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여름날의 추억

노랑망태버섯

산사랑방 2011. 8. 21. 21:28

 

노랑망태버섯

 

생긴 모양이 옛날의 대학생들이 입던 망토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나무밭에서 주로 피어나는 흰망태버섯은 식용이지만 아래와 같이 깊은산 잡목이

우거진 음지에서 피어나는 노랑망태버섯은 독버섯이어서 주의를 요한다.

 

버섯이 피었다 지는 시간도 눈 깜짝할 순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활짝 핀

망태버섯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알(?)에서 깨어나와 피고 지는 시간이

두 시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 2시간 중에서 활짝 피어있는 시간은 애석하게도

채 30분을 넘지 않았다.

 

 

 

버섯의 여왕답게 노란 망태는 눈부실 정도로 현란한 색깔 때문에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띠지만 피어있는 시간이 워낙 짧기때문에 활짝 핀 여왕과 대면한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육각의 촘촘한 망토를 우아하게 펼지는 모습은 신기하고 황홀하다.

 

 

 

하나는 금방 활짝 피었고, 그 옆의 작은 것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하였다.

 

 

 

5분여 지나니 동그랗게 모양을 갖추고, 망태를 아래로 늘어뜨리기 시작하더니 (뒤에 작은 것)

 

 

 

10분이 지나자 망태를 활짝 펼치고 여왕다운 요염한 자태를 드러내었다.

 

 

 

머리가 땅에서 솟아 나올 때 모습은 새가 알을 깨고 부화하는 모습과 닮았다는데

아쉽게도 그러한 행운은 만나지 못했다.

 

 

 

망태를 길게 늘어뜨리고 요염하게 피어있는 시간은 불과 30여분, 그 시간이 지나면 망태는 시들어

주저앉게되고 잠시 후에 허리가 꺾이고 고개가 땅에 떨어지면서 가련한 여왕의 생애는 끝이 난다.

찰라와 같은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라 두고두고 슬픈 여운을 남기는 것이 망태버섯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우린, 망태가 더 시들기전에 자리를 떴다.

그 애처로움을 차마 끝까지 바라볼 수가 없어서..

 

 

2011. 8. 21. 대구 팔공산에서  

 

 

ㅡ END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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