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삼공리-백련사-향적봉-중봉-백암봉-중봉-오수자굴-삼공리
2010. 8. 7. 꼭지와 둘이서
덕유산 향적봉
향적봉에서 바라본 일출
이른아침, 덕유에서 만났던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삼공리에 매표소가 있던
시절부터 이 길을 올랐지만 정상에 서면 늘 구름이 방해를 하고 우리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오늘도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
계획된 산행이었기에 길을 나섰다. 셋 중에 하나, 우중산행이거나 아니면 운무속에
묻혀가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행여 운해속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행여나 했던 기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삼공리를 통과했을 때 비가 온다던 하늘에는 별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일출을 볼 수 있겠구나 싶어 종종걸음으로 올랐다. 다행히 정상을 애워쌓던 안개는
바람에 실려가고 백두대간 그 장엄한 산줄기위로 해가 솟았다.
통신철탑이 제거된 향적봉에서의 조망이 참으로 아름답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칠봉 능선은 바람에 실려오는 산안개 때문에 몽롱하다.
그동안 금지구역으로 묶여있던 인월담-칠봉-설천봉 구간이 개방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지루하고 답답했던 삼공리구간이 숨통이 트인것 같아서 다행스럽다.
설천봉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이른 아침에 노도처럼 밀려드는 운해와
우유빛 산 안개는 늘 신비스럽다.
산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시시각각 살아움직이는 아름다운 영상과 같아서
늘 우리를 무릉도원으로 안내해준다.
이제 향적봉을 떠날 시간..
대피소로 내려선다. 하늘에는 다시 흰구름이 몰려다니며 수선을 피우고
오늘 만큼은 주인없는 탁자도 산정의 호사스런 풍광에 취한다.
사계절 꽃이 지지않는 덕유평전,
일월비비추는 온 몸으로 울고 꽃향기는 눈물에 젖는다.
아! 저 길은 또 어디로 통하는 길인가. 저 한 겹의 안개속을 모르듯이 우리의 삶도 그와 같을 것이다.
안개가 바람에 실려가자 덕유의 크고작은 봉우리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백암봉(송계삼거리)은 백두대간 산줄기의 경계점에 있다.
백암봉(송계삼거리)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주능선은 산꾼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도 남는다.
만복대를 거쳐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산릉이 파로나마처럼 펼쳐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슴이 활짝 열리는 곳, 한 때는 이 풍경이 너무좋아 몇 번이고 이 길을 걷기도 했다.
초록을 어루만지는 눈부신 손길
이제야 하늘이 개이기 시작한다. 백암봉에서 중봉 가는 길..
보고 또 보고 아무리 뒤돌아보아도 싫지않는 덕유 주능선
오고가는 산객들의 웃음소리속에 덕유의 아침은 그렇게 열렸다.
<무주구천동 계곡>
산행거리(약 21.8km) : 02:00 ~ 12:00
ㅡ The End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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