼 선명해지는
'홀가분한 존재의 가벼움'
성성한 백발이 더욱 빛나는
저 꼿꼿한 老後여!
갈대는 갈대가 배경일 뿐
배후가 없다, 다만
끼리끼리 시린 몸을 기댄 채
집단으로 항거하다 따로따로 흩어질
反骨의 同志가 있을 뿐
갈대는 갈 데도 없다
그리하여 이 가을
볕으로 바람으로
피를 말린다
몸을 말린다
홀가분한 존재의 탈속을 위해.
갈대숲을 지나 전망대가 있는 용산에 오릅니다
솔숲사이로 갈대가 황금들판과 어울려 멋진 풍광을 자아냅니다.
해질녘의 순천만, 그림같은 풍경들이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줍니다.
ㅡ END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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