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겨울스케치

우포늪 생명길

산사랑방 2012. 3. 1. 17:08

 

 

생태계의 보고 우포늪 생명길

 

2012. 2. 26.(07:00~10:30)

 

주매제방 - 사지포 버들길 - 대대제방 철새길 - 쪽지벌 억새길

- 목포제방 둑길 - 소목 솔숲길 - 주매제방 / 원점회귀 약 3시간

 

(참고 : 위 '버들길, 철새길, 억새길, 둑길, 솔숲길' 등의 명칭은

걸어본 느낌대로 그냥 임의로 붙인 것입니다)

 

 

 

큰고니가 "어서 옵쇼~~~." 하고 인사하는 <주매제방 진입로 표지판>

 

 

주매제방 가는 길

 

창녕 I.C를 빠져나와 창녕읍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대구방향 5번국도-1080번

지방도로- 이방면 방향으로 8km정도 진행하면 위의 표지판이 보인다. 

 

 

 

우포늪 방문은 꼭지와 오늘이 처음이다.

 

주매제방에 도착하니 6시 40분, 주위가 너무 어두웠다. 제방 공터에 주차를

하고 차안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서니 사진으로 많이

본 작은배와 화왕산 그림자가 물속으로 길게 누워있다. 우포늪은 아침일찍

찾던지 아니면 해질녘이 가장 좋다고 하여 주매제방으로 코스를 잡은 것이다.

 

 

 

물결조차 일렁이지 않는 고요한 호수 마음마져 가라앉는 느낌이다.

모든 생물이 잠속에 빠진 듯...

 

생동하는 봄의 빛깔이 아니어서 겨울의 우포늪은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인다. 아니지...  새로운 생명을 보듬고 잉태하기위해 봄을

기다릴 뿐, 기다림이란 원래 칙칙한 고독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던가.

 

 

 

오늘도 한무리의 사진사들이 다녀가긴 했지만...

'우포늪?' 하면 그냥 사진작가들의 출사명소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의 뉴스체널 CNN이 운영하는 CNNgo에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중 우포늪이 여섯 번째로 선정되었고, 최근에 우포늪 생명길이

열렸다는 소식이 마음을 잡아 끌었다. 한발 한발 늪지를 밟으며 흙냄새에 취하

고 철새들의 날개짓을 바라본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우포늪은 홍수에 민감해 메기가 하품만 해도 물이 넘친단다. 메기가 얼마나 크길래?

그거 잡을 수만 있다면 매운탕으로 소주 한 잔 하면 딱인데...

 

어쨌거나 우포늪은 1930년대에는 일제의

쌀 증산 정책에 따라 인공으로 제방을 쌓아 논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으며

70년대에는 개발을 위해 매립공사가 진행되다가 늪지가 너무커서 두손 들었고

90년 중반에는 쓰레기매립장으로 조성되다가 중단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우포늪은 1억4천만 년 전 우리나라 지형의 탄생과 그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희귀동식물의 서식지이자 천연의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어서 생태계

특별보호구역(환경부고시 1997-66호)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고, 람사르협약

보존습지1998. 3. 2.)로 지정된 국내 최대의 자연습지로 알려져 있다.

 

 

 

<출발지인 주매제방 둑길>

 

주매제방을 택한 건 화왕산에서 떠오르는 일출장면, 그 역광에 녹아드는

 습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접하고 싶었다. 하지만 햇살이 구름속에 숨어 예상했던

풍경은 담아내지 못했으나 그대신 반갑다며 고성을 지르고 괙괙거리는 오리들

과 우아한 자태의 큰고니들이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거대한 호수를 방불케하는 우포

 

 

 

제방을 벗어나면 길은 야산과 들판을 가로지르기도 한다.

 

 

 

 

 

생태길의 소망을 담은 방문객들의 리본... 보호에 대한 환호성...

