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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털진달래

산사랑방 2023. 5. 30. 14:33

2023.  5. 30. 산사랑방


정말 오랜만에 가야산을 찾았다. 그것도 계획에 없던 갑자기 말이다. 어쩌면 털진달래가 나를 유혹했는지도 모를일이지만.
예전에는 안방처럼 가야산을 자주 찾았고, 수도가야종주를 할 때면 12시간을 걸어도 힘든 줄 모른 채 온몸으로 희열과 즐거음을 만끽하곤 했는데 ~~
세월은 비켜갈 수 없다고 이젠 가야산을 오르는 거 조차 버거운 나이가 되었다.


낯익은 초입부에는 벌써 철쭉이 화사하다.



이른아침의 수줍은  햇살이 마중나와 반기고



햇살머금은 연분홍철쭉도 반갑다며 인사를 건넨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서성재를 올라서면 이러한 풍경이 펼쳐진다. 만물상너머 펼쳐지는 산너울은 가야산 최고의 매력이다.


어디서 내려보아도 산너울은 파도처럼 끝없이 밀려든다



여기서 또 잠시 숨을 고른다.


가야산 최고의 조망처


가야산의 터줏대감 노송의 푸르름도 변함이 없다. 한겨울 눈덮인 모습이 생각나네.


가야산 칠불봉은 언제나 쓸쓸하다.



혹시나 했는데 그래도 털진달래가 조금은 피어서 정상까지 올라온 객을 위로해준다.



냉해를 입었는가  꽃들이 대부분 마르고 시들었지만 1400고도에서 혹한의 눈보라를 견디고 이만큼이라도 피어준 게 눈물겹도록 대견스럽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가야산 우두봉, 역시 옛가야를 상기시키는 천하를 호령하는 모습이다.



멀리 죄측으로 단지봉,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수도가야능선이 아련하다.


네가 슬프도록 아름다운 건 모든 나무들이 춥다고 움추리며 잎조차 튀우지 않을 때 너는 피빛같은 붉음으로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털진달래이기 때문이리라.



세상의 무겁고 깊은 고요가 여기 다 모였구나. 그래서 나도 잠시 세상시름 다 잊고 바위에 앉았디. 갑자기 유치환시인의 <바위>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작지만 오묘하고 강인한 털진달래



가야산 소나무



능선이 아름다워 눈을 떼지못하다가



한걸음 내려서니 나무들이 이제야 연노랑빛으로 움을 튀운다.


가야산에서 가장 편한 서성재로 내려서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