 

 

 

여기저기서 흘러드는 작은 지류들은 우포늪에서 서로 만나 몸을 섞는다.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습지에는 큰기러기, 백조(고니), 왜가리, 다양한 오리들이 떼지어 날아

들어 분주하다.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포늪은 죽음의 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1962년 우포늪은 철새도래지로서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었지만 10년 뒤 백조(고니)

가 날아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천년기념물 지정이 해제될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1억4천만 년의 역사를 지켜준 건 저들 철새들이 아닐까.

 

 

 

하늘을 비행하는 녀석들도 보이고

 

 

 

사지포 버들길을 지나 낮은 다리를 올라서면 대대제방이다.

일제때 농지조성을 위해 쌓은 제방이라고 한다.

 

 

 

대대제방 둑길은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우포늪이 한눈에 들어온다.

 

 

 

뒤돌아본 화왕산 방향

 

 

 

제방 좌측은 습지를 메워 논으로 조성한 들판이 보인다. 물론 배수펌푸장을

갖추고 있어서 홍수 때 물이 역류하면 물을 퍼낼 수 있도록 되어있다.

 

 

 

 사지포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따라 백조와 오리들이 유영을 즐긴다.

사람과도 친숙해진 듯...

우리를 보고도 겁내지 않고 오히려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대대제방은 무엇보다 철새들의 움직임을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장소로 보여 이곳을 '대대제방 철새길'이라 부르기로 했다.

 

 

 

 

 

 

 

 

 

약 1km에 이르는 대대제방 둑길을 걸으니 확트인 시야덕분에

일상의 일들은 잊혀지고 몸과 마음이 주변풍광에 녹아드는 느낌이다. 

 

 

 

 

 

 

 

 

 

전망대에서 풍경을 액자속에 넣어보았다.

색깔이 없어 그저 밋밋하고 단조로운 호수같다. 우리의 일상처럼...

어쩌면 겨울 우포늪은 매력이 없는지도 모른다. 우포에서는 아름답다는

모든 것은 각자의 몫이다. 우포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결코 느낄

 수 없는 일들이 우포늪에는 많다.

 

 

 

우포늪 알아보기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여름에 홍수가 나면 낙동강물이 역류하여 우포늪 전체가 물에 잠긴다고 한다.

우포늪은 4개의 늪이 모여 약 70만평을 이루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3배라고 하는데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에서 흘러든 물은 우포(소벌)로 모였다가 쪽지벌과

함께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우포는 바다처럼 넓어 보인다. '우포늪 생명길'은

우포늪 호수를 걸어서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옛부터 나 있던

길을 약간 다듬은 것 뿐이라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자전거 반환점을 지나면 생명길은 쪽지벌을 가로질러 이어진다.

 

 

 

크고 작은 소늪지를 지나면

 

 

 

길은 억새 숲길로 이어지는데

화왕산의 억새와 우포의 억새는 키가 큰 것이 특징이다. 

 

 

 

징검다리를 건너고

 

 

 

목포제방에 올라서니 목포습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목포는 한때 쓰레기메립장으로 조성될 번 했지만 지금은 철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제2전망대는 목포제방 위쪽 조망이 트이는 야산에 설치되어 있다.

 

 

 

 

 

제2전망대에서 바라본 우포늪

 

 

 

 

 

전망대를 내려와 주매제방 가는 길은 솔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소목마을을 통과하도록 되어있다. 봄기운이 실려오는지 솔바람이 시원하다.

 

 

 

 

 

 

 

<소목마을 양파밭> 우포늪 주변 논에는 대부분 양파를 심어놓았다.

'양파연구소'가 있을 정도로 양파가 유명한 곳이 창녕이 아닌가 싶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주매제방 하구, 아침에 봤던 조그만 배가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치다. 장대를 저어줄 주인인가... 아니면 봄인가...

 

 

 

 

<우포늪 생명길 안내도>

 

우포늪 자료출처 : 창녕군 우포늪 홈페이지

 

 

ㅡ END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